독서교육 방법론 보다가 현타 와서 쓰는 뻘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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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방금 전까지 대학 독서교육 전공서적과 다른 국어 강사님들의 독서 교재를 펴놓고 공부하다가
'내가 제대로 가르치는 게 맞나?'하고 현타가 와서 뻘글 한 번 써봅니다.
'글(text)'이란 단어는 '문장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언어 표현'을 총칭합니다.
애초에 영어 'text'의 어원이 '직물'을 뜻하는 라틴어 'textile'에서 왔죠.
비유하자면 '베틀의 날실과 씨실이 가로세로로 엮여서 한 필의 옷감을 만들듯
개별 표현이 조직적으로 결합하여 담론(discourse)을 구성'하는 게 텍스트란 뜻입니다.
그런데, 독서교육 방법론은 아직 세계 언어학·교육학계에서도 따로 정립이 안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인 영어시험 토익(TOEIC)의 교습을 예시로 들어서 설명해보죠.
토익은 크게 2개의 영역으로 나뉩니다:
◆ LC(Listening Comprehension) - 듣기, 1~100번 문항
◆ RC(Reading Comprehension) - 읽기, 101~200번 문항
이 중 읽기를 평가하는 RC는 다시 3개의 하위 영역으로 쪼개지죠:
- 파트 5(101~130번) - 문장·단문(짧은 글) 속의 문법·어휘 요소
- 파트 6(131~146번) - 실용문(문장 5개 내외로 구성) 속의 문법·어휘 요소
- 파트 7(147~200번) - 장문 독해
이상의 RC 3개 파트 중, 시중의 토익 강사들 대다수가 파트 5·6 빠르게 푸는 법은 잘 가르치시는데,
파트 7(장문 독해)의 경우 가르치는 스타일이 강사·교재마다 중구난방이고 정석적인 모범 학습법이 따로 없습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풍겅 아닌가요?
이런 사정은 국내 어학 시장이 아니라, 미국·영국이나 프랑스·독일 등 서구 선진국 교육학계에서도 비슷합니다.
의무교육을 일찍 시행한 영미권에서는 '문식성(literacy)'을 19세기 말부터 연구하기 시작했고,
1940년대에 이르러서는 '독해 용이성 공식(Readability Formula)'이라는 것들도 나왔습니다.
지금도 토익·텝스·토플 출제위원들이 독해 지문 검토할 때 아래 공식들 변형해서 활용하실 겁니다:
◆ Flesch Reading Ease Formula
◆ Flesch-Kincaid Grade Level
◆ Gunning Fog Score
◆ Coleman-Liau Index
◆ SMOG Index
◆ Automated Readability Index
그런데 이런 공식들은 '영문 텍스트에만 적용 가능한 공식'이라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그 사실을 차처하더라도, '독해 용이성 공식'들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단점도 있지요:
"텍스트의 '양(quantity)적 지표'가 내용의 '질(quality)'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글자 수 많고 수식어구·관계절 긴 문장이 모여있기만 하면 내용이 어려운 글이냐?!"
이런 비판에 제대로 답을 못해주고 있다는 소리입니다.
결국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언어 표현'을 수험생에게 어떻게 이해시켜야 할 지"가 독서교육의 화두인데,
저는 "수험생 개인별 독서법은 각자의 인생에 따라 모두 다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독서 경험'이란 건 독자의 인생 경험, 사고의 형성 및 독서 과정 전반에 걸쳐서 형성되는 거니까요.
그리고 "고유한 독서 경험이 누적되어 생긴 저 개인의 방법론을 수업에서 고작 비문학 몇 지문 가르쳐서
학생들에게 이식해줄 수는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제대로 가르치는 게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어서
현타가 씨게 오네요.
이래서야 괜히 국어 강사가 사기꾼 소리 듣는 게 아니란 생각도 들고요.
징징메타라 저도 징징글 한 번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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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에서 인정하는 독서교육방법은 스키마 독해법밖에 없다고 해요
이렇게 자료도 올려주시고 고민도 하시는 모습만으로도.........
선생님 자료로 공부시작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아이라 두달 목표로 매일 경제 공부를 해보려고 하는데 3일차 되었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