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태의해결사 [886228] · MS 2019 (수정됨) · 쪽지

2025-06-05 22:00:45
조회수 571

저점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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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오르비 친구들


나는 11학번이야.

내가 현역일 때엔 한의대가 저점을 향해 가고 있었어.

나도 대성에서 재수해서 한의대에 합격했어.

하지만 당시에는 한까들이 극성이라 한의사는 곧 사라질 직업으로 여겨졌어.

한의대 합격하자마자 나에게 한까짓을 하던 놈까지 있었어.

이놈은 연응통을 갔었는데 나중에 결말을 알면 웃길거야.

그리고 그 당시엔 경한 하나만 문과에서 서울대와 비볐고, 나머지는 메이저 한의대(원광,가천,대전) 정도는 고인문과 입결이 겹치고 끝자락 한의대인 우석 상지 세명은 성글경 서강경으로도 충분히 뚫었지.


한의대에 합격해놓고도 지원병 신청한게 꼬여서 군 복무부터 하게 되었어.

그리고 추가로 얻은 2년동안 수능을 보면서 결국 고려대 문과에 합격했지 뒤도안돌아보고 한의대 버리고 고대문과행.


하지만 가자마자 내 선택을 후회하는데는 반년도 걸리지 않았는데, 취업이 안된다 전공이 안맞는다 이런 문제가 아니였어 문제는 인간 구성 그 자체였지


문과대에는 좌파가 주류. 그리고 14학번쯤부터 페미가 발아하기 시작했고 17에 정점을 찍었지.

과탈하고 외부활동에 집중했고 고려대 온 김에 대학생의 메이져리그인 서울에서 원없이 놀았지


세월이 흘러 고려대에 전과제도가 생겼네? 그 당시 이과수능을 공부해보다가 이쪽에 써먹을 수 있겠다 싶어 냅다 복학했어 가자마자 이과로 전과했고


그러다가 운동부도 들어가고 젊은 동생들이랑 제2의 전성기를 살다가 은퇴하고 졸업해서 이학사도 땄는데, 결국은 문과 직렬로 살고 있어. 본전공일 때는 그렇게 하찮아보이고 쓰잘데기없던 문과전공이 이중전공으로 전환되니까 선수생활과 과학공부 병행에 지친 내게 학점의 휴식처가 되어줄줄이야


그리고 지금 내가 합격한 대기업 직렬과 현재 근무하는 보직은 문과전공이야 과학은 결국 이학사 말고는 남는 것도 없네 문과 쓰레기라고 하던데 난 오히려 쉽게쉽게 취직하고 불러주는 자리 많은걸?


이과 좋지. 나도 문과에서 나형방패에 숨어놓고 "난 수학 잘했는데 꿈있어서 문과왔어"이러는 수시충들 혓바닥 잘라버리고 싶은 적이 많았거든 은근히 자신들은 고공보다 우위다라는 망상도 품고 있었고 난 문과 특유의 그 스노비즘이 싫었거든


근데 오르비 온김에 문이과 관련 글 보니까 이과 추천글에 그게 있더라구. 변호사도 문과 전문직 문과 직렬은 이과에서 할 수 있어요.

할 수 있는 것과 실제적인 가능성에는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어

마치 지잡고1등이 가는 설대지균을 상산고 얘들도 갈 수는 있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달까?


이과대 공대에서 변호사하겠다고 공거리 듣던 얘들 중 실제로 변호사 되는 녀석을 본 적이 없어.

이과 학문은 본질적으로 대중들에게 재미없고 어렵기만 한 학문이야. 이 전공에서 이탈하는 순간 너는 학점 낮고 외국어도 못하는 과 부적응생일 뿐.


문과는 이과에 비해서 공부할 것도 없고 학점도 퍼준다. 내가 두개 다 해봐서 이 부분에서는 내게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걸? 그리고 단순히 명문대 학사만이 필요한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에게는 고연협문만큼 가성비가 끝판왕인 과도 없어. 난 그래서 돈많거나 직업좋은 찐따들을 많이 알고 있고 얘네에게 여자 알선해주면서 재미를 많이 보지


고려대 문과 입결의 실제적 저점이 한문학과지?(사범대는 영역이 달라서 pass) 근데 경영대랑 실제적 차이는 재무 회계보직을 맡을 수 있냐 이 차이 정도야

양측에서 요구하는 능력치의 본질은 바뀌지 않아.

정말로 문과에서 중요한 건 와꾸와 사회성(일진력이라고도 하지...)과 외국어능력이야

3개국어 구사가능한 서울대 동양사학과VS학점 4.0 서울대 공대 학사졸

전자가 압도적으로 높은 대우를 받고 보직도 훨씬 좋은 곳에 꽂힌다.

이과에서 가방끈으로 이득보려면 석박이 반강제인데 그러면 이미 30은 넘고 세상에 나가면 공부만 잘했던 예비퐁퐁남 취급일 뿐이지.


수학 합치고나서 문과가 열등반이 된게 느껴지는데, 10년전에 한의대 저점매수 했던 놈들이 자보로 조용히 돈빨아먹었던 것처럼, 지금 SKY문과 줍는게 저점매수 기회라는 생각이 드네


문과의 단점이야 저점이 무저갱이라는 건데, 이 저점에 안빠질 각오만 되어 있으면 사실 이과보다 훨씬 윤택하게 살 수 있어 영업능력 좋고 외국어 잘하면 오히려 서고연 문과만큼 20대에 놀고 30대에 이렇게 살아도 되나 싶을 정도야

물론 외국어능력이나 영업능력이라는 가시적으로 보이는 능력치 정도는 인증해줘야지 나도 외국어 4개는 할 줄 알아 2개는 고급이고 하나는 초급 하나는 중급


하고싶은 말은 많은데 그러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까 정리하자면

수학이나 과학에 특별히 흥미가 있거나 신념이 없다면 적성찾아 문과가서 유쾌하게 살다가 문과직렬로 살면 오히려 더 즐겁고 윤택할 수 있다는 거야

20대에만 즐길수 있는 컨텐츠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그걸 희생해가면서 장수하고 적성에도 안맞는 이과가는거 난 비추야


개고생해서 퐁퐁남 700 삼전보다 적게받아도 좆소 이사인 문과 500쪽이 삶의 질은 압승이니까

이과는 75의 파이를 서울대부터 영남대 조선대같은 지방사립까지 나눠먹는다면, 문과는 25의 파이중 18정도를 SKY가 다 먹고 나머지 7 놓고 나머지 대학이 아귀다툼 하는 것과 같아. 그래서 SKY문과가 숨은 꿀통이야. 상경이 아니라 비상경일수록 그건 더 드라마틱해지고. 


여기는 본질적으로 N수생과 급식들이 메인이니까 학벌이 과대포장 되어있고 입결만능주의에 쩔어있는데, 세상은 입결 순서도 아니고, 이미 다른 재능들의 가치가 엄청나게 발굴되었어. 정시 기준으로 SKY 올 정도면 이미 공부에서는 S급인건데 적성이나 흥미에도 안맞는 거 입결 몇점 차이보고 현혹되어 갔다 후회하지말고 하고 싶은 전공 마음 껏 하는게 삶도 윤택해지고 실제적인 결과도 좋아진다는 말을 하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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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데이 · 1376795 · 06/05 22:04 · MS 2025

    원랜 sky비상경보다 서성한공 선호였는데 흠..생각이 많아지네

  • 무태의해결사 · 886228 · 06/05 22:12 · MS 2019

    정말로 마음 속에서부터 수학과학이 좋았다면 이런 고민을 안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드네

  • 원데이 · 1376795 · 06/05 22:59 · MS 2025

    걍 취업보는거죠 공대는

  • 무태의해결사 · 886228 · 06/05 23:35 · MS 2019 (수정됨)

    겨우 취업가능성 정도에 스카이 간판을 태우고 공대가는 건 자기파괴적 선택이라구
    그대가 일진력이 없어서 찐따로 살아가야한다면+수학과학에 재주가 있고 최소 싫지 않다면 공대가는게 저점보장이라 좋긴 하지
    이 글은 오히려 일진력있는 쾌남아들이 이과가서 속박당하고 사는게 더 손해다라는 걸 말해주고 싶은거야

  • Time is go!d · 1071174 · 06/05 23:05 · MS 2021

    ㅈㄴ동의함 요새드는 생각이ㅇㅇㅇ 스카이문과 가성비 개지리는듯 스카이아니고 서성한만 돼도ㅇㅇ 괜히 수능 여러번 봤음ㄹㅇ

  • 무태의해결사 · 886228 · 06/05 23:39 · MS 2019 (수정됨)

    님은 여러번의 도전을 통해 결국 뜻한 바를 이룬거 아니신가..?

  • Saint. · 617758 · 06/05 23:10 · MS 2015

    진짜 하기 싫은 건 안해야죠 솔직히

  • 무태의해결사 · 886228 · 06/05 23:40 · MS 2019 (수정됨)

    물론 역도 성립함
    수학 과학에 심장이 뛰는데 간판하나 달자고 문과왔다가 그 간판 써먹지도 못하고 9급으로 전락할 수도 있거든

  • 천재명 · 1286122 · 06/06 02:21 · MS 2023

    이거 진짜 공감하는데 와꾸 사회성 외국어능력 뛰어난 애들이 잘 나갑니다
    제 지인 둘다 외사 ib 갔는데 한 명이 어문계열임
    재외국민 출신이라 수능 나형 4점도 못풀텐데(외국에 있었을때 같이 학교 다녀봐서 어느 수준인지 앎) ㅈ 도 부질없음
    고딩때 공부능력=/=취업

  • 수능이무서워 · 1220058 · 9시간 전 · MS 2023

    왜 비상경이 상경보다 낫나요? 막줄독해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