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묵히 사수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354960
요즘은 하루하루가 도장 찍듯 지나간다.
아침에 일어나서 인강 듣고, 자습하고, 졸리면 커피 마시고, 그러다 밤에 눈 붙이면 또 어느새 다음 날.
고3 때는 그래도 뭔가 드라마틱했다.
“수능 100일 남음” 같은 자극적인 문구, 친구들과의 비교, 담임의 압박, 그런 게 계속 나를 붙잡아줬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것도 없다.
누가 나를 다그치지도 않고, 기대하는 사람도 별로 없다.
가끔은 ‘이걸 왜 하고 있지’ 싶은 순간도 온다.
‘이미 졸업도 했고, 나 빼고 다 자기 길 가는 것 같은데…’
근데도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앉아있다.
누구에게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 마음이 그러하니까.
작년 결과에 고개 떨궈본 사람이라면 안다.
그 아픔이 얼마나 오래 가고, 얼마나 뼈저린지를.
그걸 아니까 또다시 똑같은 후회를 하기 싫은 마음 하나로 버틴다.
비겁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지금 이걸 버텨내고 있다.
누군가는 6평 성적 올리고 자랑하고,
누군가는 “이제 슬슬 본격적으로 해야겠다”며 말을 한다.
그럴 때마다 나도 속으론 흔들린다.
하지만 나는 안다.
사수는 흔들리면 안 된다는 걸.
조용히, 묵묵히, 하루하루 제대로 채워가는 게 진짜 실력이라는 걸.
어쩌면 나는 남들보다 느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절대 멈추지 않을 거다.
내가 꿈꾸는 그 대학의 강의실, 도서관, 캠퍼스를 상상하면
지금 이 고독한 싸움도 나쁘지 않다.
사수는 부끄러운 게 아니다.
자기 길을 향해 다시 서는 용기,
그거 하나로도 나는 이미 예전의 나보다 단단해졌다고 믿는다.
묵묵히, 사수야.
누가 뭐라 하든, 끝까지 가보자.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사실 뭐 여름방학 이후엔 미적 달래주기 메타 해야됨 0 2
솔직히 본인은 뭐 억울하나 이런 이야기 나올때면 빨리 바꿔라라고 하는 편인데...
-
이과생들의 문과혐오는 상당히 흥미로움 처음에는 장난이나 컨셉인줄 알았음
-
수학 미적분 조언부탁햐요 0 0
미적은 일단 기출풀건데 공통질문드립니다! 기출+교육청문제집을 푸는데 이걸 후딱...
-
작수부터 확통 개꿀스텝 밟긴함 4 2
그게 1컷 96이 안나오는게 이번 6월도 그때랑 시험지 경향이 같음
-
이런 그지같은 세상 2 0
다 불타라 운타라 꺄하하하하하하하
-
인생은 펠리컨처럼. 5 0
ㅗㅜㅑ............??
-
저자 실력과는 별개로 잘 맞는 사람은 도움 많이 받을 만 함
-
화작 97 백분위 95?? 2 0
이거맞나 시간없어서 17번 풀지도 못했는데 ㅜ 너무하네 증말 화작도 17분걸렷는데
-
대마초는 나쁜거니까 하면안돼 5 1
침을 질질 흘리고는 한대
-
소신발언) 7 1
확통 vs 미적 사탐 vs 과탐 이 두가지로 허구한날 싸우는거 보면 오르비는 너무...
-
실력은 ㅈ밥인데 고개는 빳빳해서 공부도 ㅈㄴ 대충하고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문학...
-
재수하면서 제일 끌리는 사람 9 0
3,4수 혹은 장수 하는 눈나들.. 개ㄲㅡㄹ림.. +장수생 눈나들 계시면 쪽지 주세요~
-
캬 가원이형 고1 처럼만 내주지
-
한명은등급가지고까내리고 10 1
한명은나이가지고까내리고 왜 가만히 있는 내가 상처받는데 왜 아
-
존나 노잼이길래 조롱하라고 함
-
오르비 4년차인데 19 0
이때까지 써온 계정도 4개임 합법이여서 ㄱㅊ
-
봐주나요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