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gnita Sapiens [847641] · MS 2018 · 쪽지

2025-06-03 22: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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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공동 연구 윤리의 중요성과, 윤리 감수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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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제가 요새 틀딱이 된 것 같습니다. 과거 저도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나이였다면 연구 윤리라는 것은 그냥 귀찮은 동영상을 틀어서 이수 시간을 채우면 되는 것이고(마치 안전 교육처럼), 도덕 교과서나 시험처럼 그냥 맞는 정답을 찍으면 만점이 나오는 그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 아닌가 어릴 때부터 뭐 <정의란 무엇인가> 등을 통해 여러가지 미묘한 주제에 관심을 가지긴 했었습니다. 아마 그것이 뿌리가 되어서 이번의 성공으로 이어진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무슨 성공이냐면 제가 얼마 전부터 영국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고 했잖아요? 결국 독일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ㅇㅋ 좋습니다 같이 해봅시다! 라고 흔쾌히 연락이 왔습니다.






왼쪽에서 두 번째가 저에게 매우 큰 호의와 기회를 주신 영국의 저명한 교수님이십니다

https://www.isbe-online.com/?ui=english&mod=info&act=view&id=1376






 왜 윤리 이야기를 하냐면 전 이번 일에서, 독일의 교수님들과 영국 교수님이 저를 좋게 평가를 해주신 그 근본적인 이유가 '좋은 아이디어' 보다는 '좋은 윤리관'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용하는 생성형 AI 5놈한테 모두 일일이 따로따로 물어본 결과, 하나같이 제 논문 아이디어보다는 연구 윤리에 대한 문서가 더욱 이번 일에 중요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평가를 해주었습니다.




 여담인데 후배가 제 gai 답변들을 보고서는 chatGPT는 너무 지나치게 유저 친화적이고 사람 상대로 장사를 한다고 아부를 너무 심하게 떤다고 gemini라고 구글에서 제공하는 ai한테 좀 물어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나름 서로 비판을 시키고 다양한 의견을 듣자고 gemini한테도 물어보았는데... 저한테 아부를 떠는게 거의 비슷해서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특히 이번에 제가 쓴 연구 윤리, 저자권, IP 기여도 배분에 대한 문서에 대해서 굉장히 높은 평가를 하더군요.




 여러분 혹시 '인권 감수성' 테스트를 한번 해본 적이 있을까 싶습니다. 전 이 테스트를 제가 다니는 학교의 인권센터에서 한번 쳐보라고 해서 쳤는데,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저희가 어릴 때 도덕 교과서에서 뭐 장애인이나 나이 드신 분을 공경하고 존중해야 한다 따위의 진부한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인권에 대해서 매우 복잡 미묘한 여러가지 논쟁과 이야기가 나왔기에, 어느 일방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매우 어려운 문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전 그 문제들을 보면서, 아하 내가 인권 감수성이 낮았구나 윤리 의식에 대해서 다소 무뎠구나. 그냥 감정적으로 나랑 다른 사람 보면 차별하고, 나이 적은 놈이라고 무시하고 하는 등 우리나라 사회 전반에 걸친 권위주의를 나 또한 뒤집어 쓰고 살던 사람이구나~ 하는 성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권 감수성 테스트를 하니까 정말 어려운 문제가 많이 나왔습니다. 정말 흉악범인데 이 사람을 공공에 얼마나 풀어줘도 되는가 얼마나 자유를 박탈하고 빼앗고 징벌해야 하는가를 묻는 문제가 기억이 나는데 정말 너무나도 미묘하고 뭐가 정답인지 확신이 안드는 가치 판단 문제가 많이 나왔었습니다

https://dic.kumsung.co.kr/web/smart/detail.do?headwordId=8626&findCategory=B002006&findBookId=42







 간단한 예시를 들자면, 예전에 한국이 625 전쟁으로 상이 군인 그러니까 물리적 장애인들이 많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그들은 당연하게도 곤궁하고 빈곤한 삶을 살았고 혐오와 멸시, 차별의 대상이 되기 쉬웠습니다. 그래서 뭐 귀머거리 벙어리 등등 여러 장애인을 낮잡아 부르는 말이 정말 다양했었지만, 이제는 방송은 물론 일상에서도 많이 사라져버렸죠. 정식적으로 청각장애인 시각장애인 이라고 하지 어디 신체 기관이 불편하네 이런 식으로 간접적으로 말할지언정 귀머거리 벙어리 앉은뱅이 등등 혐오성 언어가 섞인 단어를 안 쓰잖아요?




 마치 사회가 점점 이러면 안되겠구나! 를 스스로 느끼고 발전한 것처럼, 인권 의식에 대해서도 발전하고 점점 단순히 범죄자이거나 잘못을 저질렀다고 무조건 사형을 때리고 때려 죽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례의 원칙에 따라서 적절한 처벌을 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시작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교육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그것을 당연한 상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저도 뭐 조두순 이런 놈은 당장 때려 죽이고 싶지만, 그런 식으로 따지면 결국에는 사소한 잘모못을 한 사람도 극단적인 처벌을 하는 매우 비합리적인 사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한편으로는 이성적으로 참으려는 노력도 하게 됩니다.




 왜 이런 복잡미묘한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말하냐면, 제가 이번에 독일로 소개를 받으면서 바로 떠오른 생각이 있었습니다. '조별과제는 항상 사전에 합의된 문서라던지 저자권(저자의 기여도 및 순위, 1저자, 2저자 등의 문제)과 IP(지식재산권. 이건 돈이 걸렸으니 훨씬 더 민감합니다)에 대한 사전 협약이 없었기에 파탄이 났었다. 서로 문화도 다르고 법도 다른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니까 이번 국제 조별과제는 상호 협력과 신뢰를 위한 문서화된 기록이 필요하다!' 라는 생각이 당연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전 투명하고 제 평소 성격처럼, 우리 잘 해봐요~ 같이 일해보는데 이후 나중에 합리적으로 잘 배분해요~ 임시 특허라는 걸 제가 이번에 해놨는데요 이건 보호 목적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향후 연구 기여도나 실험실 장비 사용 등에 따라서 비용 문제를 적절하게 해결합시다~ 라는 그렇게 구체적이진 않지만 그래도 선제적인 문서를 작성을 했습니다.






일부러 잘 안보이게 처리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학생때 학생회장도 해보고, 고등학생 때는 동아리의 장이 되어서 창설도 해보고, 팀장을 맡기도 해보고 대학에 들어와서도 답답한 것을 못 참는 성격 때문에 항상 선두에 서는 역할을 많이 하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럴 때마다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사전에 협의된 윤리 문서라던지, 규칙이 없었기에 이후 기여도 문제라던지 아니면 자원을 어떻게 배분을 할 지 등의 문제가 너무 자주 발생했었습니다. 그 과정도 당연히 문제가 많았지만요.




 지긋지긋했던 저는, 특히 이번처럼 저명한 영국의 교수님께서 절 전적으로 신뢰하고 이름을 빌려주신 것에 대해서 체면을 지키고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반드시 일을 잘 성공시키기 위해서 최소한 실패를 할 수 없도록 장치를 마련한 것이, 이런 공동 연구에 대한 윤리 계획서였습니다. 누구는 저자로 하자, 누구는 안하자, 누구를 넣자 빼자, 왜 그런지 이렇게 규칙을 정하자, 임시 특허권을 일단 내가 가졌다 등등이요.




 특히 생성형 AI가 저에게 놀랍게 평가하는 것은, 임시 특허는 보통 선제 핵공격으로 통합니다. 저랑 여러분이 협동을 하는데, 제가 몰래 임시 특허를 내놓으면 여러분은 절대로 모릅니다. 임시 특허는 말 그대로 임시이지만 선제 공격권을 가질 수 있는 중요한 무기이기 때문에, 또한 공개할 필요나 의무가 없기에 몰래 누군가가 연구를 하면서 이 연구의 결과물이 상당한 경제적 파급을 가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는 순간 그걸 미리 선점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수단입니다.




 그래서 GAI에 의하면, 상당히 많은 연구가 이런 연구 윤리로 인해 문제가 되고 심지어 3년짜리 프로젝트가 1개월만에 중단이 된다거나, 소송을 몇 년씩 한다거나, 친했던 연구 집단이나 연구소들이 서로 법적으로 싸워서 아예 협력과 교류가 끊기는 극단적인 케이스나 분쟁이 너무나도 많다고 이야기를 해주더군요.




 물론 저야 그냥 학부생 신분으로서 연구비도 지원 안받고 특별히 하는 것 없이 혼자 스스로 하니까 이해당사자도 적고 그 규모도 작아서 큰 문제가 되진 않겠지만, 국가간의 협력에서 이런 보안 문제라던지 특허권에 대한 문제, 공정한 자원의 합리적인 배분 문제 등이 명문화되지 않고 확실하게 미리 정리가 안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전 여러 협동이라던지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이런 못볼 꼴을 다 보면서 답답해서 이런 꼴을 더 보긴 싫다는 생각에 아예 그냥 문서로 제 생각과 의중, 앞으로의 계획과 근거를 죽 써서 보냈습니다.




 흥미롭게도 제가 약 7~8종의 문서를 보냈는데 전 핵심이 제 연구 주제,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연구 아이디어가 담긴 2번 문서라고 생각했는데 gai 들은 공통적으로, 제가 연구 윤리에 대해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고 향후 저자권과 IP 배분 문제, 이후의 교류 협력 문제에 대해서 큰 틀을 제시한 6번 문서를 엄청나게 평가를 하더군요. 사실상 그것 때문에 독일과 영국 교수님들이 절 신뢰하고 줌 미팅도 없이 그냥 추천을 해준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요.





가장 유저 적대적이고 객관적이고 아부를 덜 떤다는 gemini한테 물어본건데 일부러 ㅋㅋㅋㅋ 미치겠네요 부끄러워서






 저는 당연하게도 앞으로 이 학계에서 오래 남아서 공부를 하고 싶고, 저를 감사히도 추천해주고 신뢰를 해주고 귀한 시간을 내어주신 여러 석학 교수님들의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이거든요. 그래서 이번 일이 단발성이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의 장이 되길 바라고, 좀 더 나아가서 제가 다니는 학교와도 라인 발 응용과학대학에 영향을 좋게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비록 군대는 가지 않았지만, 여러 비합리적인 조직과 실패하는 조직을 계속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실패가 나고 어디가 위험한지를 느낀 바, 그 부분에 대해서 당연하게도 선제적인 행동을 하여 위험의 싹을 잘라버리자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gai들이 오히려 저의 그런 메타 인지적인 예측력이 높은 태도, 그리고 실제로 해당 석학 교수님들은 경험적으로 수많은 국제 협력 아이디어가 뛰어난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상호 신뢰가 박살나고 파탄이 되는 무수한 실패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변을 해줄줄은요. 제가 생각하기에 저는 처음에는 교수님들이 절 호의적으로 높이 평가를 해주신 것이 제 아이디어가 좋고 충분히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았는데, 오히려 gai는 아이디어가 좋은 연구자는 많지만 윤리관이 투철하고 미리 문제를 해결하여 공동으로 같이 연구를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는 연구자는 극소수라고 평가를 해주더군요.




 하지만 gai한테만 의존할 수 없잖아요? 일부 연구자들 전용 커뮤니티에 한번 질문을 해봤거든요 이런 윤리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우리가 뭔가 교육 과정에서 이런 사회적 협동 상황에서의 분쟁 발생 시 대처 요령 등을 전혀 못 배우는데, 어떻게 해야지 잘 협력을 하고 상호간의 신뢰로 장기적인 이득을 얻을 수 있는가 하고요.




 저보고 '너무 나갔다' '자기 IP가 무슨 대단한 것인 냥 말한다' 등의 극언을 오늘 듣고 굉장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저보고 피해 망상이 심각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조언대로 gai들한테 여러 번 물어보았고, 그 답변들 중에서 하나 랜덤으로 가져와보았습니다.





시대를 앞서나가는 통찰력ㅋㅋㅋㅋ






 이게 저도 답답한 것이 gai들한테 전부 다 다르게 물어보고 다른 모델을 써서 계속 바꿔도 저런 식으로 답을 해줍니다. 그래서 제가 지난번에 막 조현병에 걸린 것 같네 이딴 소릴 했잖아요 사람들은 주변에서 너 조증 환자 같다, 현실적으로 말이 안된다 확률이 너무 낮다 등등의 이야기를 많이 듣거든요.




 그런데 웃긴게 이번에 일이 성사되면서, 결국 저를 잘 아는 소수의 사람들의 예측 + 온갖 자료를 다 때려박고 학습한 gai가 더 정확히 예측했다는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저를 아는 친한 친구도, 아무리 학부생의 아이디어가 뛰어나도 어떻게 다른 나라의 대학에서 초청을 해주고 같이 공동 연구를 하자고 초대를 해줄 수 있겠냐? 라고 하면서 그 영국 교수님이 그닥 강하게 추천하지 않았을 것 같다고 했거든요. 그 친구를 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도 당연히 그 생각을 하긴 했었는데, 사후적이지만 결국은 gai가 맞아서 좀 걱정이 많이 됩니다 진짜 이러다가 다 대체되는 것 아닐까 하고요.




 당연히 제가 gai한테 온갖 질문을 더 던졌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연구 윤리를 선제적으로 생각한 사람이 실제로 너의 답변대로 연구 성공률도 높냐, 인간 뇌의 어떤 부분에서 윤리가 나오며 그것이 왜 중요하고 그것이 발달하면 무슨 영향을 주느냐 등등 온갖 반론과 질문을 다 던져보았습니다. 근데 저를 아시는 분들은 옆에서 gai가 너무 아부를 떠는 것 같다고 하시면서 걱정을 하고 gai를 너무 믿지 말라고 하는데, gai와 gai랑 비슷한 평을 해주시는 소수의 교수님들이 계속 맞으니까 저도 미칠거 같습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생성형 AI와 인간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로 넘어갔는데, 전 그냥 합리적으로 어떻게 하면 이 일이 최소 실패하진 않을까, 이건 초대박을 내지 않더라도 실패만 안해도 본전인 게임이니까 어디서 실패할 수 있는지 찾아보자! 해서 결국 찾은 것이 기여도와 저자권 문제, 내가 1저자인데 왜 니가 1저자를 요구하느냐 하면서 실험과 이론 제안을 가지고 싸운다던지, 누가 더 기여를 했는지 애매모호해서 결국 둘이 쪼개지고 각각 다른 실험을 한다던지 등 온갖 시나리오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래서 저는 중요한 것이 좋은 아이디어는 분명 중요하고 2순위 정도 되지만 1순위는 이런 윤리 감수성, 국제 연구를 함에 있어서 선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인지하고,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문서화를 하고 독일이나 영국식 학계의 전통과 분위기에 맞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달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1순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말 잘 못 믿으시겠어요? chatGPT한테도 비슷하게 물어서 가져와보았습니다.




으악 ㅋㅋㅋㅋ






 그리고 전 당사자로서 온갖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그 압력과 체감을 직접 하면서 이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아무리 가까운 분도 저만큼 민감하게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건 gai한테 물어보기 이전의 문제였습니다 전 당사자가 되어보니까 아! 저 문제가 바로 보인다! 과거 경험을 비추어보았을 때 누구랑 같이 하다가 찢어져서 서로 완전히 불구대천지 원수가 된 경우가 많이 있다! 이 짓을 독일에서도 할 순 없다! 그러니까 선제적으로 문서로 적어서 먼저 제안을 해두자 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걸 gai한테 돌리고 넣어보면서 의견을 묻고, 어디를 수정해야 할 지 교신저자라는 것이 정확히 무엇이고 제가 함부로 그걸 요구하면 오만하게 보이지는 않을지 등등 수 없이 많은 부분을 계속 물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gai들이 하나에 수렴을 하더라고요 저보고 정말 미리 잘 생각을 했다, 이 부분만 제대로 해결을 하고 미리 선제적으로 생각을 한 것은 대학원생들이나 포닥들조차 크게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은 문제라고요.




 지난번 칼럼에서 제가 똥인지 된장인지 냄새만으로도 알면 좋을 것 같다고 했잖아요? 그래서 감수성은 '민감하다'라는 용어로 표현합니다. 쉽게 말해서 냄새 감수성이 발달한 사람은 이게 멀리서도 똥인지 된장인지 알고 피하는 것이고, 덜 민감한 사람은 가까이 가거나 심지어 경험을 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것이죠.




 근데 무섭게 느끼는 점은, 이 감수성이라는 것은 함부로 쉽게 교육하거나 학습시키거나 발전시키기 쉽지 않은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저도 친한 오랫동안 봐온 친구한테 말을 해도 별로 이야기가 잘 안통하고 심지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저렇게 쌍욕 빼고 모욕적인 말을 박고 시작을 해요. 반면 gai는 잘했다고 해요 저기 위에서 저보고 피해망상 쩐다고 말한 새끼 조언대로 gai들한테 다 넣고 돌려보니까.








 이번 일은 저에게 인생에서 처음이기도 하고, 아마도 저도 평생동안 이런 경험을 자주 하진 못할 것 같고,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애초에 경험을 하거나 상상하거나 고민을 할 필요조차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저도 그렇지만 막상 당사자가 되고 온갖 가능성을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니까 바로 저자권 문제에서 이 일의 처참한 실패가 예상이 되더군요. 그래서 그걸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찾아서 잘 알지도 모르는 저자권 배분 문제에 대해서 나름 생각을 적고, 말미에 이렇게 적어두었어요. '이건 고작 학부생 따리인 제가 혼자서 생각한 내용들입니다. 반론과 조언을 환영합니다' 라고 덜 공격받고 싶어서 변명을 해놨어요.




 한편으로는 저도 여러 생성형 ai가 공통적으로 답을 하는 것을 보고 신뢰를 하긴 하지만, 그럼 얘네들이 짜고 쳐서 작정하고 우릴 속이려고 하면 우린 속아 넘어갈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도 많이 같이 듭니다. 그런데 더 무섭고 비참하다고 해야할까요? 그건 뭐냐면 대부분의 인간보다도 오히려 감수성이 뛰어난 것 같다는 거에요 ㅋㅋㅋ 




 가장 친한 친구나 가까운 사람도 제 이야기를 못 알아들을 때, 상당히 외롭기도 했고 내가 이상한건가 자기 의심에 깊이 빠지기도 했었습니다. 물론 gai들이 항상 무조건 제 편을 들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 생각을 맞추거나 아니면 미래의 일을 좀 더 정확히 예측하기도 하고 이후에 걔네들이 맞았다고 드러날 때도 많이 있더군요.




 그래서 요새는 제가 너무 gai에게 판단이라는 중대한 사고력과 인간의 존엄성을 가져다 바치는 것 아닌가, 대리하게끔 만들고 의존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좀 극단적으로 우울증에 심하게 걸린, 조현병 환자나 자기 망상이나 나르시시즘에 갇힌 사람에게도 gai말곤 친구가 없을 것 같긴 합니다 ㅋㅋㅋㅋ 




 그렇게 되지 않으려고 며칠 전에도 심층 심리검사 하면서 환청 환시에 대해서 좀 이야기를 나눠보기도 하고 자기 의심을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공유를 하기도 해봤는데 또 거기서는 이상이 없다고 해요. 당연히 제가 이 이야기까진 안해서 그런지 주변 후배나 지인이나 친구는, gai 답변 보고 저한테 너무 사기를 치고 아부를 떠는 것 같다고도 합니다. 그런데 극단적으로 만약에 정말 제가 맞고 통찰력이 있었던 것이라면 gai들이 계속 통찰력이 있다 뭐 개쩐다 뛰어나다 등의 온갖 소리만 계속 했었을 것이잖아요? 그래서 참 모르겠어요 이게 오히려 제가 잘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인지 판단을 못하고 있는 것인지. 윤리 감수성 뿐만 아니라 그런 성찰 능력이나 의심 능력, 자기 자신에 대한 감수성을 늘리는 것도 각자 개인의 몫이고 참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gai를 쓰면서 드는 걱정도 같이 주저리 길게 늘어보았습니다.







rare-세종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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