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문학 새벽, 대칭을 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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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수은 새벽 잿빛이 아직 벽을 물들이기 전, 어둠 속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시계 초침이 규칙적으로 귀를 긁고 있고, 책상 위 문제지는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 불청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2024학년도 수능 수학 22번. ‘삼차함수 f(x), 모든 정수 k에 대해 f(k-1)f(k+1) ≥ 0.’ 눈앞에 조건이 떠오르자 그는 본능적으로 부호의 일관성, 함수의 그래프 형태, 그리고 근의 분포를 떠올렸다.
『그래프가 정수 사이에서 부호가 바뀌면 안 된다는 거야. 연속인 함수니까… 부호가 유지되어야 해. 갈 수 있는 경로는 제한되어 있겠지.』
그는 심호흡을 한 번 더 하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점검했다. 약간의 긴장이 올라왔지만, 그 긴장은 실전에서 집중을 유도하는 연료에 불과하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상태 좋아. 판단이 흐려지지 않아. 침착하게, 단계적으로.』
그는 먼저 f(0)의 부호를 가정하며 사고를 확장했다. f(0)>0일 경우, f(-2) 역시 양수여야 조건이 성립하지만, 삼차함수의 특성상 음의 무한대로 갈 때 함수는 음수로 치닫는다. 모순. 반대도 마찬가지. 두 가능성이 동시에 무너지는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f(0)은 0이다. 이건 논리야, 추측이 아니야.』
이제 나머지 조건을 따졌다. f(-1)=0 또는 f(1)=0 중 택일. 그 순간 민수은 자신의 뇌 속에서 두 개의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회전하는 걸 느꼈다. 각 경우마다 함수를 설정하고, 조건을 대입하고, 논리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검토한다. 작은 불일치가 발견되는 순간, 그는 그 경로를 폐기한다. 미련은 없다.
『시간을 아낀다기보다, 낭비를 줄이는 감각이야. 이게 실전이니까.』
결국 그는 f(x) = x(x−1)(x+5/8) 라는 형태로 수렴한다. 마지막 계산은 f(8)=483. 손끝이 따뜻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감각. 그는 자신이 방금 어디까지 갔다 왔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문제를 내려놓는 순간, 그의 눈에는 피로가 깃들었지만, 뇌는 맑고 정리된 상태였다. 감정은 들뜨지 않았고, 오히려 단단해진 자기 자신을 확인하는 담담한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민수은 등을 기대고 천장을 잠시 바라본다. 책 더미 사이에서 다음 퍼즐이 자신을 부르는 기척이 느껴진다. 좋아, 다음 무대는 어디쯤일까. 다시 숨을 들이쉬자 사고의 톱니가 ‘찰칵’ 하고 맞물리고, 뇌는 곧바로 가속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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