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문학 새벽, 대칭을 접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297049
민수은 새벽 잿빛이 아직 벽을 물들이기 전, 어둠 속에서 크게 숨을 들이쉬었다. 시계 초침이 규칙적으로 귀를 긁고 있고, 책상 위 문제지는 희미한 윤곽만 남긴 채 불청객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2024학년도 수능 수학 22번. ‘삼차함수 f(x), 모든 정수 k에 대해 f(k-1)f(k+1) ≥ 0.’ 눈앞에 조건이 떠오르자 그는 본능적으로 부호의 일관성, 함수의 그래프 형태, 그리고 근의 분포를 떠올렸다.
『그래프가 정수 사이에서 부호가 바뀌면 안 된다는 거야. 연속인 함수니까… 부호가 유지되어야 해. 갈 수 있는 경로는 제한되어 있겠지.』
그는 심호흡을 한 번 더 하며 자신의 감정 상태를 점검했다. 약간의 긴장이 올라왔지만, 그 긴장은 실전에서 집중을 유도하는 연료에 불과하다는 걸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상태 좋아. 판단이 흐려지지 않아. 침착하게, 단계적으로.』
그는 먼저 f(0)의 부호를 가정하며 사고를 확장했다. f(0)>0일 경우, f(-2) 역시 양수여야 조건이 성립하지만, 삼차함수의 특성상 음의 무한대로 갈 때 함수는 음수로 치닫는다. 모순. 반대도 마찬가지. 두 가능성이 동시에 무너지는 순간, 그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f(0)은 0이다. 이건 논리야, 추측이 아니야.』
이제 나머지 조건을 따졌다. f(-1)=0 또는 f(1)=0 중 택일. 그 순간 민수은 자신의 뇌 속에서 두 개의 시뮬레이션이 동시에 회전하는 걸 느꼈다. 각 경우마다 함수를 설정하고, 조건을 대입하고, 논리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를 검토한다. 작은 불일치가 발견되는 순간, 그는 그 경로를 폐기한다. 미련은 없다.
『시간을 아낀다기보다, 낭비를 줄이는 감각이야. 이게 실전이니까.』
결국 그는 f(x) = x(x−1)(x+5/8) 라는 형태로 수렴한다. 마지막 계산은 f(8)=483. 손끝이 따뜻해지고, 머릿속이 맑아지는 감각. 그는 자신이 방금 어디까지 갔다 왔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었다.
문제를 내려놓는 순간, 그의 눈에는 피로가 깃들었지만, 뇌는 맑고 정리된 상태였다. 감정은 들뜨지 않았고, 오히려 단단해진 자기 자신을 확인하는 담담한 미소만이 남아 있었다.
민수은 등을 기대고 천장을 잠시 바라본다. 책 더미 사이에서 다음 퍼즐이 자신을 부르는 기척이 느껴진다. 좋아, 다음 무대는 어디쯤일까. 다시 숨을 들이쉬자 사고의 톱니가 ‘찰칵’ 하고 맞물리고, 뇌는 곧바로 가속을 시작한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집에 와서 최대한 정성스럽게 써봤습니다 도움 되는분이 한분이라도 계셨으면 하는...
-
다들 계산으로 푼겨? 나만 도형으로 푸럿나
-
문과 기하 선택자인데 30 22틀로 92 받았습니다. 기하30번을 수능날에 맞추기가...
-
다들 이걸 어떻게 매일 하는걸까.참고로 수능으로 물리를 응시한적은 없음.
-
6평 4
이거 어디까지되나여
-
일단 지금 다니는 대학은 못가고… 연고는 되려나?
-
언매 7틀... 4
문학 1틀에 독서 2틀인데 언어 4 매체 3 틀이에요 아니 매체는 이럴거며눈 왜 있는거야아
-
서성한 가능?
-
3,5,6 비교하면 ㄹㅇ 성적상승이 있어서 뿌듯하긴함 언미쌍윤 3평 54447 5평...
-
대단하네
-
기하런? 0
미적해서 6모 81점 맞았고 22 27 28 29 30 틀림 작수는 그래도 꾸역꾸역...
-
백분위 96 97 1 79 60이면 라인 어디쯤임? 0
최저러긴한데.. 탐구ㅋㅋ
-
내신은 BB나 cc일것 같습니다
-
국어연계 체감 잘 돼서 문학 빨리 컷함요?? 원인 파악 중인데 연계때문에 시간압박이 센건가 싶어서
-
작년 수능 이후로 올해 처음으로 보는 평가원 모의고사임과 동시에 처음으로 보는...
-
국어 어캄 리발..국어 공부법좀여
-
ㄱㄴㄷ의 부활,박스문항의 부활,22번 수열이 아닌 단원에서 출제 28번 f^5+...
-
내가 들고가도 되는게 진심 맞나...
-
내가해낼수있을까 3
우울하다
-
화작 92 미적 84 영 1 생 47 지 47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여기서 수학...
-
물영어 0
3등급받아서 기분조으니 낼부터 영어공부시작..
-
사탐런 결정 0
현역 과탐 2개는 좀 빡센거 같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구과학 버리고 사문으로 런칩니다 안녕히계세요
-
생2 1컷 0
이거 뭐에요? 근데 코돈이 너무 쉽긴했어서
-
걍 공부시간 3
국어 6시간 수학 2시간 탐구 2시간 이게맞는듯
-
6모 언미한지사문 85 88(공1 미2) 100 47 50 어디 ㄱㄴ? 서울대 국어...
-
강x 풀고싶어 1
난 대성 문제집이 이쁘도 좋아
-
막전위 돌연변이 세포매칭 버려도 1등급 ㅋㅋㅋㅋㅋ
-
6모 라인 3
보지 말아주세요
-
ㅈㄴ안오름
-
흐음 0
스블 복습을 해야하나 대체 먼 공부를 해야할지 모르겟네
-
다들 잘봤네 9
못본사람은 어디간거야 다
-
수학좆같다 0
삭제좀
-
라인 잡아주세요 0
영어는 2입니다!
-
달려
-
현역 6모 수학 확통 62점이고 공통 6 8 14 15 20 21 22틀입니다...
-
좋아요 구걸 3
https://orbi.kr/00073330570/2026%206%EC%9B%94%2...
-
우우웅 0
으앙 잠안오ㅓ
-
국어는 솔직히 평이하긴했는데 문학에서 기출풀듯이 너무 세밀하게 보느라 시간을 많이...
-
중경외시가 떠오르지
-
낼부터 3
공부 개빡세게 한다
-
저도요 9
저도 부탁드려요 ㅠ
-
확통개념인강추천 1
스타팅블록
-
흠
-
사문은 아직안했고 국어 병신이어서 채점안함(영어도 ㅂㅅ임)
-
ㅜ우우ㅜㅇㅇ 1
냐냐냐냐ㅑㄴ
-
사수여붕이6평점수 15
수학 미적 기하 확통 6평 1컷 물2 화2 지2 화작 윤사
-
확통 아예 처음함
-
의대생이되어 개 자랑질해보고싶음 인스타에 College of medicine 박고...
-
12번쯤으로 나왔음. ㄹㅇ ㅋㅋ
-
미적 하나 틀리고 공통 네개틀린게 그렇게 미친놈인가요 13
주변에서도 조언 구해도 그냥 뭔….???… 공통 기출 다시봐볼까요 흑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