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평가원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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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둘째 주 목요일
서릿발 눈보라 작두에 서다
두번째 수능 0교시
매서운 북풍 정면에 맞대다
펜 하나에 의지와
수험표 하나에 가채점지와
도시락 한 통에 사랑과 어머니.
아,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느새 나는 재수를 하며
친구도 잃고, 연인도 잃고, 건강과
청춘도 잃어버리고, 그렇게 계속 잃다가
또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흰 시험지가 있어
그 위에 친구며, 연인이며, 건강과 스무 살과 그런 것들을
하나씩 그렀다가 또 지우는 것이다
원래 재수는 외로운 황홀한 심사라지만
내 인생 좁다란 구석 가장 빛날 일년을 한 허리 베어내어
굽이굽이 접어 두었건만 서리서리 펼쳐지지 않으니
나는 그만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친구들은 반짝거리면서 캠퍼스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있단 말이 아니냐
괴로웠던 재수
행복한 10월 월례고사처럼
이 모가지에 결실의 꽃다발을 드리울 수만 있다면
초라한 경력을 이십대에 막은 다음
주름 잡히는 얼굴마저 성형해 버리고
나도 또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이번 수능도 국어가 타종하며 시작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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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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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권당 16000원 총 48000원(택배비 3000원별도) 쪽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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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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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코 주세요 0
젭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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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파데랑 킥오프 기생집 2,3점하고있는데요. 파데는 모든문제가 다 풀려서 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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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이런 취향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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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이 자랐다거나 그런것도 아냐'넌 어려서 잘 모르나본데'란 말따위는 마울 엄마도 어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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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이라는게바뀝니다초식공룡육식공룡읶으면육식공룡이힘이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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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싶어 0
왜 난 지금 울고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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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오르비친구들이필요한건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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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직한 내 친구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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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악으악우럿서 0
으악으악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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