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시] 평가원 시조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3126446
11월 둘째 주 목요일
서릿발 눈보라 작두에 서다
두번째 수능 0교시
매서운 북풍 정면에 맞대다
펜 하나에 의지와
수험표 하나에 가채점지와
도시락 한 통에 사랑과 어머니.
아, 어머니. 어머니. 어머니.
어느새 나는 재수를 하며
친구도 잃고, 연인도 잃고, 건강과
청춘도 잃어버리고, 그렇게 계속 잃다가
또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흰 시험지가 있어
그 위에 친구며, 연인이며, 건강과 스무 살과 그런 것들을
하나씩 그렀다가 또 지우는 것이다
원래 재수는 외로운 황홀한 심사라지만
내 인생 좁다란 구석 가장 빛날 일년을 한 허리 베어내어
굽이굽이 접어 두었건만 서리서리 펼쳐지지 않으니
나는 그만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친구들은 반짝거리면서 캠퍼스 아래에서
간간이
자유를 말하는데
우스워라 나의 영은 죽어있단 말이 아니냐
괴로웠던 재수
행복한 10월 월례고사처럼
이 모가지에 결실의 꽃다발을 드리울 수만 있다면
초라한 경력을 이십대에 막은 다음
주름 잡히는 얼굴마저 성형해 버리고
나도 또한 불꽃처럼 열렬히 살리라
이번 수능도 국어가 타종하며 시작된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좋아요 0
-
벌써 200일 깨졌구나
-
생명과학 1
생명과학은 2022년도에 나온 자료들과 지금이 큰 차이가 없을까요? 그리고 생명...
-
왜 가입버튼이 안눌림???
-
시대정도 미친 문제 DB를 쌓아둔 곳은 문제를 어떻게 보관할까 2
자체 시스템이 있을라나 문항 택하면 언제 출제됐는지 다 뜨고..
-
문학 인강 추천해주세요ㅜㅜ 문학 잘하는 편이 아니라 누가 좋을까요??
-
미적 n제추천 3
4규 미적 끝냈고 이거랑 비슷한 난이도 엔제 추천 부탁드려요
-
딱알았음
-
조금 어려운거 하나 시작할려하는데
-
잘 모르겠어.
-
교육과정 개편자가 암묵적으로 단원 배열 순서를 통해 의도를 드러내고 있음
-
6월 69 작수 73 6모제외 전부 3등급 초중반 입니다 듣기 18~20 25~28...
-
천천히 글 2
이걸 어떻게 지움 난 ㅔ진작 포기했어
-
히히 방금 ㅇㅈ 1
본사람 없겠지 ㅎㅎ
-
나는! 1
ㅎ;;
-
오르비 죽음? 3
왜 이렇게 리젠이 없나요?
-
음음
-
진작에 탈릅하긴 했어야 하는데
-
난 내 애기가 있다면 내 삶을 전부 바칠 수 있을거같아 1
그래도 행복할거같아
-
게시글싹다지우고싶은데귀찮음 수정하기 누른다음 지우는 ux너무불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