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현이의 퍼니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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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어렸을때
장난감이나 게임기 같은거
친구네집이나 친척집 가서 갖고놀고 부러운 티 내면
부모님이 너도 저거 사주겠다고 해놓고
꼭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미루고 까먹은척하고
그러다가 희망고문에 지쳐서 잊고살때쯤 되면
간혹 생일선물로 사주시는 경우 있었는데
사주면 꼭 저런 중국산 짝퉁이나
어디서 누가 버리는거 주워온 것 같은 유행지난 중고품이었음
정작 기대했던건 하나도 없고
얼마 쓰지도 못하고 고장나고 하자 생기고
처음부터 불량인 경우도 있고..
어렸을때 그게 너무 큰 상처였음
생일인데 내가 가장 중요한 날인데 (어렸을때 생각하기에)
심리학적으로 자아의탁이라고 하나 동일시라고 하나
'나'라는 사람이 그정도 하찮은 짝퉁 따위랑 동급이구나 난 못난 사람이구나 같은 생각도 들고
기대했는데 저번이랑 또 똑같구나 내인생이 그럼 그렇지 이런 생각도 들고
옆에 있는 아빠가 너무 원망스럽고 화나고 울분이 터지는데
부모님이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하고 선물받아서 기분좋은척 신나는척 그 감정을 숨기고 억눌러야 하고
그게 어렸을때 많이 상처였고
자기전에 이불 뒤집어쓰고 몰래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많이 있음
어렸을때 친구네집이나 친척집이나 가보면
"아니 시1발(그땐욕안했음..) 왜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멋지고 갖고싶은 장난감 게임기가 엄청나게 많지? 내가 부자들이랑만 사귀나?
왜이렇게 다들 돈이 많지?" 생각했는데
커가면서 사람을 많이 알아갈수록 점점 친구들이랑 친척들이 부잣집인 게 아니라
우리집이 가난한 거였다는 걸 깨달았음
그걸 깨달은 뒤로 우리집이 너무 창피하게 느껴져서
초등학교 3학년 이후로는 정말 단한번도 친구를 집에 데려온 적이 없음
별의별 핑계 대면서 집에 못 놀러오게 하고
그러다가 두번쯤인가 애들도 핑계라는걸 눈치챘는지
어떻게든 우리집에 오겠다고 창과 방패의 싸움처럼
길에서 한시간 넘게 실랑이 벌인 적도 있었는데
그중 한번은 돈 주면서까지 좀 가라고 해서 겨우 돌려보냈었음
차마 집이 창피해서라고는 말 못하고...
반에서 게임기, 컴퓨터 사양 이런얘기 나오면
거짓말도 정말 많이 했음...
없는데 있다고 하고 부풀려서 얘기하고
우리집 컴퓨터는 아빠 회사 사무실에서 쓰다가 버린거 주워온 거였는데
정말 쪽팔리지만
친구네집 놀러가서 몰래 장난감 훔친 적도 두번 있었는데
큰건 티나니까 못훔치고 카드 한 장이랑 레고 사람 부품 하나 훔쳤는데
두번 다 진짜 훔친거 주머니에 넣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작 이런 거 때문에 도둑질한 너무 스스로가 한심하고
이러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도 계속 들고
둘다 착한 애들이었는데 걔들한테 너무 미안하고 걔들은 무슨 잘못인데
그외에도 일일이 다 설명하고 싶지 않은 여러가지 이유들이 있어서
내 사춘기를 지배했던 가장 커다란 감정 중 하나는 수치심이었던 것 같음
수치심, 창피함, 부끄러움, 열등의식...
어렸을때 주변 환경의 다른 사람들이랑 비교하면서 난 일반 사람들이랑 다른 사람이구나..
그들의 범주에 못끼는구나 미운오리새끼 같은 사람이구나
근데 걔는 커서 백조라도 되지..
지금 자존심이 한없이 바닥을 치는건 어렸을때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의 영향이 정말 큰 것 같음
그러니까 님들은 결혼해서 애 낳으면
애 선물 살 땐 진짜 가성비 따지지 마요
오르비 사람들은 능력 있으니까 돈 많이 벌어서 그럴 일은 없겠지만
선물 비용에 미래에 아이의 올바른 인격 형성을 위한 투자 비용까지 들어있는 셈 치고
제대로 된거 사주셈
아 그리고 캐리어도 사주셈
여행갈일이 없으니까 캐리어도 없었어서
소풍갈때마다 남들 다 예쁘고 멋있게 차려입고 캐리어도 끌고오는데 나혼자 찐따같이 책가방에 츄리닝 입고왔던게 너무 창피했었음
그리고 아이 방도 꼭 만들어주셈
집이 좁아서 개인공간이 없었어서 쉬면 거실에서 쉬고 잘때도 침대가 없었어서 다같이 한 방에 누워서 잤는데
그래서그런지 커서 성격이 폐쇄적이고 자기만의 세계에 집착하게 되는 것 같음
그리고 돈이 없어도 기술배우고 취직이나 빨리 하라는 말은 죽어도 하지마셈..
암튼
저 퍼니박스 만화 보고 느낀게 많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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