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우리 할머니랑 대입 얘기 안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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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끄적끄적 적어보는 글이라 음슴체예요.
중2 때 실음과 가고싶다고 하루에 연습 5시간씩 하고 그럴 때 할머니는 내게 경복대 실음과를 목표로 하라 하시며 거기가좋제일 좋은 학교라고 하셨음. 난 경복대는 들어본 적도 없다며 실용음악에선 서울예대, 호원대나 서경대 같은 학교들이 좋은 학교라고 했지만 할머니는 호원대는 지방대라고 안된다고 하셨고 서경대도 인서울에서 별로 좋진 않다고 하심. 참고로 실음과에선 인서울이 아닌 대학이 상위권임. 나중에 좀 알아보니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가수 임영웅이 거기 출신이었음.
중3 때 대가리 봉합하고 집 근처 자사고를 준비하는데 뜬금없이 공주 한일고를 얘기하심. 우리 외삼촌이 한일고 나왔다고 나도 한일고를 보내려 한 거... 엄마랑 할머니랑 1주일 내내 엄청 싸우더니 집 앞 자사고 지원하는 거로 함.
하지만 내가 자소서에 희망 진로를 인공지능 개발로 잡았다가 나랑 2차로 전쟁이 또 발발함. 할머니는 내게 기계공학이나 화공을 가면 지방대를 가도 LG에 들어간다며 할머니의 조카들 얘기를 하심. 할머니의 조카들이 지방에서 면접 볼 때 면접관들이 평소 할머니의 남동생, 즉 할머니 조카들의 아버지와 친한 사람들이라 이점이 있었다는 것은 모르셨음. 기계공학은 외삼촌이 연대 기계공학과였고 서울대에서 박사 학위를 따서 나온 얘기.
자사고는 떨어진 후 방학 동안 아무리 고민하고 공부해도 내 적성엔 공대가 영 아니라는 걸 느꼈고 진로희망을 역사교사로 바꾸니 할머니는 문과를 가면 결국 패가망신이라며 불같이 화를 내심. 문과 들어가면 결국 간암으로 죽는다고 하셨는데 알고보니 할아버지의 둘째 형님, 즉 둘째 큰할아버지가 간암으로 돌아가셨던 거...
학기 시작하고 시작과 동시에 세특 채우려고 전교 회장 선거 선관위 활동 등등에 참여하고 어떤 동아리를 들어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으니 할머니가 고등학생 때 동아리 한다고 놀면 인생 망한다고 하셔서 학종에 뭐뭐 들어가는지 자료 가져와서 보여드렸지만 그런건 평생 본 적도 없고 할머니 자식들 조카들은 다 수능으로 대학 갔다며 공부만 하면 된다고 하심.
그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다가 그냥 세특 잘 써준다는 화학 동아리 들어감. 솔직히 잘못 들어간 듯. 아무튼 동아리 활동 하면서 단체사진 찍은걸 가족 단톡에 올렸더니 결국 동아리 들어가서 노냐면서 혼내심. 화학 실험하는 동아리라고 했지만 할머니 머리엔 동아리는 노는거라는 인식이 박혀있어 어쨌거나 놀지 않았냐고 하시며 혼내심.
친척들과의 모임에서 나는 무슨 과에 가고싶냐는 질문에 역사교육과라고 했다가 사학과는 돈 벌어먹는 과가 아니라면서 그 자리에서 잔소리 들음. 뭐 여기까진 역사교사가 정원이 좀 적어서 그런가 싶었고 사학과랑 같다고 착각하신 것 같아서 그런가보다 했음. 근데 할아버지의 친척 중 역사교사 하나가 경북 어디 살면서 역사교사 하는데 자기 과목 아닌 것도 한다면서 화를 내심. 알고보니 그 지역은 BYC였음. 대한민국에서 애 가장 적은 곳.
이런 일들은 겪다보니 우리 할머니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가 잦으신 것 같아서 할머니랑은 대입 얘기 안 하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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