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월 [1360865] · MS 2024 · 쪽지

2025-05-11 17:34:01
조회수 1,800

공부 열심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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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많이 힘들었습니다


저녁이면 휘적휘적 산책하며 걸었던

편의점 앞 그 골목이

왜 그렇게 불행하고 쓸쓸하던지요


문제 하나 틀리면 우울해지고

시험 하나 망치면

그냥 다 끝내고 싶고


누가 말만 걸어도 짜증이 나고

나는 참 쓸모없는 사람 같고

이런저런 생각이 끝도 없이 밀려오곤 했습니다


그렇게 힘들었던 그곳을

가끔 다시 찾게 됩니다

수험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그 길을 지날 일이 생기더라고요






참 이상합니다


그때는 다시는 쳐다도 보기 싫을 것 같던

그 편의점 골목이

괜히 한 번 더 눈길이 가고

그곳에서 마주쳤던 사람들도

문득문득 생각나고


공부하며 자주 들었던 노래를

어느 날 우연히 다시 들으면

그때가 떠오르고

괜히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하고


사람이 참 웃기죠

괜찮은 결과를 얻고 나면

그 과정은 저절로 미화되나봅니다


뭘 그렇게 유난이냐고 할지도 모릅니다

수험이라는 걸

참 쉽게 끝내는 사람도 있지요

그게 좋은 거에요

하지만 저는 그렇지 못했었고요






공부 열심히 하세요


지금의 이 힘든 시간이

다시는 떠올리기도 싫은 시간이 아니라

‘그래도 참 열심히 살았지’

가만히 떠올릴 수 있는

별것 아닌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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