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국어 [1309265]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5-10 00:15:34
조회수 104

[의견] 수능에 문학은 도대체 왜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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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방국어 조은우입니다.

https://class.orbi.kr/teacher/205 



일단, 저는 한의대 출신입니다.

뭔가 이과 같죠??


하지만 놀랍게도 문과 출신입니다.

그런데 저는 극 T랍니다. ㅋㅋ



그런 사람이 문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에 대해서 잠깐 다뤄보겠습니다.



#문학의 의의

문학의 의의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를 1)심도 있으면서도 2)재미있게 다루는 장르가 없습니다.


'심리'를 1)심도 있게 다루는 학문은 있죠.

아주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습니다.

바로 심리학이죠.


일단 심리학은 인문학이면서 동시에 사회'과학'이에요.

이게 상당히 모순적인 요소입니다.

이 논의를 하기 위해서 잠시 인문학과 과학이 어떻게 다른지 얘기해보죠. 


인문학은 사변적이며, 또한 인간의 가치관에 따라 굉장히 다양하게 해석될 측면을 갖고 있습니다.

반면, 과학은 경험적이며, 이 경험을 '증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 실험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심리란 어떤 것입니까?

인간의 심리라는 것은 굉장히 다층적이며, 또한 사람에 따라서 굉장히 다르게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나는 대학교 떨어졌는데, 내 친구는 명문대에 붙었네? 

그런 상황에서 나는 친구를 응원해주고 싶으면서도, 동시에 질투감도 들고, 동시에 자격지심도 들고, 아주 다양한 감정이 들겠지요. 이것이 다층적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응원해주는 마음이 주가 될 것이고, 다른 사람은 질투감이 주가 될 것이며, 또 누군가는 자격지심이 주가 될 것입니다. 이것이 다양하게 해석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인문학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00명의 사람이 있을 때, 100명이 모두 다른 '종류'의 심리를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사람이 자신을 희생하여 다른 사람을 살렸을 때,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같은 '종류'의 심리를 가질 것입니다. 아마도 희생한 그 사람을 존경하고 숭고하게 생각할 것입니다.

인간의 감정에는 공통감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칸트까지 가면 복잡하니까 있다고 칩시다 ok?)

그래서 어느정도 '과학'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과학으로 판단했을 때, 그 설명에는 또 한계가 있습니다.

과학은 근본적인 설명을 해줄 수가 없거든요.

왜냐고요? 아래는 과학과 철학(인문학)의 차이를 다룬 글입니다.

읽으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참고할 자료]

@ 199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키케로가 이미 갈파했듯이, 철학자의 책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오직 어리석음뿐이다. 확실히 철학자들은 상식을 거부하고 온갖 지혜를 추구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철학적 비상(飛翔)은 희박한 공기의 상승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과학은 항상 진보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반면에, 철학은 언제나 근거를 잃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와 같이 보이는 것은 철학이 과학적 방법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선과 악, 아름다움과 추함, 질서와 자유, 삶과 죽음 등과 같은 어렵고 위험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탐구 분야든지 정확한 공식화가 가능한 지식을 산출하면 곧 과학이라고 일컫는다. 과학은 철학에서 시작하여 기술(技術)로 끝나고, 또한 과학은 가설의 샘에서 발원(發源)하여 성취의 바다로 흘러간다. 철학은 미지의 것 또는 부정확한 것에 대한 가설적 해석이다. 철학이 진리 세계를 탐구하는 최전선 이고 과학이 점령 지대라고 한다면, 우리의 삶은 지식과 기술로 건설된 후방의 안전지대라고 할 수 있다. 철학은 어쩔 줄 몰라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철학은 승리의 열매를 과학에게 넘겨주고 나서, 거룩한 불만을 간직한 채 아직도 탐구되지 않은 불확실한 지역으로 나아가고 있다.


좀더 전문적으로 말하기로 하자. 과학은 분석적 기술(記述)이고 철학은 종합적 해석이다. 과학은 전체를 부분으로, 모호한 것을 확실한 것으로 분해하려고 한다. 과학은 사물의 가치나 이상적 가능성을 탐구하지 않으며, 사물의 전체적인 궁극적 의미를 묻지 않는다. 과학은 사물의 현상과 작용을 밝히는 데 만족하고, 현존하는 사물의 성질과 과정에만 시야를 국한한다. 과학자는 천재의 창조적 진통뿐만 아니라 벼룩의 다리에도 흥미를 느낀다.


그러나 철학자는 사실의 기술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다. 철학자는 사실과 경험의 관계를 확정함으로써 그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려고 한다. 철학자는 사물을 종합적으로 해석한다. 호기심 많은 과학자가 우주라는 거대한 시계를 분해해 놓으면, 철학자는 그 시계를 이전보다 더 훌륭하게 조립하려고 애쓴다. 과정을 관찰하고 수단을 고안해 내는 지식이 과학이라면, 여러 가지 목적을 비판하고 조절하는 지혜가 철학이다. 사실이 목적과 관련되지 않는 경우에는 아무 의미가 없다. 철학이 없는 과학, 지혜가 없는 지식은 우리들을 절망으로부터 구해내지 못한다. 과학은 인간에게 지식을 주지만, 철학은 인간에게 지혜를 제공한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심리는 심리학이라는 과학만으로는 분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한, 심리학은 무엇보다, '과학'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습니다.

(과학 자체가 객관적으로 재미없다는 의미보다도, 세상에는 재미있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재미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반면에, 소설은 재미있죠. 시는 재미있습니다.

소설은 이야기거든요

시는 독특하거든요.


엥? 아니라고요? 그건 여러분이 너무 재밌는 것을 많이 해서 그런거에요 ㅋㅋ


유튜브 이전에 소설이 있었습니다.

가요 이전에 시가 있었습니다.


이 시와 소설은, 즉 문학은 유튜브, 게임 등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수천 년간 상당히 재미있는 녀석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것을 읽으면서 재미있게 인간의 다양한 심리를 이해해왔죠.



#심리는 왜 알아야 하는가?


다소 도발적인 질문을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왜 여자친구와 이별할 때마다 술을 드셨나요?


흠... 모르겠다고요?


그러면.. 더 도발적인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에 나가신 분들은 왜 나가셨나요?


김문수 후보자는 왜 현재 단일화에 문제를 겪고 계신가요?


트럼프는 어떻게 그렇게 열렬한 지지층을 끌어 모을 수 있었나요?


여러분은 왜 오늘 포켓몬스터 인형을 샀나요?


어벤져스는 왜 타노스를 무찌르고, 사람들을 살렸나요?


여러분은 왜 지금 백종원 아저씨를 욕하고 계신가요?



그런데...

이게 이성만으로 설명이 되는 영역인가요?



이것이 우리가 심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인간은 이성만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죠.

아! 그런 존재도 있긴 합니다.

바로 사이코패스죠.


여러분들은 어떤 세상에서 살고 싶으신가요?

사이코패스가 주변에 있는 삶?

아무도 나를 공감 못해주는 삭막한 삶?


이성만으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인간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가 없는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그 누구와도 공감하고, 같이 웃고 하기 힘들 것입니다.


이것이 심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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