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을까"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990835
"할 수 있을까"
그 말이 목구멍에서 굳어 버린다. 입안에서 쓴맛이 번진다. 할 수 있을까, 정말?
대학교의 강의실 창밖을 바라보면 하늘은 놀랍도록 높다. 내 목표는 저기, 저 끝없는 푸른 너머에 떠 있는데 발밑은 늘 미끄럽다. 책상 위에 놓인 문제집은 날 비웃는 것 같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가채점 화면 앞에서 손가락이 멈춘 순간이 아직도 살아 있다. 화면 속 숫자들이 내 심장을 할퀴었다. 그날의 공허함이, 무력감이, 죽고 싶다는 그 생각이 다시 밀려온다.
삼수. 세 번째다. 가족들은 믿는다고 말한다. 친구들은 응원한다. 내 입에서 "성공할 거야"라는 말이 흘러나왔을 때,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만약? 그 말이 거짓이 된다면? 그들의 눈을 마주칠 수 있을까? 두려움이 목덜미를 움켜쥔다. 새벽마다 불안이 찾아온다. 눈을 감으려고 한다.
머리는 안다. 도전해야 한다고. 하지만 몸은 무겁다. 공부하려 앉으면 손이 저절로 핸드폰을 찾는다. 잠들기 전마다 스스로에게 속는 것 같다. '내일은 열심히 하겠지.' 하지만 내일은 또 다른 오늘이다.
나는 왜 이럴까? 목표는 높은데 의지는 바닥을 기고. 이상만 좇는 한심한 생물. 현실은 차갑게 내려앉는데 꿈은 뜨겁게 타오른다. 그 불꽃이 나를 태울 것 같다.
죽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스쳐 간다. 그 상실감, 그 무력감—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다. 그런데도 멈출 수 없다.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는데, 눈은 저 하늘만 보고 있다.
"할 수 있을까?"
그 질문은 여전히 공허하게 맴돌지만, 어쩌면 이게 답일지도 모른다. 두려움 속에서도 묻는 한, 아직은 숨이 붙어 있다는 거니까.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시험지만 받으면 머리가 새하얘지네 이를우짜면좋노 내신이든모고든 다.. 그럼
-
첫 시험이라 그런지 수준도 모르고 너무 준비를 덜 한 것 같아요 ㅜㅜ 그래서 시험이...
-
가끔 난 너의 안부를 속으로 묻는다~
-
3모 14 15 21 22 틀렸는데 공통 들을만 함요??
-
앞길은 막막하기만 하고 연애 따위 할 상황이 아닌데 그걸 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데...
-
나 칭찬해조 3
대학교 수학강의시간때 수1 공부함뇨~
-
SKT 유출 데이터 9.7GB 추정…"300쪽 책 9천 권 분량" 6
최근 일어난 SK텔레콤 해킹 공격을 통해 외부에 유출된 정보가 최대...
-
엄청 친절한 페르소나가 하나 있고 엄청 싸가지 없는 페르소나가 하나 있는데 왜이렇게...
-
내신 모든 깜지를 만년필로 하는중 손 안아파서 좋음
-
국어5등급인 노베이고 문학 강민철쌤 들으려는데 강기본부터 들어야 하나요 아님...
-
망했다 6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이 분명 결제되었다고 해서 내렸는데...
-
이쁜여자랑
-
확통 계획 0
1.현우진T 시발점,시발점 워크북 2.이미지T 미친기분 시작편 3.현우진T...
-
아주 좋습니다
-
국어 인강 강사 주간지에 나오는 지문이 대부분 교육청 위주여서 이제 다시 풀려고...
-
나를 국회로 보내달라
-
흠.. 3
흠..
-
벌점 0점 ㅎ
-
학교가기 싫어요
-
해보신 분들 뭐가 더 좋나여?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