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재수로 국어 백분위 81%에서 99%, 서울대 경영 합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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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인증 박고 시작하겠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냥 갑자기 옛날 생각나서, 지금쯤 n수생들 봄바람 때문에 너무 힘들 시기일텐데 혹시라도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다면 의지를 다지고 국어 성적 올려서 원하는 대학에 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써봄.
본인은 재수했고 한국사, 제 2외국어 제외하고 수능 전체에서 2개 틀림. 현역 때 성적표 보면 알겠지만.. 국어를 심각하게 못했음. 국어 제외한 나머지 과목은 시간 때려 박으면 어느 정도 오르는데 국어는 하루에 3시간씩 기출만 푸는데도 모든 모의고사에서 3등급이 나왔음. 19수능 당시에만 해도 교대가 입결이 상당히 높았음. 난 중학생때부터 교대에 가고 싶었지만 19수능 망하고 춘천교대 예비번호 68번 받고 독학 재수 학원에 들어가게 됐음.
나는 고1때부터 고3때까지 반 친구들에게 '이 반에서 공부 제일 열심히 하는 애가 누구야?' 하면 모두가 내 이름을 말했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교실문을 내가 따고 들어 갔다. 그리고 새벽 1시까지 공부했다. 반에서 공부 제일 열심히 하는 애, 근데 공부는 잘 못하는 애. 내가 그랬다. 3년을 들이부었지만 결과는 처참했고 나는 나의 재수를 합리화하기위해서 평생 꿈꿔본 적도 없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목표로 잡았다. 내가 다니던 독학 재수 학원에서 문과에서 서울대를 간 학생은 역사적으로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우리 집 가족들 중에서도 스카이를 간 사람이 없었다. 모두가 나보고 적당한 목표를 잡고 현실적으로 살라고 했다. 난 그들의 말을 무시했다.
그리고 국어 성적을 올리기위해 오르비에 있는 모든 국어 공부법 칼럼을 뒤졌고, 인강 패스로 모든 인강 강사의 강의를 한 번씩 들어보고, 학원 조교 오빠들에게 상담도 많이 요청했다. 공부 방법을 찾느라 1월을 보냈고 이렇게 찾은 공부 방법을 2월, 3월 적용해서 3월 모의고사에서 처음으로 1등급을 받아봤다. 그 후 4월 모의고사 100점, 이감 모의고사는 항상 1등급 컷 안이었고 평가원, 수능에서 1등급 컷이 아닌 높은 1등급을 받았다.
내가 이 글에서 하고 싶은 말은..! 국어는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100점은 재능의 영역이다. 하지만 1등급은 재능의 영역이 아닌, 노력으로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러니 앞으로 제시할 국어 공부 방법을 쭉 따라 가서 원하는 점수를 받았으면 좋겠다!! 화이팅
우선 대부분 학생들은 비문학이 문제일 것이다. 내가 국어 3등급 시절, 난 구조 독해를 했다. 구조 독해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고 그저 나랑은 안 맞았다. 동그라미, 세모, 별표, 대조, 대비! 밑줄을 무지성으로 긋고 글의 내용을 지문 옆에다가 요약했다. n수들은 알겠지만 시험장 가면 아무 것도 생각 안 난다. 구조 독해를 쓸 수가 없는 환경이다. 그래서 1월부터 공부 방법을 바꿨다. 겉핥기식이 아닌 '이해'하는 방식으로!
1. 시비 쟁이가 되어야 한다. 모든 문장에 왜? 왜? 왜이래? 왜? 그리고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답이 안 나온다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지문 첫 문단부터 '천천히' 다시 읽는다.
ex) 20년도 6월
"중앙은행은 경기가 과열되었을 때 정책 금리 인상을 통해 경기를 진정시키고자 한다."
기출 분석을 많이 해서 경제 배경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한 번에 납득이 가겠지만 잘 모르는 학생은 이 문장을 보면 절대로 한방에 이해가 안 간다. 이때 이 문장을 그냥 넘어가지 말고 멈추고 생각해 보자는거다.
경기가 과열되면 ‘왜’ 금리 인상을 해야하지?
금리를 높여-> 사람들이 이자비용 비싸니까 대출을 안 해-> 통화량이 줄어들어-> 경기가 진정돼.
아하! 멈추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에는 이 생각의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 이렇게 읽으면 한 지문 읽는 데에 시간이 3시간 걸릴 수도 있다. 공부 방법 바꾸고 기출 분석 시작했을 때, 분명 고등학교 시절 내내 외울 정도로 많이 본 지문인데도 불구하고 '이게 이런 내용이었어?'하고 놀랐다. 기출을 읽을 때마다 새로운 내용이 보여야 한다. 6월 모의고사 전까지는 실전력 생각하지말고 '독해력'을 기르는 데에 집중해야 한다. 독해력은 인내심 있게 몇 시간씩 혼자 생각해보는 과정에서 는다. 힘들어도 견뎌야 수능 날 웃을 수 있다!
2. 그리고 반응하기(=국어가 재밌어진다) 헐 어떡해 왜이러는거야 아~그래서 그런거구나 엥 그러면 어떡해? 이렇게 반응하기.
글을 딱딱하게 읽으면 긴장되는 시험장 안에서 글이 머리에 안 들어온다. 글자가 다 튕겨 나간다. 아무리 국어를 잘해도 긴장돼서 글자가 머리에 안 들어오면 3등급은 순식간이다. 글을 '재밌게' 읽어야 함. 그러려면 ‘대화하듯이’ 읽어야 한다. 나는 비문학을 읽을 때마다 이 비문학을 출제한 교수님과 단 둘이 방 안에 들어가서 대화하는 상상을 했다.
ex) 21년도 9월 행정 입법 지문
나: 안녕하세요. 교수님~ 오늘 무슨 얘기하실 거예요?
교수님: 어 오늘은 행정 기관이 법 만드는 얘기 할거야.
나: 법은 국회가 만드는 게 원칙 아니에요? 왜 행정 기관이 나대서 지가 법을 만들죠?
교수님: 어 그게 첨단 기술 관련 사항처럼 빨리 일처리 해야될 때 행정 기관이 법 만들기 유리해.
나: 행정기관이 법을 만들어서 행정/입법 이군요.
교수님: 어 3종류가 있는데 위임명령, 행정규칙, 조례가 있어. 앞으로 이거 설명할거야.
이런 식으로 대화하듯이 읽으면 긴장되는 시험장 안에서도 글을 쏙쏙 박힌다. 글을 읽는다, 시험을 본다 이런 느낌이 아니고 진짜로 대화하면서 지식을 얻어가는 느낌이 들고 시험장 안에서도 글이 재밌어진다!
3. 머릿속으로 이미지 떠올리면서 읽기. 텍스트를 텍스트 자체로 읽는 게 아니고 이미지로 바꿔서 읽는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글이 생생하게 읽힌다.
ex) 19년도 6월 LFIA 키트
"LFIA 키트는 가로로 긴 납작한 막대 모양인데, 시료 패드, 결합 패드, 반응막, 흡수 패드가 순서대로 나란히 배열된 구조로 되어 있다."
이 문장을 그냥 텍스트로 읽는 게 아니다. LFIA 키트는 '측면/유동/면역/분석법'이다. 옆으로 움직이는 분석법이다. 난 머릿속으로 가로로 긴 직사각형 모양의 막대를 떠올린다. 그 막대 모양 안에 액상의 시료, 즉 액체 상태의 시료를 넣는다. 그 액체가 시료 패드 갔다가 결합 패드가서 결합했다가 반응막에서 반응했다가 흡수 패드에서 액체가 흡수되는 모습을 떠올린다. 머릿속에서 액체가 옆으로 흐르고 있어야 한다.
텍스트를 정리하고 암기하는 게 아니고 텍스트가 말하는 걸 이미지로 변환해서 글을 읽으면 갑자기 글이 재밌어 진다. 이러면 국어 공부가 싫지 않다!
여기까지가 미시적인 문장 단위로 독해하는 법이었다.
지금부터는 국어 공부 방법 전반에 대해 설명하겠다.
1. 기출을 반복해서 최소 3번 이상 보기
기출을 처음 분석할 때 한 지문당 1시간 걸리는 게 아주 지극히 정상임. 만약 기출 1지문을 10분만에 읽고 이해했다? 이거 진짜 진돗개 발령 완전 극비상! 기출 분석 잘못하고 있는 거임. 난 재수 초반에 평균적으로 기출 1지문 2시간씩 읽었음. 하루에 딱 2지문만 읽고. 이게 한 번에 한 지문을 20번씩 읽는 거임. 이해될 때까지 계속! 근데 이게 진짜 엄청난 인내력을 요함. 때려 치고 싶음. 그리고 너무 진도가 느리다 보니 맘이 너무 불안함. 옆에 여자애는 저렇게 많이 푸는데 난 4시간 동안 2지문? 이때 여자애 신경 안 쓰고 마이웨이로 가야 수능 날 1등급 나옴. 결과가 설명해줄 거임. 수능 날 누가 웃는지. 진짜로 믿어야 함. 1지문당 최소 40분~1시간 들이부어야 함.
2. 그럼 ‘어떻게’ 읽어요?
일단 지문에 반응하고 왜? 하면서 ‘천천히’ 읽는다. 왜? 라는 질문에 답이 안 나오면 답이 나올 때까지 글을 읽고 또 읽는다. 핵심은 시간 재지 말고 읽는 것이다! 후에 문제를 푼다. 안 풀린다. 3번 선지랑 4번 선지가 헷갈린다. 그러면 지문을 다시 읽는다. 후에 문제 푼다. 또 안 풀린다. 그럼 또 다시 지문 읽는다. 문제 풀릴 때까지 지문 계속 다시 읽는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성적이 오르는 거임.
3. 채점을 함부로 하지 말자.
나는 정답 10000% 맞았다고 생각하기 전까지 절대로 채점 안 했음. 이 방법은 수학에도 적용되긴 함. 제발 막고 싶은 거=지문 한 번 슥 읽고 문제 풀고 채점하는 것. 진짜 최악이야!!! 이러면 안돼!!!!!! 채점 하지마. 제발 시간 재지 말고 문제 확신이 들 때까지 지문 계속 읽고 문제 풀어봐. 그리고 나서 맨 마지막에 채점해. 이때 다 맞으면 진짜 뿌듯함. 물론 초반에는 이렇게 해서 문제 풀어도 틀림. 당연함. 근데 이 때 틀리면 자살 마려움. 때려 치고 싶음. 근데 여기서 때려 치고 채점 막 하면 수능 날 3등급 나옴. 그니까 참기.
위에서 말한 확신이 있기 전까지 문제 풀지 말고 100% 정답일 때까지 근거 계속 찾고 지문 읽고. 이 방법은 기출 풀 때, 간쓸개 풀 때, 사설 모의고사 풀 때 모두 공통되는 사항임. 채점을 너무 쉽게 해버리면 국어 실력이 안 늘음. 이렇게 공부하면 국어 지문 2개만 봤는데도 시간이 확확 가는 거임. 진짜 강조하고 싶은 방법임.
4. n수생이면 간쓸개 같이 보자!
본인은 이감 빠순이임. 간쓸개 너무 좋아. 간쓸개 최고! ebs연계도 자동으로 해주고, 낯선 지문 대처 능력도 길러주고 퀄리티도 좋고. = 짱이다!
칼럼 태어나서 처음 써보는데 칼럼이라고 하면 뭔가 멋있게 써야할 것 같아서 말투가 좀 쎄보일 수 있습니다 ㅎㅎ.. 지금 봄바람 불고 마음 잡기가 제일 힘든 시기일 거에요. 근데 여러분 생각보다 수능이 얼마 안 남았어요..! 시간은 정말 앞으로 훅훅 갈 겁니다. 우선은 6월 모의고사를 수능이라고 생각하고 6모에 집중합시당. 오늘 제 칼럼이 아주 소수에게라도 도움이 돼서 국어 성적을 올리는 데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반응 괜찮으면 실모 오답노트 방법, 문학 공부법에 대해서도 차차 쓰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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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1번에서 경기가 과열되면 금리 인상을 한다<에서 만약에 어떤 사람은 이 인과관계의 중간 과정을 아무리 생각해도 못 생각해낼 수도 있잖아여 만약에 그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그냥 답지를 보고 이해하고 끝내는건가요
제가 글쓴 분은 아니지만 평소에 연습을 하다보면 시험장에서도 그런 사고가 되더라구요. 그리고 그 이유를 알지 못하더라도 왜 그런지 생각하는 과정에서 인과관계가 머릿속에 박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왜 금리인상이 경기과열을 잡는지 내가 모르더라도, 그런 사고를 하면서 금리 인상을 하면 경기과열이 잡힌다는 정보량이 머릿속에 들어오는 효과가 있다는거죠!
굿굿 다 공감되는 내용이네요 특히 계속 왜 그렇지라고 질문하면서 납득하는 과정이 국어 잘하는 사람의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선생님 생각이 국정원이 말하고자하는 내용과 거의 흡사하네요
시비쟁이가 되는 거랑 대화하듯이 읽는 거 진짜 공감
여르비네
잘 읽었습니다
이감 바이럴이엇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