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어 문제 푸는 순서 알려드립니다.(For 시간단축 행동강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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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국어를 가르치는 성현입니다.
얼마 전 오르비에서 집모와 실모 사이의 시간 차이에 대한 고민글을 읽었습니다.
그 글을 계기로,
제가 가르쳤었던 학생들의 사례를 떠올려봤습니다.
놀랍게도 많은 학생들이 국어 문제를 푸는 '순서'에 대한 전략 없이 시험에 임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어야 빠르고 정확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전 행동강령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시간이 늦어지는 원인
국어에서 시간이 늦어지는 원인은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실력적 측면
말 그대로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읽는 것 자체에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독해력 자체가 부족하면 지문을 읽는 데 오래 걸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경우에는 무엇보다 근본적인 독해력 향상이 필요합니다.
2. 심리적 측면
심리적 측면은 특히 집모와 실모(평가원, 학원 등), 수능에서 큰 차이가 나타납니다.
집모보다 실모가, 실모보다 수능 본시험이 훨씬 더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이번엔 더 잘 봐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인해 선지에서 머뭇거리고,
그 결과 기회비용을 고려하지 못한 채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결국 본 실력을 다 드러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심리적 측면은 자기 실력에 대한 자신감을 높이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자기에게 믿음이 없으면 쉽사리 다음 문제로 넘어가기 어렵거든요.
물론 실모 경험을 충분히 쌓고, 연계 대비를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3. 시험적 측면
마지막은 시험적 측면입니다.
실력이 일정 수준 이상인데도 시간이 부족하다면,
시험지 운용 방식.
즉, 푸는 순서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칼럼을 통해 소개드릴 내용은
어떤 순서로 문제를 풀어야 풀이 속도와 정답률을 높이고,
후속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입니다.
추천 문풀 순서
1. 공통 전략(비문학, 문학)
1) '내용을 묻는 문항' VS '내용 외적인 문항'의 우선도
저는 모든 문항을 '내용'을 묻는 문항과 '내용 외적'인 문항을 구분합니다.
작년 수능 문항으로 내용 외적인 문항의 예시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이처럼 내용 외적인 문항은
문맥상 의미, 글을 읽는 방법, 글의 전개, 서술 방식, 표현상 특징 등의 문항 입니다.
글을 읽고 글에 대해서 이해한 바를 통해 문제를 푸는 것이 아닌,
글이라는 껍질(형식, 표현법 등) 그 자체를 묻는 문항들이죠.
이런 문항은 오히려 먼저 푸는 것이 안 좋습니다.
저는 무조건 내용 외적 문항보다 내용을 묻는 문항을 먼저 풀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할 때 관련 문항을 푸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입니다.
글을 바로 읽은 상태에서 휘발되지 않은 글에 대한 기억과 논리, 감상을 살려서
글의 내용을 묻는 문항을 풀어야지
내용을 묻는 문항에 대한 정답률과 효율성이 급증합니다.
문항을 푸는 속도가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따라서 내용을 묻는 문항을 먼저 푸시고 마지막에 내용 외적인 문항을 푸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단, 시간 부족 상황에서는 전략적으로 단어 문제 등 일부 내용 외적 문항만 먼저 푸는 선택도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다 읽을 시간이 없을 때 단어 문제만 푸는 등의 경우)
2) '가장 적절한 것'과 '적절하지 않은 것'의 우선도
여러분은 왜 적절한 것은 '가장'이 붙고,
적절하지 않은 것은 '가장'이 없는지 아시나요?
적절한 것은 일정 부분 모호함이 존재하지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명백히 틀린 선지를 고르는 문항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문항의 선지 구성에도 특이성이 있습니다.
적절하지 않은 것 문항은 → 명확한 오답 하나 + 정답에 가까운 선지 4개
적절한 것 문항은 → 조금 애매한 선지 4개 + 그나마 제일 나은 하나
위의 특징을 분석하여 ‘적절하지 않은 것’을 먼저 푸는 것을 먼저 풀었을 때의 장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정확성의 차이가 있습니다.
적절한 것을 먼저 푸는 것은 실력 차력쇼에 가깝습니다.
적절한 것 1개는 명확하게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출제의 측면에서 난이도 조절을 위해 그렇지 않은 것 몇 개와 헷갈리는 것을 섞어 놓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헷갈림을 유도하는 문항일 가능성이 크죠.
실전 상황에는 문제가 빨리 풀리지 않거나 선지가 헷갈릴 때 심리적으로 악영향이 크므로 추천드리지 않는 방향입니다.
다음으론 정보량의 우위입니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먼저 푸는 학생은 명백한 오답 1개를 골라내는 대신,
확실한 답안 4개를 통하여 자신이 읽은 글의 이해도를 점검해볼 수 있습니다.
이해가 부족했다면, 새로운 정보를 얻어갈 수도 있죠.
특히 문학의 경우 작품의 이해도와 해석도가 한층 높아지며,
비문학의 경우 논리의 이음새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는 문항보다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는 문항에 우선도를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2. 과목별 전략(문학)
다음으로는 과목별 전략입니다.
문학과 비문학에는 푸는 순서의 차이가 존재합니다.
일명 정배는 문학은 보기를 먼저 푸는 것이고, 비문학은 보기를 가장 마지막에 푸는거죠.
(커뮤니티 등에서 자주 논의되는 '보기를 먼저 보고 글을 읽을 것인가'에 대한 이슈는 생략하고, 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추후 별도 칼럼에서 다뤄보겠습니다.)
저도 여기에는 동의합니다.
저는 문학을 풀 때는 보기 문항을 먼저 보는 것이 '정배'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출제된 문학의 보기 문항은 모두 내용을 묻는 문항이면서 적절하지 않은 것을 묻기 때문에
(+ 보기를 통한 정보 제공)
'최우선'으로 풀어야할 문항이라고 판단할 수 있죠.
매우 합리성이 있는 주장입니다.
'문학은 보기부터'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닌거죠.
그 다음으로 풀 것이 내용+적절하지 않은 것.
그 다음으로는 내용+가장 적절한 것
마지막으론 내용 외적 문항입니다.
이렇게 풀이 순서에 관한 행동강령을 정해두고 시작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시험지를 운용할 수 있습니다.
덤으로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도 있구요.
3. 과목별 추천(비문학)
비문학도 비슷합니다.
다만 보기 문항을 내용 외적 문항을 풀기 직전에 푸는 것만 다릅니다.
비문학에서 최우선 문항은 내용+적절하지 않은 문항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내용+적절한 것
그 다음으로는 보기
마지막으로는 내용 외적 문항입니다.
4. 마무리하며
오늘 칼럼은 독서, 문학에서의 문제 풀이 순서에 대한 행동강령을 다뤘습니다.
이런 전략은 시중 교재나 인강에서는 잘 다루지 않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수능이나 실모에서 시간을 줄이고 정답률을 높이는 데 매우 실질적인 전략인 만큼
한 번 적용해보시고 본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다듬어가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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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칼럼러 생겨서 좋네요 반가워요

저도 결국엔 각자에게 맞는 풀이 순서를 찾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다만, 국어 실력 자체와는 별개로 '풀이 순서'라는 요소에서 불필요한 손해를 보는 학생들도 많더라고요.
어떤 학생은 아무 고민 없이 번호 순서대로 푸는 경우도 있었고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는
‘정답률과 속도 모두를 고려할 수 있는 전략적 순서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져보고자 했습니다.
풀이 순서 칼럼 감사합니다...전 지문 읽고 중간중간에 풀 수 있는 것부터 달려들어 푸네요...

집중력이 흔들리지 않고 풀 수만 있다면... 쓸 수 있는 방법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