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첫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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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눈>
집으로 돌아오던 밤 내리던 투박하고 무겁던 눈들이 마치 비와 같았었는데
그것은 한 다섯 시간 쯤 —그것을 맑은 정신으로
맞이하기에는 조금 부족한 시간— 후에 희연 세상으로 피어있었다
나의 주변이 얼어가고 그것을 느낄 수 있다
이른 아침의 조용함 사이에서 부드럽게
눈을 감고 숨을 들이어 내 위장인지 폐인지 심장인지 모를 그곳을 가득 채워본다면 굳이 눈으로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그런 것들 속에
언제인지 모를 수년전의 기억들 그리고 그때의 내가 스치고 또 코끝에서 맡아지고 그 아련함은 다시 부서져 눈으로 내 손 끝에서 녹는다
초여름의 끝에서 겨울의 시작을 알리는 이 내음까지 마치 실을 타듯 알 수 없는 시간선에 그렇게 미끄러져왔는데 나는 항상 이곳에 서있었던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고 이 길을 언제까지 반복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고 내 마음은 아직 얼지 않았다는 괜스레 저항적인 말들이 한켠에서 점화하는 소리가 들린다
나는 시간을 거역할수는 없겠으나 그것이 나를 옥죄일 이유가 또 있겠는가
성냥을 긋고 마음껏 지피고 마음껏 식어버리고
내 손을 달구고 미쳐버릴듯한 작열감을 느껴본다
눈은 다시 이곳으로 올 것이 틀림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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