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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물개물개님의 칼럼대회에 제출되었습니다.
공정성을 위해 제가 작성한 칼럼은 스스로 심사하지 않았습니다.
안녕하세요.
현월입니다.
공부하시느라 모두 고생이 많으십니다.
여러분보다 먼저 입시라는 것을 끝마친 사람으로서
그리고 여러 번의 입시를 거친 사람으로서
오늘은, 아주 중요한 마음가짐에 대해
가볍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칼럼이라기에는 부족한 글일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조차도 일 년 내내
이 마음을 잘 지켜내었다고
자부할 수 없지요.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기에
이렇게 대회를 기회 삼아 말씀드려 봅니다.
꾹꾹 눌러담은 이 글에, 1분만 귀를 기울여 주시겠어요?
1. 수능이라는 것
수능.
여러분에게 수능은 어떤 의미인가요?
아마도
더욱 가고 싶은 대학을 갈 수 있게 해주는 기회
그런 경우가 가장 많지 않을까 싶습니다.
뭐, '높은 대학'이라는 건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니까
저렇게 표현하는 편이 낫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맞습니다.
수능 그 자체가, 거기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조금만 솔직해져 봅시다.
공부를 잘하는, 혹은 잘하고 있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모두 수능날을 기다립니다.
그날을…기다립니다.
그날이 빨리 지나가기를.
왜일까요?
우리에게 수능은, 해방이기 때문입니다.
2. 기다림이라는 것
우리는 모두 수능날을 기다립니다.
그날이 지나면, 그 결전의 날만 지나면
결과야 어찌 되었든
지금 참고 있는 것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이고
푹 잘 수 있게 될 것이고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고
술잔을 기울일 수 있을 테지요.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아니, 이렇게 위대한 도전을 하면서
겨우 그런 이유로 끝이 오기를 기다린다고?"
물론 그런 마음을 끝까지 유지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당연히 좋은 겁니다. 대단한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겨우 4월입니다.
여러분은 점점 지쳐갈 것이고
점점 끝을 기다리는 마음은 커져갈 거에요.
제 자신의 경험이고, 제 주변의 경험이고
많은 사람들의 경험입니다.
인간은 그렇게 보잘것없이 약합니다.
문제는
끝을 기다리게 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점점 풀어지는 날이 늘어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긴 레이스에 하루쯤이야.
너무 힘든데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몰라, 오늘은 좀 쉬자.
지금은 한심하다고 생각하실지 몰라도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이, 언젠가는 옵니다.
내가 하려고 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불쑥, 나도 모르게 찾아옵니다.
긴긴 기다림
긴긴 인내는
우리의 나약함을 사정없이 파고듭니다.
3. 시간의 절대성
이러한 우리의 나약함을 조금이라도 극복하려면
아주 중요한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바로
시간의 절대성에 대한 인식입니다.
여러분
분명 수능이 끝나는 날이 기다려지시겠지요.
몸부림이 나고,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 지실 겁니다.
아, 언제 끝나나, 무기력한 날도 생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말입니다...
그 어떠한 시간도
절대로
목 빠지게 기다린다고 더 빨리 오지 않습니다.
잔인하지만, 우리가 아무리 애원해도
시간은 항상 같은 속도로 우리를 지나쳐갑니다.
할 일이 많아 조금만 천천히 가기를 바라도
너무 지겹고 힘들어 빨리 지나쳐가기를 바라도
시간은 냉정하게도, 뚜벅뚜벅 언제나 같은 속도로 걸어갑니다.
그말인즉슨,
우리가 아무리 수능날을 기다리고
하고 싶은 일들을 생각하며 몸부림치고
앞에 놓인 공부가 손에 안 잡혀 고심해도
시간은 절대, 우리를 더 빨리 수능날로 데려가주지 않으며
동시에 우리가 허망하게 흘려보내는 그 순간조차
계속해서 무섭게 흘러간다는 이야기입니다.
4. 작은 추억이 될 수 있도록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요.
맞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고, 참 힘든 일이지만...
여러분이 현재에 집중하며 열심히 공부하든
며칠이 남았는지 세어 가며 손꼽아 기다리든
수능의 그날은 모두에게 같은 속도로 찾아올 것이고
여러분은 해방됩니다. 결국은요.
그렇기에 우리는
그렇게 매정히 흘러가는 시간을
가장 가치있게 채워나가야 합니다.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 자체에 집중하고
아름다웠던 시간이라 말할 수 있도록이요.
수험생은 힘듭니다.
그 앞길을 가득 메운 불확실성에
하루하루 반복되는 나날에
족쇄에 묶인 것처럼 힘이 듭니다.
그 마음 잘 이해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죄수가 아닙니다.
묶여 있는 존재도 아닙니다.
여러분의 선택으로 그 자리에 있고
여러분의 노력으로 그 시간을 채우고 있으며
돌아오는 보상도, 온전히 여러분의 몫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수험생은 꿈을 좆는 항해자라고.
아직은 이뤄내지를 못했기에
차마 누군가에게 당당히 펼쳐 보이지 못한
그 목표를 돛 삼아 캄캄한 밤바다를 누비고 있을 뿐이라고.
여러분의 그 항해가
여러분의 그 꿈이
올 한 해의 끝에 눈물겨운 결실로 남기를
지금 이 힘든 시간이, 웃음지으며 추억할 수 있는
뽀얗게 먼지 앉은 한 편의 옛이야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하며
반드시 그렇게 만드시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끝으로
글을 마칩니다.
존경하는 수험생 여러분,
오늘의 항해도 안녕하시길 바랍니다.
공부 칼럼을 쓰는 사람이라
감성팔이로 느껴질까 전하지 못했던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어 기뻐요.
저는 중간고사가 끝난 뒤, 다가오는 5월에
국어학습총론 Part.2를 비롯한 칼럼들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현월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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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칼럼 감사합니다
좋은 댓글 감사드립니다
쓰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따스한 한마디 감동입니다..
크으,,, 현역이에게 자극이되기에 차고넘치는 글이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조금만 견뎌 봅시다
자극제가 되었다니 보람있네요
가슴이 뭉클해지는...

아름답네요..
이야…. 필력에 감탄이 나오네요…쏘 스윗
감사합니다!
젠장 또 미쿠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