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글사랑꾼 [1380456] · MS 2025 · 쪽지

2025-04-19 23:32:56
조회수 119

[신춘문예] 소년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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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지나가는 아이야

부디 내 이야기를 들어주렴


어릴적 나는 전쟁터애서 살아왔었다

이 놀이는 보통 아버지가 퇴근하면 시작되었지

한 때는 휴일애 전화를 버티지 못하고

국밥집으로 피난길에 올라 주린 배를 채웠더랬지


소년병에서 꿈을 가졌어야 할 나이가 된 나는

모든것을 잊은척하며 기만의 웃음을 짓는 대신

전쟁애 직접 뛰어들기로 했다

눈에는 핏기가 이빨에는 복수의 다짐이 새겨져 있었다

전화는 잦아들었고

나는 잠시나마 그릇된 평화를 만끽할 수 있었지


그 때 나는 살아 처음 비상하기 시작했다

열등감과 PTSD로 찌든 새도

기름에 젖은 새도 다시 비상 할 수 있더구나

상처받은 새도 다시 활공 할 수 있더구나


그러나 전쟁은 끝나지 않았더랬지

기억은 마치 한 순간 같고 도취의 만족은 한 끗과 같으니


눈을 떠보니 나는 추락해 있었다

나는 2년을 고뇌했다, 엎어진채로 

미약하나 끊기지 않은 힘줄로

일어나 걷기 시작했다

나는 걷기 시작했다


다만 그것 뿐이었단다


rare-아세로라 rare-라무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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