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합격은 결국 '독해력' 싸움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848024
"선생님… 독해력을 진짜 올릴 수 있나요?"
4년 동안 논술을 가르치면서 가장 자주 들은 질문입니다.
분명 같은 제시문을 읽었는데,
저는 A라고 읽고,
학생은 B라고 읽으니… 답답한 건 당연하겠죠.
이 답답함은 결국 논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변하고,
“학원에서는 독해력을 키우라는데… 도대체 어떻게?”라는 고민으로 이어집니다.
1. 독해력이란?
: 전체 제시문을 꿰뚫는 핵심 키워드로 글을 읽는 힘.
논술 제시문은 다양해 보이지만,
그 모든 글들을 하나로 엮는 ‘대주제’, 즉 핵심 키워드가 반드시 존재합니다.
(많은 학원에서는 이것을 ‘주제어’라고 부르죠!)
논술에서 글을 잘 읽는다는 건,
학생이 어떤 제시문을 읽든 핵심 키워드에 맞추어 읽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는 친구들을 위해 예를 들어볼게요.
(가)~(마)를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 두 유형으로 분류하고 요약하시오.(한국외대 2025학년도 모의논술 1번)
2. 저는 항상 ‘발문(문제)’부터 읽습니다.
발문만 잘 읽어도 논술은 이미 50% 성공이에요!
우리는 전체 제시문을 꿰뚫는 핵심 키워드를 찾으러 (가)를 읽으러 갈 필요 없습니다.
이미 발문에서 핵심 키워드를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도 쉽게 발견할 수 있죠?
한국외대 2025학년도 모의논술 1번에서 알 수 있는 핵심 키워드는 ‘규제 찬성 vs 규제 반대’였습니다.
이제 핵심 키워드에 따라 (가)부터 읽으면서 완벽한 독해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가) 미국 학교에서 어린이·청소년 비만 및 각종 성인병의 주범인 탄산음료를 퇴출하기 시작했다. □□주 ○○시는 최근 교내 탄산음료 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교내에서 탄산음료 자판기를 없앤 것은 수년 됐지만, 아예 반입 자체를 막은 것은 미국에서 이번이 처음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시 소재 학교에서는 앞으로 물, 우유, 주스, 스포츠드링크만 마실 수 있고, 학교에는 탄산음료를 가지고 들어올 수도 없다. 비만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개인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학부모와 교사, 보건의료 관계자 등 대다수의 사람들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어린이·청소년 비만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교내 탄산 음료 판매 및 반입을 금지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하였다. |
해당 글을 읽고 제 학생이 요약한 문장입니다.
여러분의 요약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학생 A : (가)는 교내 탄산음료 반입 자체를 금지시키는 학교가 나온다. 이는 탄산음료가 비만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성인병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얼핏 보면 잘 요약했죠?
하지만 이건 ‘내용 요약’일 뿐, 논술에서 말하는 ‘독해력’은 아닙니다.
(가)의 내용만 잘 정리했을 뿐. (가)가 핵심 키워드인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3. 논술에 합격하는 학생은 이렇게 생각해요!
1️⃣ (가)는 교내 탄산음료 반입을 금지한다고 말하네? 근데 핵심 키워드는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이니깐, (가)의 '금지'라는 단어는 '규제'라는 단어로 이해해야겠다!
2️⃣ (가)는 교내 탄산음료 반입을 규제하는 것이 비만과 성인병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네? 그럼 핵심 키워드인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 중 '규제 반대'에 해당하는 제시문이겠다!
그래서, 논술에 합격하는 학생은 이렇게 요약합니다:
링크논술 : (가)는 교내 탄산음료 반입 자체를 규제하는 것을 찬성한다. 탄산음료 규제를 통해 비만과 성인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
4. 왜 이게 중요한가요?
교수님은 학생이 제시문을 얼마나 ‘논리적 틀’로 해석했는지를 봅니다.
다시 말해, “그럴듯하게 요약”한 것이 아니라, “핵심 키워드를 기준으로 치환”했는지를 보는 거죠.
5. 마무리
“(가)가 겉보기에 말하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가)의 단어를 ‘핵심 키워드’로 바꿔서 읽을 수 있는가?”
이게 바로 독해력 있는 학생의 조건입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글을 읽을 때 ‘내용을 정리’하려 하지 말고, ‘핵심 키워드와 연결’하려고 노력해 주세요!
+) 여기까지 읽은 분들을 위한 추가 과제입니다!
제시문 독해력은 머리로만 이해해서는 절대 길러지지 않습니다.
직접 요약해 보고, 핵심 키워드에 맞춰 답안을 써보는 훈련을 하셔야 해요.
아래 예시 제시문을 읽고,
여러분만의 요약문을 댓글에 작성해 주세요!
✔ 핵심 키워드는 ‘규제 찬성과 규제 반대’입니다.
✔ 여러분의 요약을 제가 직접 하나하나 첨삭해 드릴게요.
(나) 지구 온난화와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의 사용과 배출량이 코로나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해 왔다. 그에 따라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피해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20년간 플라스틱 생산량과 폐기물 배출량은 두 배 이상 늘어난 반면 재활용률은 9%에 머물고 있다. 또한 플라스틱 생산과정에서의 화석연료 사용과 비체계적 폐기물 처리 역시 환경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플라스틱 유입으로 인한 환경오염은 생태계 및 인류의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폐기물 처리와 오염 복구를 위한 추가적인 비용을 유발하고 있기 때문에 각국은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부 고시 개정에 따라 지난 2022년 4월부터 카페, 제과점 등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었다. 2022년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32개국 시민 2만 4천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5%가 플라스 틱 일회용품 사용에 대한 규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논술은 결국, 내가 읽은 제시문을 키워드에 맞춰 바꾸는 싸움입니다.”
여러분의 독해력, 지금 이 순간부터 바뀔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역시 학원을 다녔어야 한다~
-
제가 이과인데 수능 최저용으로 생윤 사문을 공부했거든요 두 과목 모두 1등급이...
-
단과야 라이브로 하면 된다지만 재종은 그게 안 될 텐데... 아시는 분 있나요
-
와 진짜 어떡하지 진짜 돈 벌어야겠다
-
공부를 너무 안 함... 긴장감이 안 듦
-
대땅우 2
띵띵땅땅띵
-
음침한 취미 15
혹여나 오르비 닉변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아이민을 메모장에다가 적어놓음
-
3학년은 본격적인 내신을 벗어났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음 2학년 2학기 까지 간신히 버텼는데 또있음
-
어떤게 더 수능에 근접할까요!?
-
화1 내분-> 1
어떨 때 내분 때려야하는지 몰겠음…
-
서울ㄷㅐ 입시 6
수능 판에 오랜만에 들어와서 궁금한 게 있어 질문 남겨요! 서울대 문과 계열...
-
ㅇ
-
진짜 최초 손풀이 보고싶다
-
내일까지 못잘생각하니까 자살마렵다
-
지1 기출 0
oz기출을 할까 아니면 칼레이도스코프를 할까요
-
ㅈㄴ 비싼거아니었음??
-
몇분안에 끊었어요?
-
Siuuuuuu 1
중간 끝났다 ㅋㅋㅋ
-
위에는 두구만 보관 가능 아래는 다섯구
-
과탐 게이야... 수학도 수1 2 ㅈㄴ 못해서 같은 양을 풀어도 1학년보다 시간...
-
기적의 논리 7
지금쯤 잠들고 자정에 일어나서 10시간 벼락치기하다 갈 생각인데 이 경우 시험기간이...
-
광릉기숙학원 잘 아시는분 있나요? 공군사관 정말 가고싶은데 광릉기숙에서 마지막...
-
시대인재 다니면 1
시대 재종 다니면 혼자 공부할 시간 충분한가요?? 주말은 자율등원인가요?? 일주일...
-
닉변완 2
-
시대 재종 다니게 될 거 같은데 일주일 일정?커리?가 어떻게 되나요 일요일도 의무 등원인가요??
-
24 6평 미적 28번 뉴런 한문제인데 왜 해설이 1시간이 넘지 6
아직 안풀어봤는데 쫄리노
-
사문황분들 6
이번 4덮 14번에서 A,D는 어케 아셧나요 A가 뒤르켐이고 D가 낙인은 안되나요?...
-
정시파이터긴한데 학교에서 ebs수업하면 듣기는 하거든요. 근데 내신하는것처럼 분석은...
-
서럽네 2
https://youtube.com/shorts/52mAs4tUT1A?si=WS3bW...
-
오르비언들의 의견은?
-
ㅈㄴ애매하다고해야되나 ㅇㅇ 기출하면서 대가리깨져야함? 극복가능할라나
-
말포이같은 귀족느낌의 남자혹은 여자인데 말투가 4가지 없으면 ㄹㅇ 과생활 재미있을 듯
-
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된다는게 슬프네..
-
데이트하고싶다 6
ㅜㅜ
-
현장응시 아닙니다 오늘아침부터 시간재고품 언매 미적 영어 화1지1 언매 91...
-
내려와서 밥 먹고 같이 놀자는데 난 지금 재수가 더 중요하고 곧잇는 6모만 생각하면...
-
작년에 40몇퍼아니엿음? ㅅㅂㅋㅋ
-
시험보고올게 8
응
-
국어 고정1이어서 그냥 공부 안 하고 쉬었다가 봤는데 89 나와서 진짜 멘탈...
-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했다. 향년 88세.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초의 남아메리카...
-
공부했는데 공부한거 같지 않아 ㅈ된거 같아
-
하루 4-5시간씩 2-3주 해셔 끝낼 수 있는 분량인가요? 2회독+ 소화까지 한다는...
-
welcome 2
-
뭐 한국인이 아니라 글을 못 읽는 거냐 아니면 지성이 원숭이 지성이라 그거 하나...
-
과목 화 미 영어 화1 지1 백분위 92 98 2 99 97 희망편, 절망편을 써주세요
-
11111 4
11111
-
"세상은 또 의인을 한 명 잃었다"…불 꺼줬더니 소화기값 달라 12
식당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을 끈 행인이 도리어 식당 주인으로부터 소화기 값을...
-
난 도대체 왜 널 가질수 없는거야
-
제발 하나씩 팔아주시면 안될까요 왜 계속 모의고사까지 끼워팔기 하는거임 13만원은 좀 아니잖아..
선생님, 실례를 무릅쓰고 댓글을 남깁니다.
위에 소개해주신 방법은 독해력 향상법이라기보다는 글쓰기 방식에 더 가까운 내용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해당 방식은 현재 많은 논술 수업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접근이기도 합니다. 독해력 자체에 큰 효용이 없다는 걸 많은 학생을 가르치며 느낍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