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읽기 자료) 부분과 전체의 함정: 구성의 오류와 경제학의 교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844910
? 부분과 전체의 함정: 구성의 오류와 경제학의 교훈
1. 서론: 논리와 경제가 만나는 지점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 이런 말을 접하곤 한다.
“모든 부품이 가볍다면, 기계 전체도 가벼울 것이다.”
“각 금융기관이 튼튼하면, 금융 시스템 전체도 안전할 것이다.”
겉보기에 그럴듯하지만, 이런 사고에는 치명적인 함정이 숨어 있다.
이 함정을 논리학에서는 ‘구성의 오류(fallacy of composition)’라고 부른다.
이 글에서는 구성의 오류가 무엇인지 논리학적으로 살펴보고,
그 개념이 어떻게 현대 경제학, 특히 금융위기와 정책 설계에 응용되는지를 함께 알아본다.
2. 구성의 오류란 무엇인가?
2-1. 정의
구성의 오류란,
“어떤 전체의 일부가 특정한 성질을 갖는다고 해서,
전체도 반드시 그 성질을 가질 것이라고 착각하는 오류”를 말한다.
이는 논리적 추론 과정에서 빈번하게 나타나는 실수 중 하나이다.
2-2. 예시
- “이 기계의 각 부품은 매우 가볍다. → 그러므로 이 기계 전체도 가볍다.”
- “이 축구팀의 모든 선수는 뛰어나다. → 그러므로 이 팀은 무조건 강팀이다.”
→ 이 둘 다 성급한 일반화다.
왜냐하면 부분의 특성이 결합되었을 때 그대로 유지되리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부품의 숫자가 많다면? 각각이 가벼워도 전체는 무거울 수 있다.
선수 개개인은 뛰어나지만 팀워크가 엉망이라면? 팀은 경기력이 낮을 수 있다.
2-3. 구성 오류 vs 분할 오류
논리학에서는 구성의 오류와 반대되는 개념으로
‘분할의 오류(fallacy of division)’도 함께 다룬다.
오류 이름 | 설명 | 예시 |
구성의 오류 | 부분의 성질이 전체에도 적용된다고 착각 | “각 부품이 가벼우니 전체 기계도 가볍다.” |
분할의 오류 | 전체의 성질이 각 부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착각 | “이 팀은 우승했으니 모든 선수가 뛰어난 것이다.” |
3. 경제학에서 구성의 오류가 왜 중요할까?
논리학에서 다뤄지는 구성의 오류는 단순한 말장난이나 퀴즈가 아니다.
실제로 경제학의 정책 설계와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미시 건전성(microprudential)과 거시 건전성(macroprudential) 규제의 차이다.
4. 금융 규제에서의 두 관점
4-1. 미시 건전성 규제란?
개별 금융기관(예: 한 은행, 한 보험사)의 건전성 유지에 초점을 둔 규제
이 규제는 다음과 같은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모든 금융기관이 자기 위험을 잘 관리하면,
전체 금융 시스템도 안정적일 것이다.”
이 말은 얼핏 맞는 것처럼 들리지만, 바로 여기에 구성의 오류의 위험이 도사린다.
왜냐하면 개별 기관들이 아무리 건전하더라도, 그들의 상호 연결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예기치 못한 위험이 전체 시스템에 파급될 수 있기 때문이다.
4-2. 시스템 전체를 보는 시각: 거시 건전성 규제
이러한 한계를 인식하고 등장한 개념이 바로 거시 건전성 규제다.
금융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접근
여기서 중요한 점은 ‘전체’를 단순히 개별 기관들의 집합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스템(system)’은 단순한 합(合)을 넘어서,
부분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 연결 구조, 피드백 관계를 모두 포함한다.
예를 들어,
- 단순한 ‘전체’는 A은행 + B은행 + C은행을 합한 결과일 뿐이지만,
- ‘시스템’은 A ↔ B ↔ C 사이의 자금 흐름, 위험 공유, 심리적 영향 전이까지 고려한다.
즉, 금융 시스템은 부분들의 목록이 아니라 관계망 자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스템을 전체로 환원해서는 안 되며,
각 부분의 특성 외에도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이 전체 위험에 결정적이라는 관점에서
거시 건전성 규제는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안정성을 확보하려 한다.
5. 2008년 금융위기: 구성의 오류가 불러온 재앙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돌이켜보면,
많은 은행과 투자기관은 스스로는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었고,
한 곳의 붕괴가 연쇄적으로 전체 시장을 붕괴시켰다.
이 위기는 다음과 같은 교훈을 남겼다:
“각자의 건전성을 지킨다고 해서
전체의 건전성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즉, 이는 전형적인 구성의 오류의 실례이며,
경제학이 이를 인식하고 거시 건전성 규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였다.
6. 마무리: 비판적 사고의 중요성
이처럼 논리학에서 배우는 구성의 오류는 단순한 이론이 아니다.
경제학, 정책, 사회 문제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학생들이 이 글에서 얻어야 할 가장 중요한 교훈은 다음과 같다:
✔️ “부분이 옳다고 해서 전체가 옳은 건 아니다.”
✔️ “논리적 오류 하나가 현실에서 막대한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
✔️ “개별적인 사고를 넘어, 시스템적 사고를 길러야 한다.”
기출 문제 학습이 되어 있다면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아니라면 좋은 배경지식이 될 겁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시원띠예
-
모수 사주실분 1
먹고싶어요
-
없어 안목이
-
마음 ㅈㄴ무거움
-
인강민철 마감된것 같아서.. 매월승리 사려는데 매월승리 4~6호 사도 괜찮나요?...
-
여붕이 씻고옴 5
하 뷰르릇
-
천천히 읽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듦 ‘잠깐 내가 이 많은 정보를 이 짧은 시간 내에...
-
키링 득템 1
마리오 그 유령
-
사문 vs 경제 6
생1 버리고 사탐런 생각중인데 사문vs경제 어떤걸 하는게 좋을까요? 서울대...
-
강기분, 새기분으로 옛기출~현기출까지 한 바퀴 끝냈고 확실히 폼은 어느정도 올라온...
-
다 문장단위로 문장의 의미를 읽어야한다고는 하는데 이게 참 어렵네요
-
생윤 공부법 0
실개완 구매해서 보고있는데 이해하는데 어려움은 없긴한데 이렇게 눈으로만 봐도...
-
문학에서 시간 줄이기랑 독서 선지 헷갈릴때 과감하게 별표치고 넘기기 이거 두 개가...
-
의대목표면 3
둘 다 노베라는 가정하에 화1 vs 화2
-
언미영생지 11212 인데요 솔직히 이번 3모 난이도가 국어빼곤 좀 낮았다고 생각이...
-
피 색깔이 은근 심미적으로 존나 아름답네 자극적이면서 영롱하다
-
다담? 강사커리? 시중기출?
-
독재 관리장이 뭔 원장 애빈가 그래서 나이가 많았는데 어느날 등교하자마자 나한테...
-
좀 위험한것같은데,,, 담임쌤은 저 좋게 보시구 성적도 ㄱㅊ긴 해요 근데 지각때메...
-
ebs강의 추천 1
국정원으로 독학하려는데 Ebs도 하려고합니다.대성에서 누구꺼 들을지 추천해주세용
-
4덮 수학 15번 11
풀 때 -x를 u로 치환해서 -x그래프에서 x가 t+로 갈때 -x가 t-에 가니까...
-
43도짜리엿내 1
시펄
-
간쓸개 질문이여 2
간쓸개가 주간지 포지션인건가요? 수특내용 들어가있는??
-
수능위원들이 조직적 문제 판매까지…'사교육카르텔' 100명 송치 6
경찰 1년8개월 수사…유명 학원서 인당 최대 2억6천 수수…업체 3곳·교사 72명...
-
이해원 시즌2 문해전 시즌2 사규시즌2 마려운데... 기다리기 힘들다
-
시발점 미적분 하면서 워크북이나 수분감으로 복습 할려하는데 뭐가 더 좋을까요?
-
궁금함
-
241128 이런거보다 251128 201130 이런게 훨 안풀림 하다 ㅈㄴ 절면서 산으로 가는느낌
-
작수5였고 재수시작하면서 공통이랑 확통 무불개 끝냈고 확통은 김성은쌤 잘 맞아서...
-
조정식이 알려준 붙여읽기 전형태가 알려준 시 읽기 이원준이 알려준 비문학 도식화하기...
-
부상도 준다고 했는데도 안팔리네.. 55로 내릴까
-
양주 먹고잇음 5
존나 쎄잖아 이거
-
26학년도 생2를 선택하신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틀 옮기기에 대해...
-
교과서, 프린트, 개념서, 기출, n제, 모고 안 버리고 모아뒀음 입시 공부법 책도...
-
2025학년도 아주대 입시결과(수시, 정시_의.. : 네이버블로그
-
많은 부분둘이 겹친단 말이야 드릴=중간고사 공부
-
작년에 첨 시작했고 늙은이라 내신도 안해본 상태 개념강의 전형태 듣고 정석민 또...
-
국어 6등급인데 비독원만 듣고 민철T로 넘어가도 되나요? 0
문해력 독해력이 너무 안좋아서 비독원 듣고 민철T 강기본으로 넘어 가려고 하는데요...
-
(‘사탐 과탐을 섞어서 하나씩 할 수가 있구나’) (‘세월이 너무 흘렀더니 나만...
-
26학년도 화2를 선택하신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은 230920을 바탕으로...
-
기준년도는 명목/실질 GDP 둘다 100인거 아닌가요
-
많이 늦어요? 좀 꼴리기는 하는데 진입장벽이라는게 있으니까 고민되네
-
너무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지고.. 제가 의지박약이긴 한데.. 원래는 의지가 생겼었고...
-
26학년도에도 물리학2에 대한 사랑으로 물2를 선택하신 수험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
공부를 하려고 끊고도 못갈지경이면...문제가 있는거겠죠...? 요즘 친구들 말로...
-
시대 월례고사 9
등급컷 어디서 봐요??
-
보통 시즌 중간에 대기 걸면 거의 안빠진다고 봐야하나요? 아니면 생각보다 금방 빠지나요??
-
여러분안녕 1
뻘글원래주기적으로지워야하는데못지워서밀렷어요
-
잇올 팔레트몰에서 23000원이네
-
19) 0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