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옯소설] <너와 만났다> 1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790360
<너와 만났다>
하루하루 그저 그날의 고통을 견디어 내고 잠에 들면, 눈을 뜨고 다음 날이 밝아와있다. 과거에 대한 원망과 향수, 그리고 미래에 대한 지독하리만큼 비관적인 전망...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 울컥, 하고 올라오는 이상과 낙관... 이것들이 내 지난 17년을 상징하는 것들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그래, 중학교 때부터 지금은 내가 겪고 있는 고통이 아무것도 아니라며, 미래에 대한 경각심과, 그 다음 연도에 할 것들에 대한 근거 없는 공포를 불어넣는 말들을, 정말 수도 없이 들어왔다.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정신을 차리게 하려고, 그 다음 연도에 대해 난이도가 훨씬 어려워진다고, 그렇게 매년 강조하면서 한시도 쉬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는 걸, 이미 눈치를 진작 채고 있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2학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조금은 특별한 학년이라고 볼 수 있다. 어느 매체에서든지 노래를 하지 않는가. 청춘과 성숙, 우정과 사랑의 계절.
오랫동안 학생이라는 나이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다, 라는 어른들의 부러움에서, 더 불행해질 것이니 지금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인생에 대해 잘 모른다고 무시하는 것 같은 기분은, 그저 내가 삐둘어진 탓인가. 사랑.... 특히 온갖 소설들에선 18살 첫사랑의 추억을 참 애틋하고도 아름답게도 그려낸다.
하지만 나는.. 사랑을 할 수가 없는 영혼이 되어버렸다. 이미 예전, 한참 예전에, 내 모든 양심과 따뜻한 감정이라는 것들은 찢어지고 불태워져, 오직 가끔씩 그 고통의 여운이 느껴질 뿐이다. 사랑? 우스운 초등학교 시절, 미숙한 중학교 시절. 내가 나 자신을 아껴주고 세상에 존재하는 것 자체에 행복했던, 꿈처럼 아름다웠던 진정한 나의 청춘.
지금 나를 보아라.
이렇게 말을 하고, 사회에 부조리함을 느끼면서도, 정작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고독하면서도 거만하여 타인을 쉽게 만날 수 없는 자. 그런 자에게 누가 등불을 밝혀주고, 세상의 따뜻함을 알려줄까.
이미 검붉게 물들어버린 내 도화지에 무엇을 덧대서 다시 하얗게 만들 것인가.
대체 그 누가. 아름답다고, 과거라는 망각의 망토를 두른 채, 고통은 다 잊고 좋았던 부분만 기억하는 어른들 중 누가, 이것을 이해하겠는가. 이리 삐뚤어지고, 이리 세상을 욕하고, 이리 마음도 몸도, 삐뚤어진 자를.
그래, 그날도 그런 생각을 하던 날이었다.
하늘은 그날따라 너무도 맑았고, 벚꽃은 예쁘게 개화해, 며칠 뒤엔 사라질 아름다움을 붙잡고 분홍으로, 사랑으로 물들어 있던 날이었다.
날이 좋아선가. 하늘이 유독 맑아서였던가. 그날따라... 저기 멀리서 맑게 걸어오는 네가, 원망스러울 만큼 잘 보였다.
그래, 너, 바로 너 말이다.
그날, 비가 내렸다면, 우린 그토록 지독했던 1년을, 보내지 않아도 되었을까. 서로에게 상처가 되지 않았을까.
ㅡ
옯소설 <너와 만났다> 1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ㅈㄱㄴ
-
오늘부터 쭉 기원해야지 그정도 하면 들어주지 않을까
-
.
-
맨유야 이길거면 좀 편하게 이겨줘..
-
카페인보다 속아파서 잠깸
-
어째 비올것같냐 0
내일온다고 돼있는데
-
언매 80 미적 45 정법 32 사문 41
-
햇빛이 너무 뜨거워 한번 발라봐야지 헤헤
-
혹시 이것들중에서 수학문제집 추천을 해주실분.... 2
안녕하세요 수학개념서로 한완수 한시수를 추천받았는데요 작은 소도시에 살고있어서 아예...
-
[질문] 소설 0
수능3 3모 문학 5틀 쉰베르크 4틀 4덮 소설 4틀 시 1틀 독 1틀 시험 볼 때...
-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걸 둘 다 올라가네
-
잘친건가오
-
현역으로 어느정도 괜찮은 대학 갔으면 그냥 다니는 것도 괜찮은 선택 같아요 물론...
-
혹시 재종/단과에서 재고 구할 수 있으신 분들.. 혹은 재종에서 받아서 어차피 버릴...
-
D-209 0
영어단어 영단어장 11day 복습(440단어 일부) 수학 원순열 ~중복순열 고난도 풀기 (5문제)
-
하나는 독서 기술지문 아는 내용이어서 배경지식이 개입하다 오히려 틀림 하나는 문학...
-
더프쨩.. 평갸원도 아닌 허접~ 최저~
-
꾀병 시도했는데 5
쌤이 허락해주셨는데 양심에 찔려서 그냥 가겠다고 함 우이씨ㅜㅜ
-
화작 71 확통 51 영어 79 정법 31 사문 42 4덮 더프 더프리미엄 대성...
-
ㅇㅂㄱ 0
사실 지금 일어난 건 아니고 매월승리 좀 풀고 왔습니다. 20시간을 오늘 24시까지...
-
3덮 미적 62 →→ 4덮 확통 96(15번 틀) ㅁㅌㅊ??
-
재수때 교대갔으면 삼반 안했으려나
-
오늘부터 시작이다
-
3덮 미적 85 나왔는데 뉴런은 좀 어렵네요 꾸역꾸역 듣는게 좋을까요 아님 시발점 들을까요?
-
랜덤사진 1
-
기차또지나간당 6
게을ㄹㄹㄹ렁
-
돌아보니 그때 칼럼러 굵직한 분들이 되게 많으셨네요 가르치는 아이들 공부에 도움을...
-
기차 지나간당 2
부지런행
-
수학 지구 생명 1등급 가능? 화학 영어 문학 2등급 가능? ㄹㅇ? 참고로 일반고 오브 일반고임.
-
님들아 2
잘 잤나용
-
국수는 작년 평가원 고정1 과탐 추이 물1 3-4-3 지1 1-1-4 물리는...
-
야간편붕이고통 2
받는중
-
ㄹㅇㅋㅋ
-
오랜만에 와서 과거 글 타고타고 눈팅하다보니 어언 새벽 4시.. 그 당시...
-
깻다시팔 4
언제다시자냐
-
D-7 ㅇㅈ 0
열심히했습니다 평일에 순공 11시간 반 찍을 줄은 몰랏음
-
수능한다
-
여름방학 때 수특 확통 사서 풀어보면 도움되려나요? 수능 미적이 출신이라 통계는...
-
컴공이나 산업공도 수업 들으려면 과탐 지식 필요함? 3
과탐 안배웠으면 수업 따라가기 빡셈?
-
신통치가 않아 기아도 삼성도.. ..!!!!
-
반박시 사수생
-
그런 날이 오긴할려나
-
물론 좋아요가 훨씬 많지만 다들 그정도로 싫어하나 왤케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지
-
꿈나라 고고 2
굿밤
-
엄….ㅋㅋㅋㅋㅋㅋㅋ ㅅㅂ
-
서른살 0
무언가를 이미 이루어 낸 서른살은 한없이 가벼운 나이이지만, 아무것도 없는 서른살은...
-
오? 0
후후
문학소녀 ㄱㅁ
소?녀
저거 다음 화 생각 안하고 적어서 ㅈ됨 다음화 어케적누

나도 내일 적어봐야지으흐흐
누구를 만났을ㄲ ㅏ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