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문학은 비문학이 아닙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784330
문학 문제가 풀리지 않을 때 일부 사람들은 자신이 지문을 해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보는 눈이 있었더라면, 문학을 더 잘했더라면 지문을 읽을 때 정답 선지가 의미하는 내용이 보였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문을 읽을 때 더 꼼꼼히 읽고 내제된 의미를 파악하려는 경향을 보여요.
하지만 이러한 읽기 방법은 수험생에게 적절하지 않아요. 물론 꼼꼼히 읽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문학 지문은 빠르게 읽어야 해요. 그리고 숨은 의미를 파악하려고 시도하다가 수험생의 상상력이 개입해 지문을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어요. 수능 문학은 해석을 요구하지 않아요. 오로지 제시된 선지에 대한 판단만을 요구할 뿐이에요.
상위권 수험생이라도 지문의 내용만을 보고 정확한 의미를 파악해 내기 어려워요. 문학은 비문학이 아니에요. 정답이 온전하게 지문에 쓰여 있지 않아요. 독서의 경우에는 지문의 내용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문학의 경우에는 선지의 개연성을 파악하는 과정이 중요해요. 그리고 이 개연성은 지문을 보고 떠올리지 못한 생각이라고 하더라도 선지를 본 이후에 판단할 수 있어요.
문학 지문을 읽을 때는 중요한 정보만 캐치하면서 빠르게 속독해야 돼요. 무슨 상황이 일어나고 있는지, 드러나는 정서는 어떠한지 위주로 잡으면서 읽어도 충분히 문제들을 풀어낼 수 있어요.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면 개연성을 판단하는 실력이 아직 부족한 것이지 지문의 속뜻을 파악하는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에요.
특히 어려운 지문이 나오면 지문을 읽을 때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더더욱 어려워져요. 이런 지문이 나오면 글이 읽히지 않는 느낌이 들 수 있어요. 하지만 그게 정상이에요. 지문에 쓰여 있는 내용은 있는 그대로만 파악하면 돼요. 아무리 어려운 지문이어도 긍정적인 내용인지 부정적인 내용인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잖아요. 있지도 않은 숨은 의미를 찾아내려고 할 필요 없이, 글자 그대로 지문을 받아들이면 돼요. 오히려 문학 지문에 파고들려고 하다가 정작 중요한 내용을 놓쳐 버리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어요.
시, 소설, 극, 수필 등을 읽을 때에는 지문에서 무언가를 더 파악하려고 하지 않아도 돼요. 상황, 정서, 시상의 전환과 같이 중요한 정보들만 잡고 가도 모든 문제를 맞추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어요. 오히려 문제를 푸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기 있는 주요 정보들 위주로만 끌고 가는 연습을 해야겠죠.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안무섭나
-
혹시 재종/단과에서 재고 구할 수 있으신 분들.. 혹은 재종에서 받아서 어차피 버릴...
-
더프 15번 0
극한으로 안줘도 되는거 아닌가
-
드릴 그만풀고 다시 기출로 가야 할 듯.... 6모 끝나고 술처먹으려 했던 내자신이...
-
이거때매 벌써재종가야되나 고민이긴함.. 물론 6월이후엔 슬슬 갈각 잴라고 하긴했다만...
-
언 82 미 72 영어 97 물1 37 지1 39
-
대성에 괜찮은 입문~ 초반애 풀만한 엔제 많은거같은데 대성패스 사야하나
-
정보정리로 절대 못맞힘 문장 자체가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되야 보기가 해석될 수 있게 만든 문항
-
젭알
-
싫어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니까 나름대로 줄여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차단...
-
이게 검은점 흰점 차이가 함수값 극한값 차이인지 무슨 다른 차이인지 번번이...
-
어휴언제다팔로잉하지
-
둘 중 뭐가 더 나은가요 노베에요
-
근데 정보가 너무 잘못된...
-
4덮 수학 3
15 22 28 30 중 그나마 풀만한게 뭔가요? 저거 4개 틀려서
-
글씨체는 보이시는대로입니다
-
사유: 시험기간
-
컴공 ㄹㅇ망함? 18
문과급임? 에반데ㅋㅋ 광운대컴공정도과탑이라 했을 때 어디정도 감?
-
뉴런 기출 각 1회독씩하고 2회독이랑 병행할때 ㄱㅊ은 난이도임?
-
토사구팽 0
오 이건 좀 잘쓴듯
-
선착 5명
-
사면초가 2
-
덕분에 고지자기를 날먹하게 됬습니다.
-
안녕하세요 '지구과학 최단기간 고정 1등급만들기' 저자 발로탱이입니다. 지난 1년간...
-
4덮 언매 2
88인데 무보 1 ㄱㄴ?? 안되면 서운한데..
-
근데 어케 줌 ..? 찾아가야함??
-
진짜 불쾌한 괴물 소리 가래 낀 ..? 소리?… 너무 불쾌해서 내면이 이상한 느낌...
-
파데 킥오프 끝냈는데 수분감 풀고 뉴런가도 될까요? 시발점 안들어서 좀 안맞을라나 걱정되네요
-
공산당 선언문 1
잃을 것은 사슬이요 얻을 것은 전세계다 문구가 지립니뇨
-
두지문 풀고 분석하는데 2시간 넘게 걸리도… 지문이 조금만 어려워지고 길어져도 다...
-
국어는 기출만 무현반복하고 사설할 시간에 물떠놓고 기도한 뒤 수학에 몰빵해야 하는게 아닐까
-
요새 문과에 쳐맞고 있음 교수님은 취업 이야기 나오면 대학나온다고 꼭 취업해야하는...
-
학교까지 왔는데 12시간 어케 채우나 막막하네
-
귀여워 5
-
소소한 행복은 존재하지 않다는 말. 행복은 소소함에서 올 수 있지만, 그곳에서 오는...
-
와 체대 때도 따로 빠져서 공부하는 애 있네 ㅎㄷㄷ 3
물론 시험기간이랑 겹쳐버리긴 했는데 좀 대단하네
-
입학한 사람들 ㄹㅇ 개조졌네 한 18? ~ 21? 쯤 학번들 챗지피티 이후에 입학한...
-
유튜버님이랑 무관하게 노베가 7개월 만에 경희대 가능합니다 3
제가 가르쳐서 그렇게 된 건 아니지만 Liam님이 노베에서 2달 만에 국어 백100나오는 거 보면요
-
메디컬 지1지2 할지 사탐할 지 갑자기 심히 고민되네요 8
의대증원도 취소된다고 하니 과탐으로 밀고가는게 더 힘들어진건지 그럼 사탐으로 돌려서...
-
대각 합 180도 활용해서 삼각함수 변환하고 코사인법칙 쓰면 풀리는듯
-
그건 바로 저였구요 ㅎㅎ 오르비에 온 지 넉 달이 다 되어가네요 제 칼럼 읽어주시는...
-
1.돈의 가치가 낮고 and 물가가 낮다 부정형은 2.돈의 가치가 높다 or 물가가...
-
4덮 경제 뭐임 4
서바급인데 3모 10분컷 50점 3덮 45점인데 4덮 - 1장 간신히 풂ㅋ
-
“‘학생은 왕’ 여기며 학교를 놀이판으로… 내가 더 설레더라”[데스크가 만난 사람] 4
이길여 가천대 총장이 경기 성남시 본교 교정의 광장에 자리한 학교 상징 캐릭터...
-
아예 사실과 추론적 사고를 묶어서 성취기준으로 밝힘 1
내용파악(사실적) + 추론적 사고가 엮여있는걸 보니 사실과 추론을 나눠서 생각하지 말라는 뜻인듯
-
갈때가 얼마 안남은것 같은 느낌임
-
44?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해석이나 숨은의미 찾으려고 하지 마라는 강사가 하는말이 문학의 비문학화인데
뭐지

흠.. 그것도 맞는 말인데 ㅎㅎ문학이랑 비문학이 다르면서도 비슷한 측면이 있네요
선지판단시 비문학화. 해석이나 숨은의미가 아니라 팩트 그자체로 결단(강사님 말),
지문은 비문학과 다르게 문학처럼 읽어라 (글쓴이님 말)
팩트체크 중심으로
지문이랑 선지랑 짝맞추기
뇌피셜 빼기 맞나요

맞아요! 뇌피셜이 들어가지 않는 게 중요하니까요~그래도 대놓고 드러나는 감정어 ex 슬픈
이런거는 체크해두는거 ㄱㅊ나여
넵:) 읽는이의 주관이 들어가지 않는 선에서 어떤 방법으로든 편하게 읽으시면 돼요!

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제가 학생들한테 항상 해주는 말이랑 거의 일치하네요. 확실히 문학 잘하는 사람들은 결이 다 비슷한가봐요

국어를 가르치는 분이시군요! 좋은 말씀 감사해요^^비문학이 강력해지는 팁이나 칼럼은 없을까요.

비문학 관련 칼럼도 준비해 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