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나의 살던 고향은'은 일본어투라서 고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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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빠름이 살과 같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 피는 산골'과 같은 문장들을 일본어의 영향이라거나 일제강점기의 잔재라거나 하면서 이런 문장구조를 수정 내지는 순화하자는 주장이 종종 보임. '내가 살던 고향'이 옳고, '나의 살던 고향'은 비문이라는 주장이지. 학계에서는 관형격이 의미적 주격을 나타낸다고 하여 주어적 속격이라는 명칭을 씀.
그렇지만 이런 구조는 일본어뿐 아니라 몽고어, 만주어 등의 아시아의 언어에서도 보이고 영어 등의 서양의 언어에서도 보임. 또 우리나라에서도 주어적 속격은 유래 깊은 표현임
6평의 지문에서 얘기하듯이 중세국어에도 그러한 구조가 보이고 심지어 고대국어에서도 보임!!(아래의 향가 현대어 해석은 김완진의 해석을, 중세어 번역은 이동석(2011)을 따름)
ㄱ. 乾達婆矣 游烏隱城叱肹良望良古 <彗星歌>
(乾達婆의 놀던 잣흘랑 바라고)
(乾達婆의 놀던 城을 바라보고)
ᄂ. 修叱賜乙隱頓部叱吾衣修叱孫丁 <隨喜功德歌>
(닷가샬 頓部ᄉ 나의 닦을손뎌)
(닦으시는 것은 모두 나의 닦는 것이구나)
ᄃ. 皆吾衣修孫 <普皆廻向歌>
(모든 나의 닦을손)
(모든 나의 닦은)
삼국유사에 실린 향가에서는 矣가, 균여전에서는 衣가 관형격조사 '의'를 나타내는 차자 표기로 쓰였음. 의미적으로는 乾達婆, 吾가 주어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주어적 속격 구문이라 할 수 있음.
향가는 보통 작품에 따라 7~10세기에 쓰여진 걸로 추정되는데 현존하는 모든 향가의 기록은 후대의 기록임. 향가가 그대로 이어졌다고 간주하는데 위의 걸 다 러프하게 10세기로 잡아도 900년대에도 우리말은 주어적 속격이 쓰였음을 알 수 있음.
고려시대의 석독구결에서도 주어적 속격이 보임
얘네들은 13세기 구결문의 예시인데 역시 13세기에도 주어적 속격 구문은 존재했음을 알 수 있음. 얘가 '의'를 나타내던 구결자임.
24 6평에서도 언급됐지만 중세국어에도 주어적 속격은 꽤 보였는데 다른 예시도 상당히 있음.
(현대어 해석은 ㄱ-1은 "하루에 이십 리를 가시나니, 전륜왕의 가시는 것과 같으시니라." ,"검문엔 북쪽 사람의 오는 것이 오히려 조격하도다(어렵도다)"
ㄱ-2는 "사리불이 수달의 만든 자리에 올라 앉으매")
또 중세국어뿐 아니라 근대국어에서도 보임. 아래는 18세기의 예문임
(현대어 해석은 각각
"유비가 비록 구천을 일찍 갈지라도 부인의 안쓰럽게 여김을 얕게 생각하지 아니리라"
"老身(늙은 몸)의 오늘 절함은 단지 아자(자식)을 위함이 아니다"
"이년의 함부로 이름을 듣지 마소서")
그렇지만 주어적 속격의 예시가 중세보다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함. 그렇다면 주어적 속격은 일본어의 영향 때문에 다시 부활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 보기는 어려움. 용례가 줄긴 하지만 못 찾을 정도는 아니고 아예 안 쓰인 것도 아님. 세기별로 기록을 계속 찾을 수 있는데 현대에 남은 주어적 속격은 과거 우리말의 흔적 내지는 잔재라고 보는 것이 좋음. 11ㄱ은 19세기, 12ㄱ은 20세기 초의 기록임. 일본어 때문에 주어적 속격이 생긴 거라는 주장은 국어사를 잘 모르는 탓에 나온 주장임.
주어적 속격의 경우 몇 백년 동안의 문헌에서 계속 사용되었기 때문에 한국어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던 표현임을 알 수 있고, 주어적 속격은 일본어만의 고유한 특성이 아님. 한국어에서도 전통적으로 쓰였지만 다른 언어에서도 보이는 특성임(보편적까지는 모르겠지만). 즉 한국 외적인 영향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것.
참고로 독서와 문법 II 교과서에도 있었다는데 교육과정 개편되면서 지금은 언급이 사라짐
이동석(2011) 일부 국어 관형 표현의 일본어 영향설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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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근데 언어는 서로 주고받는 거니까 일본어에서 왔다고 막 적대하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실생활에 깊숙이 녹아든 경우라서요.
일본어에서도 ~적이라는 표현을 그리 많이 쓰는 것 같진 않은데... 제 체감상으로는 한국어보다도 덜 쓰는 것 같은데 일본어에서 왔다는 게 정설인가요?
정확히 얘기하자면 근대 일본에서 영어의 ‘-tic, -tique’ 등을 번역할 때 음이 비슷한 -的를 썼습니다. 물론 음도 비슷했지만, 전통적인 중국어의 的의 허사(조사와 비슷함) 용법에 영향을 받아 的를 썼다고 보는 편입니다.
지금이야 的은 한국어의 어엿한 접미사로 정착했지만 그전에는 번역차용어로서의 기능이 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