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풀이하기 전 가지면 좋을, 간단한 국어에 대한 인식(in 문학)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549792
안녕하세요, 저번 독서 칼럼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어 인식 독서편>
이번 칼럼은 문학에 관련된 내용으로, 기본적인 틀은 독서 칼럼과 비슷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디까지나 간단한 인식이라는 느낌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n 문학> - 수능 문학은 차갑다. 우리에게 공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게 부드러운 비문학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수능'이라는 말이 붙지 않은,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 문학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굉장히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시간을 순삭시키는 재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나왔다', '언어를 아름답게 표현한다' 같은 말들을 듣곤 합니다. 굉장히 좋은 말이죠.
'언어를 다양하게 다룸으로써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리고, 감정을 연상시킨다'는 문학의 순기능을 나타내는 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문학은 독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줌으로써 그 기능을 얻고는 합니다.
이제는 문학 앞에 '수능'이라는 말을 붙여 봅시다.
우리가 봐 왔던 '수능' 문학의 지문들과 문제 그리고 그 출제자는 우리에게 일반 문학과 같은 '감상하고 해석할 자유'를 부여했었나요?
사실 생각해 보면 전혀 아닐 겁니다. 정답을 골라내야만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출제자의 의도대로, 보편적인 형태의 해석을 해야만 합니다. 제아무리 우리가 지문 내용에 대해 다른 생각과 해석을 갖고 있더라도 말이죠.
이쯤에서 제 관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수능의 관점에서 문학과 비문학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문학은 1) 소위 감성적이고 2) 감상 및 해석의 방향성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3) 어찌 보면 주관적인 글입니다.
일반적인 비문학은 1) 자명한 사실들에 기반하고 2) 해석을 하더라도 옳은 방향이 정해져 있으며 3) 객관적인 글입니다.
언뜻 수능의 관점에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비문학은 비슷하지만, 문학은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수능의 문학은 1) 감성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2) <보기> 등 문제를 풀기 위한, ‘옳은’해석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해석 방향이 정해져 있고, 옳은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걸 앞에서 봤습니다. 맞습니다. 일반적인 비문학이죠.
1) 22 6평 [32~34] 김광규, 『대장간의 유혹』
문학 공부를 하다 보면 많이 보았을 김광규의 '대장간의 유혹'입니다.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껴질 때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어할 정도구나' 같은 유사 공감이 가능한 내용이 적혀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문학을 독해하는 상황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수능 문학은 소위 '차갑습니다'. 우리에게 공감적인 해석을 요구하지 않고, 오직 그들이 설정한 방향 위에서 걸어가길 원합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플라스틱 물건', '현대 아파트'와 같은 것들은 현대적인 것들로, '털보네 대장간'은 현대화 / 산업화로 인해 사라진 공간으로 해석하라는 방향성을 <보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기>가 없었더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소위 '수능에서 옳은' 방향이기도 합니다.
추가적인 팁이라면, 위의 하이라이트 표시와 같이 '털보네 대장간'을 수식하는 '사라진'에 주목, 둘을 합쳐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으로 보는 것이 조금 더 해석 방향을 잡기에 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결국 답은 정해져 있고, 그것을 찾아가는 길도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주는 것이 수능 문학과 그 지문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이게 부드러운 형태를 한 비문학이 아니면 뭘까요? 문학 지문을 비문학처럼 필요한 정보만 이해해가면서 읽고 중요도를 따져가며 읽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최소한 고득점을 노린다면, 그러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1) 22 6평 [28~31] 작자 미상, 『채봉감별곡』
22 6평에 제시된 채봉감별곡 지문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하니 ~~해서 ~~하니, ~~하더라. 와 같은 소위 '긴 문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지문을 읽을 여건이었다면 좋았겠지만, 풀이를 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에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을 시간도, 부분별로 뜯어가며 읽을 시간도 없습니다. 필요한 것만 골라내야 하죠.
간단하게 하이라이트를 통해 읽을 만한 부분을 골라내 보았습니다. 그를 통해 제시된 부분을 요약하면,
1. 꿈을 꾸었는데 - 그 안에서 장필성이 답시를 보면서 울고 - 송이가 가서 마주(같이) 엉엉 울더라.
2. 이 감사가 이래저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웠는데 - 송이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서 나와 보니 책상 위에 뭘 써서 놓았더라 - 보니까 추풍감별곡(그리움을 담은 것)이었다.
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더 짧게 요약하자면 '송이가 꿈에서 장필성을 만나 엉엉 울었는데 이 감사가 그걸 듣고 갔더니 추풍감별곡이 있었음'이라는 한 문장으로 만들 수 있겠죠.
이처럼 필요한 정보만 뽑아내고 보면 문학도 길이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지문의 길이가 길다고 해서 막막함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러한 독해에 부족할 수 있는 2%의 디테일을 채워 주는 것이 개념어,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과 같은 것들입니다.
갈래에 따라 필요한 관점과 배경 지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수능 문학을 풀 때 필요한 것은 내용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개념어, 시대상, 작가의 성향 같은 '배경 지식'과 그를 적용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국 문학은 감성 살짝 섞여 보이는 비문학에 불과하니까요.
갈래별 해석 방법이나 문제 해석법 등과 같은 세세한 부분은 충분한 설명을 드릴 수 있게 여러 분석과 작업 후, 칼럼을 통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이나 보고 싶으신 주제들은 언제든 댓글로 달아주세요!
유익하게 보셨다면 좋아요 + 팔로우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시대인재 물리 6
시대인재라이브로 현정훈 듣는데 강좌만 뜨는데 볼텍스랑 브릿지는 어디서 살 수 있나요?
-
주변 학원들 전화해보니 다 마감됐다고해서 어쩔수없이 집에서보거나 기차타고...
-
언급이 아에 없네
-
아오 환율시치 3
아.
-
들어올때마다 바뀌어 있음;,
-
확통 미적 기하
-
국어 고정1이면 14
정법 지금 시작해도 만점 나와요?사탐에 감이 아예 없음 누가 국어 잘하면 정법하라길래...
-
국어 양 7
국어에서 양을 늘리라는게 양치기를 하라는건가요? 그럼 기출가지고만 양치길ㄹ...
-
1. 집근처 잇올 70만원정도 화장실 맘대로 못가는게 좀 에바같음.. 6.9모 따로...
-
[유튜브 23만뷰 돌파!!!] 수능 영어 풀어주는 AI 프로그램 개발? [노병훈 영어강사, Roy] 수능 CDI 풀이법 프로그램, 로블정음 영어독해법 0
이 칼럼으로 영어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많은 학생분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와 희망을...
-
칼럼 뭐쓰지 0
소년애 지문 뜯어보기 이런거 할까 아님 강화약화의 일반적해법이나
-
국어 자습용ㅊㅊ 0
새기분 듣는중인데ㅜ 학교가는날엔 인강듣기 좀 버겁기도하고 혼자서 생각하고 풀만한...
-
정승제. 개념의 신. 공수2. 중 명제파트만. 보려고 하는데요 (선행용으로) 문제집...
-
진짜 마음이 싱숭생숭하네.... 아효......
-
22도 23도네 2
다다음주면 30도될듯
-
늦게 찾아온 만큼.... 3월말에 잠깐 여름 찍먹하고 다시 겨울이었다가 이제야 계절이 정상화된 느낌
-
버스로는 2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정류장이 제 집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
.
-
13 14 21 28 29 계속 틀리는데 뭘 해야좋을까요 21 29은 그렇다 처도...
-
정답률 파악을 위해 문항마다 투표 올립니다. +국어 해설 작성에 능한 야인을 찾고자...
-
시발 존나 싼티나잖아~
-
”수학 익힘책“
-
1. 사설모나 기출 등을 풀어본다. 2. 끌리는 포인트를 찾는다. 3. 그...
-
남정네들이랑 꽃 잠깐 보고 다시 들어와서 우렀어
-
참가비 걷기
-
일단 말도 안되는 굇수들이 수학 문제를 촤라락 풀고 자랑질을 할 것 이다 이때 너는...
-
육진방언 글로 3만 덕 넘게 벎 캬캬
-
왤케 웃기지ㅋㅋㅋㅋ
-
2025학년도 한림대 입시결과(수시, 정시_의학과 포함) 1
2025학년도 한림대 입시결과(수시, 정시_의.. : 네이버블로그
-
모의고사는 어케 되는거임? 연기?
-
젖지 대머리에 빠져서 할수가없어
-
헛소리하길래 뒤질래?라고 했더니 이러는데 사귈까요?ㅇㅇ
-
사탐런 경제 선택하려는데요. 제가 금머갈은 아니라서 막 효율적인 풀이를 잘하지는...
-
911이후 제일 심각한 수준으로 내리는데 이게 끝이 아닐것같음
-
토레타 사긴 아까운디 포카만 따로 구해도 가격차이 크게안날듯
-
오늘할꺼 0
피램 오답 피램 독문1일치 국어 주간지 영어 주간지 2일치
-
이항대립,삼항대립,붙여읽기,끊어읽기,구조독해,그읽그풀 이게 다 뭐임 이거 다...
-
딱 한명만 아는데 굉장히 어이없는 질문글이였음
-
그냥 입문n제급인가요?
-
키미가 우타이 보쿠와 오도루
-
올해 지역+기균 점수랑 작년 지역인재 점수랑 비교해서 기사쓰고있음ㅋㅋ
-
영어듣기 노베 1
영어듣기 공부중인데 문장들을 다 알아듣지 못하고 몇개의 문장, 단어들로 답을...
-
안녕하세요, 오르비클래스 영어강사 김지훈입니다. 3월 모의고사가 끝나고, 여러면에서...
-
백분위 98이란 말이죠… (고2땐 1~2 진동이었음) 이게 제 실력이 상승한 건지...
-
저번에 지원했는데 떨어졌는데 ㅜ 슈릅
-
바로 나였음 ㅎㄷㄷ
-
[국어] EBS수특 연관 기출 (법, 경제, 사회) 1
[경제] 채권의 수익률(p.113) : 11수능 지급 준비 제도 / 경제 정책에서...
-
한수 모의고사 1
작년 파이널 2 58점 ㅋㅋ 3등급 찍는 것 보다 죽는 게 더 빠를 듯
카드뉴스 등의 형태로 가공된 자료는
인스타그램 @krhyunn에서 업로드 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