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풀이하기 전 가지면 좋을, 간단한 국어에 대한 인식(in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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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번 독서 칼럼에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
<국어 인식 독서편>
이번 칼럼은 문학에 관련된 내용으로, 기본적인 틀은 독서 칼럼과 비슷하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디까지나 간단한 인식이라는 느낌으로, 너무 무겁지 않게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in 문학> - 수능 문학은 차갑다. 우리에게 공감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게 부드러운 비문학이 아니라면 무엇인가?
'수능'이라는 말이 붙지 않은, 그냥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 문학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굉장히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때도 있고, 때로는 시간을 순삭시키는 재미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글을 읽다가 눈물이 나왔다', '언어를 아름답게 표현한다' 같은 말들을 듣곤 합니다. 굉장히 좋은 말이죠.
'언어를 다양하게 다룸으로써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리고, 감정을 연상시킨다'는 문학의 순기능을 나타내는 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문학은 독자에게 '해석의 여지'를 줌으로써 그 기능을 얻고는 합니다.
이제는 문학 앞에 '수능'이라는 말을 붙여 봅시다.
우리가 봐 왔던 '수능' 문학의 지문들과 문제 그리고 그 출제자는 우리에게 일반 문학과 같은 '감상하고 해석할 자유'를 부여했었나요?
사실 생각해 보면 전혀 아닐 겁니다. 정답을 골라내야만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출제자의 의도대로, 보편적인 형태의 해석을 해야만 합니다. 제아무리 우리가 지문 내용에 대해 다른 생각과 해석을 갖고 있더라도 말이죠.
이쯤에서 제 관점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일반/수능의 관점에서 문학과 비문학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문학은 1) 소위 감성적이고 2) 감상 및 해석의 방향성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는 3) 어찌 보면 주관적인 글입니다.
일반적인 비문학은 1) 자명한 사실들에 기반하고 2) 해석을 하더라도 옳은 방향이 정해져 있으며 3) 객관적인 글입니다.
언뜻 수능의 관점에서도 비슷할 거라고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비문학은 비슷하지만, 문학은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수능의 문학은 1) 감성적인 내용이 들어가 있지만 2) <보기> 등 문제를 풀기 위한, ‘옳은’해석 방향이 정해져 있습니다.
해석 방향이 정해져 있고, 옳은 것이 자명하다. 우리는 이걸 앞에서 봤습니다. 맞습니다. 일반적인 비문학이죠.
1) 22 6평 [32~34] 김광규, 『대장간의 유혹』
문학 공부를 하다 보면 많이 보았을 김광규의 '대장간의 유혹'입니다.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껴질 때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어할 정도구나' 같은 유사 공감이 가능한 내용이 적혀 있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문학을 독해하는 상황이었다면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수능 문학은 소위 '차갑습니다'. 우리에게 공감적인 해석을 요구하지 않고, 오직 그들이 설정한 방향 위에서 걸어가길 원합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플라스틱 물건', '현대 아파트'와 같은 것들은 현대적인 것들로, '털보네 대장간'은 현대화 / 산업화로 인해 사라진 공간으로 해석하라는 방향성을 <보기>를 통해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기>가 없었더라도 이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이 소위 '수능에서 옳은' 방향이기도 합니다.
추가적인 팁이라면, 위의 하이라이트 표시와 같이 '털보네 대장간'을 수식하는 '사라진'에 주목, 둘을 합쳐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으로 보는 것이 조금 더 해석 방향을 잡기에 편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위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건 결국 답은 정해져 있고, 그것을 찾아가는 길도 다 정해놓은 상태에서 주는 것이 수능 문학과 그 지문이라는 결론입니다.
그렇다면, 이게 부드러운 형태를 한 비문학이 아니면 뭘까요? 문학 지문을 비문학처럼 필요한 정보만 이해해가면서 읽고 중요도를 따져가며 읽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요? 최소한 고득점을 노린다면, 그러지 않을 이유는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1) 22 6평 [28~31] 작자 미상, 『채봉감별곡』
22 6평에 제시된 채봉감별곡 지문의 마지막 부분입니다. ~~하니 ~~해서 ~~하니, ~~하더라. 와 같은 소위 '긴 문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간을 들여 지문을 읽을 여건이었다면 좋았겠지만, 풀이를 하고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이에 하나하나 공감하며 읽을 시간도, 부분별로 뜯어가며 읽을 시간도 없습니다. 필요한 것만 골라내야 하죠.
간단하게 하이라이트를 통해 읽을 만한 부분을 골라내 보았습니다. 그를 통해 제시된 부분을 요약하면,
1. 꿈을 꾸었는데 - 그 안에서 장필성이 답시를 보면서 울고 - 송이가 가서 마주(같이) 엉엉 울더라.
2. 이 감사가 이래저래 잠을 이루지 못하고 누웠는데 - 송이 방에서 우는 소리가 들려서 나와 보니 책상 위에 뭘 써서 놓았더라 - 보니까 추풍감별곡(그리움을 담은 것)이었다.
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더 짧게 요약하자면 '송이가 꿈에서 장필성을 만나 엉엉 울었는데 이 감사가 그걸 듣고 갔더니 추풍감별곡이 있었음'이라는 한 문장으로 만들 수 있겠죠.
이처럼 필요한 정보만 뽑아내고 보면 문학도 길이가 그리 길지 않습니다. 지문의 길이가 길다고 해서 막막함을 느낄 필요가 전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이러한 독해에 부족할 수 있는 2%의 디테일을 채워 주는 것이 개념어, 작품에 대한 배경 지식과 같은 것들입니다.
갈래에 따라 필요한 관점과 배경 지식은 다를 수 있겠지만, 수능 문학을 풀 때 필요한 것은 내용에 대한 공감이 아니라 개념어, 시대상, 작가의 성향 같은 '배경 지식'과 그를 적용하고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결국 문학은 감성 살짝 섞여 보이는 비문학에 불과하니까요.
갈래별 해석 방법이나 문제 해석법 등과 같은 세세한 부분은 충분한 설명을 드릴 수 있게 여러 분석과 작업 후, 칼럼을 통해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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