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글싸개 [1325791]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3-12 21: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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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교과서는 왜 '꽈'로 발음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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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문법이라면 "한자어의 수의적인 사잇소리 현상!"이라고 설명했겠지만 언어학에서는 이런 애매한 설명을 용납할 리가 없다. 여러 국어학자들의 연구를 대충 종합해 보면 한자어의 수의적인 경음화는 특정 한자가 특정 의미와 특정 용법으로 쓰일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특정 용법이란 접미사적 성격이다. 


우리는 한 호흡으로 발음하기에 경음화를 한다. 뭔 소리냐면 자연스럽게 특정 단어를 말하면서 성대의 진동이나 긴장이 자연스레 바뀌고 그에 따른 발음이 나온다는 얘기다. '먹다'는 한 호흡으로 발음하기에 [먹따]로 발음한다. 그렇지만 휴지를 두어, 그러니까 한 호흡으로 자연스레 발화하지 않고 일부러 쉼을 두고 발음을 하면 [먹#다] 즉 어미 부분인 '-다'를 평음으로 발음하게 된다. 격음화나 비음화, 유음화 등도 마찬가지다. 


특정 한자가 접미사는 아니지만 접미사적 성격을 띄어 앞의 단어와 딱 달라붙어 쓰인다면 우리는 그것을 두 개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인식하지 않고, 한 뭉탱이로 생각하게 되면서 한 호흡으로 말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음운 변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科는 유명한 접미사적 한자이고, 科가 붙으면 어지간해선 다 경음화를 하는데 그 배경에는 이러한 인식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더욱 근본적인 의문은 어째서 경음화가 일어나냐인데, 그건 솔직히 언어학보다는 해부학에 가깝지 않나 싶다 ㅋㅋ

이런 식으로 성대의 진동 여부를 연구하고 분석해야 정확한 기제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  

rare-쉬라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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