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다항식 전개 다 해줬잖아, 근의 개수 의미 없다고 해줬잖아, 그냥 X발 다 해줬잖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419708
꽤나 절은 학생들이 많았던 작수 21번
분모에 f가 있는 것 만 보고 f를 표준형으로 변형해서 f=0의 근을 가지고 어떻게 해보려 했을 수험생들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f가 분모에 있는 식의 극한값의 존재성을 묻는 문제니까 f=0가 되는 값을 찾는 건 당연히 해야 할 행동이 맞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기껏 평가원이 일반형으로 제시해 준 식을 다시 표준형으로 바꾸고 -cde=4라는 못생긴 조건을 시험지 구석탱이에 적어두는게 과연 맞는 일일까요?
아닙니다.
왜냐구요? 왜냐하면 평가원이 분자에 제시한 f(2x+1)이라는 식에 의해서 해가 단 하나라는 것이 너무 자명하게 드러나거든요.
시작하기에 앞서
라는 식이 있다고 합시다. 이 식을 좌표 평면에 나타내면 중심이 원점이고 반지름의 길이가 1인 원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제 이 식에서 변수 x대신 2x를 대입한면
이 되는데 미적이나 확통 선택자들은 생소할 수 있는 타원의 방정식의 형태를 띠게 됩니다. 하지만 이차곡선을 잘 모르는 분들이더라도 저 방정식이 (+-1/2, 0)과 (0, +-1)을 지남을, 즉 원래의 원 방정식이 지나던 (+-1, 0)과 (0, +-1)을 떠올려볼 때 x축의 방향으로 1/2로 줄었다는 생각이 드실겁니다. 그럼 이번엔 y도 같은 짓을 해볼까요?
다시 원의 방정식이 되었습니다. 반지름이 1/2이 된 채로 말이죠. 그 말인 즉슨 y대신 2y가 합성된 경우 y축의 방향으로도 1/2로 줄어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분자에 있는 f(2x+1)이라는 것도 어떻게?
'y=f(x)의 그래프가 x축의 방향으로 1/2만큼 줄어들고 x축의 음의 방향으로 1/2만큼 평행이동'
한 것으로 인식한다면 근이 둘 이상인 경우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왜냐? f가 둘 이상의 근을 가지고 있다면 근 사이의 간격도 1/2가 되어서 f=0이 되는 인수들을 f(2x+1)이 절대 커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을 일반형으로 제시한겁니다. 삼차함수의 특성상 무조건 근을 하나는 가지게 되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표준형으로 식을 쓰는게 더 불편하니까 처음부터 일반형으로 줘버린겁니다.
다항함수는 근이 무엇인지만 알아도 함수 자체를 결정해버릴수 있다는 특성이 매우 강력합니다. 하지만 이것에 매몰되어 다항함수의 근이 메인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도 무작정 표준형으로 다항함수를 바라보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평가원은 옛날부터 이런 사인을 계속 줬습니다.
단지 이과 수험생이 다항함수를 접하는게 오랜만이라 그런 정보가 실전되거나, 풀고도 깨닫지 못 했을 뿐
4차함수에 x^2이 인수로 포함되었음에도 굳이 일반형으로 줬습니다. 왜냐? 근의 개수, 근의 위치는 중요한 게 아니니까.
미분해서 극댓값이 되는 x들을 빠르게 찾은 뒤 해당 극값의 크기에 따라 g가 달라지는 것을 파악하고 두 극댓값이 서로 같을 때 a가 최대가 된다는 걸 캐치해야 되는 문제.
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f의 근이 개입할 여지가 있습니까? 표준형으로 주면 미분하는데 귀찮기만 하니까 평가원이 상냥하게 미리 전개해서 준겁니다.
마찬가지로 또 못생긴 일반형으로 제시해준 문제. 이번에도 f가 x를 인수로 가짐에도 불구하고 굳이 저렇게 제시했다는 것을 통해 f의 근은 이 문제에서도 별로 중요하지 않겠구나를 짐작케 합니다.
그리고 문제를 더 읽어보면 아예 x가 양수일 때만을 정의역으로 삼고 f의 역함수를 제시해서 둘 사이의 관계를 묻는 것이 메인인 문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당연히 f의 근따위는 안중에도 없을게 뻔하죠.
실제로도 ㄱ, ㄴ을 통해 f-x가 x=2일 때 미분계수가 0이 되므로 f와 g의 미분계수가 x=2에서 모두 1이 됨을 파악해 f-g에 절댓값을 씌우더라도 x=2에서는 미분 가능할 것임을 파악하는 것이 메인으로 f의 근 따위는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
이처럼 평가원은 식을 제시하는 방법 하나만으로도 여러분에게 상당히 친절하게 구는 존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단지 수학 시험지라 수식으로 전달되는 메신저의 한계로 인해 여러분들이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할 뿐.
뉴스의 행간을 읽어야 진짜 정보를 건져가듯, 문제의 행간을 읽어야 진짜 점수를 얻어갑니다.
결론)
기껏
일반형을 줬는데
왜 인수분해를 하는가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반수할거라던데...먼가먼가 커뮤할것같은 느낌 났음뇨 그래서 전적대이야기 안함ㅋㅋㅋㅋ...
-
일단 저는 하고있습니다ㅎㅎ.. 혹시 생발 끝내신 분들 있으면 쪽지나 댓글...
-
이런 책이 한권이라도 좋겠습니다. 적어도 여러분들이 이런 책 한권을 찾기 위한 많은...
-
올라프임
-
개정이후 이것보다 어려운거 24수능밖에없는거같음
-
칭기들이 나 이거 닮았대
-
스무 살이 됐단 사실에 너무 기뻐서 술만 처마시느라 정작 읽은 게 없음 요즘 사람들...
-
확통런 공대 0
25수능 미적 3등급 백분위 87 (미적 3틀 1개 찍맞) 24수능 미적 3등급...
-
n제 ㅊㅊ해주세여 지금 미친개념 거의 완강해가는데 이번 n티켓 어렵다길래 .. 그...
-
사용자가 그거 불편하게 느꼈으면 설정에서 리포 끄게라도 하든가 아오 실수로 계속 누르게 되네 시발
-
아예 백지상태에서 시발점 듣는것도 괜찮지 않나 생각중 0
지금까지는 그래도 체화가 잘 되는거같음뇨
-
근데 난 퍼넷을 싫어해 퍼넷을 대체할만한 무엇인가를 만들지 못한 사람들이나 퍼넷을...
-
작년꺼 당근으로 책 샀는데 저번주까지잇던 작년버전 강의가 사라짐.. 이거 못듣는거임요?
-
나 못 받았는데..?ㅔ
-
으흐흐 수특을 많이보려는 나의 큰그림 ㅎㅎㅎ
-
여러분은 어느쪽인가요
-
AI 커버 보통 아 신기하다 하고 한 번 듣고 마는데 0
하니나 옥냥이는 계속 듣게 됨
-
버스에서든 지하철에서든 알빠노?
-
근데 생윤은 너무 안맞을거같은데 표점 백분위 잘나오는거 뭐있? 궁지에 몰릴만큼...
-
체스판 ㅁㅌㅊ? 12
대리석 ㄹㅇ 개이쁨
-
젭알
-
간단한 문제 자료입니다. 중간고사 애들 준비시키는데 수능 공부에도 도움될 것 같아...
-
솔직히 ㅈㄴ 재밌음 반수의지 꺾이는 중..
-
잘 가르치시기도하는데 사람이 정말 재밌고 호감이란말이지…
-
현역으로 대학온애들 대학생활 로망있는거보면 참 신기하긴 함 3
다부질없다... 본가로 ㅌㅌ한다음 돈이나 버는중
-
요즘 취미 2
게임 체스 유튜브 오르비 칵테일만들기 술모으기
-
플라스미드 DNA 추출 vs 분광분석법 의약품 순도 결정 | 오르비 의대 지망이고...
-
지금 조급하다고 생각할 필요 없음. 7월쯤 되면 이시기가 얼마나 시간이 많았던건지...
-
하 ㅅㅂ ㅠㅠ 어카지
-
생명 김태영쌤 1
풀이 일관적이신 편인지 궁금합니다 목소리 톤도 설명하시는 것도 너무너무 제가...
-
1회차 : 1, 22, 27, 30 틀 87점 (22,27,30 못풀고 틀) 2회차...
-
막내는 이만 들어가보겠습니다
-
개정화학웃긴점 5
아시다시피 오비탈이 빠지면서 분자 구조가 2단원으로 옮겨가고 3단원에는 평형상수가...
-
잘자요
-
좀 괜찮아짐 2
휴 마음이 좀 편해짐
-
ㅈㄱㄴ 사실 내신 때 미기확 다 했는데 제 기억이 온전한 지 모르겠어요 논술 쓸거면...
-
다들 굿밤 5
안녕히주무세요
-
파워도 좋았는데 이번에도 좋네
-
'싣고'를 '실코/실꼬'로 발음하는 건 생각보다 이른 시기부터 보임 2
동북방언에서 시작해서 점차 퍼져나가 중앙 방언 즉 서울 방언에도 보이게 된 것. 왜...
-
리프킨 연계해준다고 1단원에 공부안한사람도 이해하는 의미없는 한 문단 써놓고 이상한...
-
플라스미드 DNA 추출 vs 분광분석법 의약품 순도 결정 2
두 실험 중에서 뭘 할까요 대학 연계 실험인가? 인데 하나 선택임 동아리에서 대장균...
-
애들이랑 놀고 먹고 술마시고 공부하고 상상만 해도 다 ㅈㄴ 피곤한데 뭔가 대부분의...
-
아 짜증나네 6
왜 자꾸 설대 설대 거리시지
-
생각보다 분량이 개 크네
-
화작 시간? 1
수능이라 생각하고 마더텅 day22푸는데 22문제 6지문 30분 걸렸는데 너무...
-
표현자체가 머리아프네 당연하게 썻던것들도 논술답안지처럼 서술하라고하면 잘 안됨..
-
뿌셔뿌셔 먹는중 14
야식
-
절대 3
이브의 마음에드시는대로를 듣지마와리하지메루단단야니낫테
출제 의도 정상화의 신 평창섭…
좋은 칼럼 써주시는 분들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발문 읽고 반응 < 이게 정말 수능 국어/수학 어디에나 중요한 것 같아요
수학 같은 경우는 문제에서 대놓고 이 방법은 써라, 이 방법은 쓰지마라 제시해주다시피 한 적이 많고 / 국어는 선지에서 뭔가 부자연스러운? 이 수식어나 단어는 옳다고 치기에는 너무나도 부자연스러워서..마치 '평가원이 틀린 선지를 만들기 위해서 교묘하게 넣었다' 싶은 경우가 종종 느껴지는 둣..
국어 같은 경우에는 문제당 선지를 5개나 짜내야되다보니 기출 연습을 꾸준히 하면 보이는게 많은데, 수학은 기본적으로 수식으로 의도를 전달해야 되다보니 캐치를 특히나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는 거 같습니다
그렇게 풀려는 시도는 매우 참신하네요
다만 수열 선택자라면 이게 나을 듯요
n{an|n은 자연수}<=3
이런 풀이 오랜만에 보네 쓰는 사람 드물었는데
19-21년도 유행이죠
22랑데뷰 엔제에선 자주 쓰임
윽건햄도 이거 보여주던데 ㄷ
헉
역시 정상화는 평창섭
드디어 대가원이 수학2를 정상화하네

뭔소리여살려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