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보사에 투고했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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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올리며 청춘들을 응원해 봅니다
누추한 실력이나 모두들 힘을 내서 살아 봅시다
유동의 미학
3월. 관념적으로 ‘시작’이 떠오르는 달이다. 많은 것들이 움트고, 유동한다.
필자는 세상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을 세 부류로 나눈다.
유동하는 것들, 부유하는 것들, 침전하는 것들. 이렇게 세 가지.
부유浮游. 물 위나 물속, 또는 공기 중에 떠다님.
현재 필자는 부유 중이다. 또한 휴학 중이다.
휴학을 너무 거창하게 표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 휴학이 불가피 하게 내린 결정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부유물로 충분히 소개될 수 있지 않은가?
필자는 건강 악화로 휴학을 결정하게 됐다.
이 학교에 입학할 당시, 본인이 노력해서 ‘유동하는 것’에 속하면 차차 해결될 것 같았다. 대학 생활을 하다 보면 건강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안일한 생각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더 나빠진 건강 상태로 1학년을 마쳤다.
푸를 청靑, 봄 춘春. 이에 걸맞는 계절이 당도했는데, 아픈 내 처지가 못내 억울했다. 부유물로서의 억울함이다.
결국 나는 봄을 부유하게 됐다. 봄의 부유물이 됐다. 이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고 억울해하며 신세 한탄만 늘어놓을 수 없다. 그럼에도 나는 살아내야 하기 때문에. 침전물이 되고 싶지 않기에.
불행 중 다행으로, 나는 부유물로서 살아내는 방법을 터득했다. 이는 바로 ‘찰나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기’이다.
그 아름다움의 주체는 자연이 될 수도, 인간이 될 수도 있다. 주체는 그저 본인의 시각이 닿는 곳 어디에나 존재한다.
나는 얼마 전, 추위가 가시고 건강이 좀 나아졌을 때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우리 둘은 저녁을 먹기로 하고 늦은 저녁 시간에 만났다. 금요일 저녁의 식당은 소란스러웠고, 은은한 조명만이 가게를 밝히고 있었다.
우리는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아니 그래서. 한국인만의 서두를 꺼내며 웃고, 지난 시절을 회상키도 했다.
그 순간이었다. 그때 나는 그 친구의 아름다움을 간직할 수 있었다.
내 말에 경청하려 크게 뜬 친구의 두 눈이 반짝였다. 그런 친구가 그렇게도 아름다웠다. 얼마나 아름다웠냐면, 그날 일기에 그 친구의 아름다움을 기록해 놨을 정도였다.
이 순간의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가시적인 것을 칭하는 것이 아니다.
순간 반짝인 그 눈이, 그 친구가, 내게 안겨준 감동과 벅참과 앞으로 살아갈 용기, 그리고 아름다움에 대한 깨달음 등, 고차원적이고 복합적인 요소가 합쳐진 결과물이었다.
앞으로 나는 열심히 부유해 보려 한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또한 아름다움의 주체일 것이리라.
현재 유동하는 당신은 어떤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가?
청춘을 유영하는 아름다운 당신들을, 그 배경인 이 봄을 찬미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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