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팔자라는 게 있는 걸까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80288


학창시절 되돌아 보면 대필이나 뭐 글쓰는 일들은 닥치는 대로 다 했던 것 같아요 근데 당시엔 몰랐음
태생
외조부가 출판사 대표이자 작가였음
고1
토론 동아리였는데 무대본 라이브로 연설해서 동아리 부장됨 다행히 이 폐급 부장을 업어 키워주는 선배들이 있어서 굴러갈 수 있었음
뭔 대외활동이라고 시켜서 보고서 썼는데 대회였고 최우수상 받음 이때 당시엔 당연히 주는 상(?) 이라고 생각하고 오 그렇구나 함
고2
코로나와 맞이하는 상쾌한 십팔살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교내 대회들 많이 나감 책도 마니 봄
다 에세이
그냥 할 줄 아는 게 글쓰기뿐이라서 코딱지 파는 감자 정도로 임함 무엇보다 보상으로 주는 뱃지가 너무 탐났음
학생 기자부도 이때 해 봄
또 무슨 특별한 날이라고 에세이 공모전을 한대서 아 생기부 이건 못 참지ㅎ 하고 내보낸 게 있음 까먹고 살고 있었는데 담임이 부르더니 ‘지돌아 그거 교육감 오셨을 때 연수 자료로 잘 썼다 고마워’ 하시면서 낭독까지 시키심(집에 진짜 가고 싶었음)
한 번은 지과 수행으로 글쓰는 거 있었는데 어차피 문과니깐 쉬엄쉬엄 쓰자~ 하다가 제출 기한 넘김 그래서 아모르겠다~ 하고 그냥 글쓴 거 냈는데 지과쌤이 호출하시더니 ‘지돌이 그날 혹시 집에 사정이 있었다거나 뭐 일이 있었던 건 아니었니?’ 하며 무언의 Yes를 강요하심 근데 말했듯이 전 지과 욕심도 없었고 저보다 착실하고 간절한 친구한테 상이 주어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끝까지 본인 과오라고 말씀 드림
더 웃긴 건 선생님이 문자로도 ‘지돌아 잘 생각해 봐 그날 진짜 아무 일 없었는데 제출 기한을 넘긴 거니? 혹시 생각나거든 교무실로 와 주렴’ 하며 압박하심 (죄송해요 선생님 이런 제자라서)
고3
고삼 땐 그냥 남들 하는 대로 인강 듣고 졸리면 처자고 꿈도 없는 감자로 삶
사실 전교 20등 안에 들고 그랬는데 공부하기 싫어서 때려침 전 진짜 공부는 아닌 것 같네요
재수
7월부터 동네 조그만 논술 학원에 다님
사실 논술은 그냥 로또라고 들어서, 뭐가 뭔지도 모르고 배웠음 당시엔 정시가 주종목이었어서..
선생님도 출강 강사셨나 그랬음
그렇게 구잘수망충이 되어 한양대 인논 예비 1번을 받다
솔직히 다시 생각해 보면 합격보다 이게 더 어려울 듯
이후 삼수하기 싫어서 추가모집 전문대로 도피
그나마 양호한 전문대라 우연히 글쓸 기회가 생김
뭐였지 암튼 있었는데 담당 교수랑 그거 가지고 상담함.. 웃긴 건 담당 교수님이 논술 반수를 추천하셨음ㅋㅋㅋㅋㅋ 교수님..
그렇게 대치동에 다니고 논술을 더 빡세게 배우며 마이클 샌델 뺨치는 글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고민함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더라고요 (이래서 대학이 나 안 뽑아 준 듯 장기적 학문 연구에 소질이 없어서)
무슨 예쁜 말로 자라는 양파 키우듯이 첨삭받음
얼굴도 모르는 쌤들이 나 기죽어 있을 때마다 특별 상담인지 뭐시기를 하심 (대치동의 열정은)
근데 결과적으로 뭐 된 건 없음
이후로 가까운 친구들 사이에선 논술로 불리며 대필 아닌 대필을 맡게 됨
내 친구들 단골 멘트: 글써 봐
맡겨 놨니
아무튼 사과문, 연설문, 인간 챗지피티 정도로 쓰이며 살고 있습니다..
아 문창과도 준비했어서 단편 소설도 쓸 줄 알고 문창과 친구 아이디어 구상 때 도와주기도 함
사실 ㄹㅇ 코딱지 파먹는 감자 수준이라 글쓴다는 말도 낯간지러운데 암튼 어찌저찌 살고 있네요
그간 건강이 좋지 않아 쉬고 있었는데, 이제 슬슬 몸도 풀고 여행도 다니면서 글을 개많이 쓸 예정입니다 뭐 여기저기 투고도 하고 공모전도 나가 보고.. 할 예정 요즘엔 간간이 주변 사람들 헌정문을 쓰며 그들의 반응을 보고 큰 뿌듯함을 느낍니다 무엇보다 글쓰는 게 재미있기도 해요
그래서 전 ㄹㅇ 글쓸 팔자인 걸까요
태어났을 때 사주 본 거 보면 기예나 학문으로 먹고 살 팔자라고 하긴 하던데 맞으면 신기할 듯
한 번 지켜봅시다
사진은 그냥 외조부 원고와 제 입시 시절 논설문..
몰라 학원 정도는 나와도 되겠죠 머
뒷광고 아님 아무튼 ㅅㅍㅅ 좋았음 굿굿 쌤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국어#추천#공지 국어 1타 결정전 결과 발표 54 52
-
문득 든 생각인데 0 0
모두들 자기 꿈을 이루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
님들은 요즘 뭐함?? 9 3
27 강의 개강 일주일 정도 남았는데 딱히 할게 없어서 그런데 책이나 읽을까요?
-
작수는 0 0
30개 정도 틀렸었나 음 넘엄ㅅ을 듯 ㅇㅇ
-
이제부턴 토요일에도 업뎃하네 0 1
일해라 진학사
-
내이름은 동명이인이 거의 없음 4 0
좀 먼가먼가임...
-
설로 0 1
서울대 로스쿨은 리트 표점 보통 몇점 맞아야지 가나요?
-
옛날에는 지잡법대는 낮았음? 0 2
ㅈㄱㄴ
-
햄은 25수능때 국수탐 8틀임 2 1
근데 영어가 4임 ㅋㅋ
-
현역때 틀린 개수가 손가락 발가락 다 합쳐도 못세면 개추 2 2
국어 5개 수학 6개 탐구 합쳐서 10몇개 틀린것같은데
-
비가온다 6 1
터덜터덜..
-
한시간동안 8 3
혼자 백화점 돌아다니다가 현타와서 앉아있음
-
불합일까요..? 4 0
추합 or 불합으로 바뀌었는데 넘 불안해서오ㅠㅠ 5칸이면 작년까지는 그래도 합격률이...
-
올수 7틀 질받 14 3
국어 3틀 수학 2틀 영어 1등급 탐구 각각 1틀
-
이번 수특 표지 머임? 0 0
졸아예쁘네
-
시대 기숙 정규반 0 0
기숙 정규반되면 장학 컷 올라가요? 작년에 어땠어요?
-
흠 3 1
음.....
-
아직도 못 받아들임 6 3
심장이 아니라고 함
-
근데 헬스터디 현수님이 4 1
딱 커뮤말고 현실 기준 삼수 평균 아닌가? 인설끝자락 ~ 경기권 중하위
-
클스마스때 비온다네 1 0
아
-
머플러 하나 사려는데 4 3
옆에서 그냥 그래 이러네
-
수학은 안 그런 듯
-
양- 당- 호-로 시작하는 말이 보통 해외에서 온거임 21 3
양(洋)- 양잿믈 양파 양배추 양말 양동이 양복 양초 등 당(唐)- 당나귀 당근...
-
나도 알바를 해야하는데 4 0
뭐하지
-
영어 1들고도 고대써야하네
-
예비고3 수학 궁금증 0 0
미적하려는데요, 학종러라 내신때문에 반강제로 미적 해야됩니다 근데 제가 수1수2를...
-
367 vs 666 vs 667 10 0
367 -3칸 짜리 합격해도 안 감 -7칸 무조건 붙음 666 -혹시나 3떨 가능성...
-
이거 진짜에요? 2 0
근데 메이플 켜서 뭐함 나 친구없는데
-
근데 한완기는 4 2
선별이 맛있는거임 아니면 해설이ㅡ맛도리인거임? 머땜시 고평가되는거지
-
천원 오천원 지폐는 어따씀 5 0
Atm에도 안들어가는데
-
난 전체 20틀이네 3 0
국어 8 수학 4 탐구 4 탐구 4
-
고2 학평 수학 어렵네 0 0
2021 6월 학평 29번 틀 수능보다 어려운데..
-
영어 인강 추천 0 0
현재 고2이고 다른건 다 괜찮은데 영어가 3~4 가 나와서 인강 풀커리 타려는데...
-
두시간동안 설사함 7 1
진짜죽겠다 와 ㅅㅂ
-
고추털 자르기 퓽성하군
-
올해 못표는 숭컴 4 0
내년 못표는 서강컴?
-
님들 진학사 칸수 어찌됨 1 0
447어때요
-
김동욱 일클부터 커리 타려는데, 기출 학습을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루에 국어...
-
당근에 쉑버거 1+1 n빵 2 0
하자고 올리면 어케됨?
-
솔직히 변표가 안나온 대학은 0 0
지금 진학사 보는거 의미가 없는거 아닌가... 물변 불변인지에 따라 동일한 표본들...
-
진학사 낙지 성적표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고려대 변표 추합 5칸 6칸
-
설수의 선배님 있나요? 0 1
학교 들어가기 전에 이런거 준비하면 좋다 있을까요?
-
소대 회식으로 족발 먹었는데 가성비 너무 안나오노 0 0
가격은 비싼데 양이 너무 적다
-
힝 내가 왜ㅐ 12 1
삼수를 해야댕 대리시험 칠 사람 구함 보상 덕코 10만덕
-
하니대 4 0
민지대 해린대
-
미야시타 레나 어린시절 1 0
미야시타 레나 자연미인
-
오늘 쿠팡 알바 지원했는데 0 0
고민하다가 to가 2시간 일하고 2만원 받는 것 밖에 안 남았는데 왕복이 2시간...
-
성대 가산점 2 1
5퍼안주면 걍 죽을거임....
-
나도 오늘 목표 0 1
자기 싸기 씻기 먹기 과외 자료 준비하기 게임하기 공부할 지 말 지 고민하다 안하기...
-
문과 스나 어디 쓸까요 5 0
화작 확통 영어 정법 사문 71 84 4 92 89 4 3 2 2
-
다음주에 800들어오는데 3 0
일단 이번달 신용카드 이것저것 구매한 가격만 60이라 선결제 때리고 740만원...
소질 있는 일 하면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요. 앞으로도 늘 즐거움 속에서 살아가시길 바라겠습니다
와 뱃지 간지나네요 그쵸 재미있는 걸로 돈 벌 수 있으면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전 공부 쪽은 아닌 것 같아서...^^ 댓글 감사합니다 물개님도 엘리트로서의 즐거움을 맘껏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저도 돌고 돌아 문창과에 다니네요. 아무런 실기도 준비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글빨이란건 있나봅니다.
오 문창과...... 부럽네요 전 한국 대학들이 절 안 좋아하나 봐요ㅠㅋㅋ 문창과 커리 보니까 수업들 탐나던데 부러워요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