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파워 [966981] · MS 2020 · 쪽지

2025-03-09 00:4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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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군필 4수 의대생의 입시 이야기 - 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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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수까지 말아먹고 진지하게 수능엔 재능이 1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저는 3년여간 이어왔던 무지성 수능 공부를 중단합니다.




4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그냥 어차피 전역도 1년 남았는데, 다른 공부를 시작해보기로 결심합니다




그 당시에 공군 커뮤니티인 휴머니스트에 자믈리에였나? 자격증마다 다 따고 다니시면서 자격증 후기 올려주시는 전우님 있었는데, (혹시 보고계시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립니다)




그분을 보고 감명받아서 저도 포상을 목적으로 본격적인 자격증 릴레이에 들어갑니다




일단 먼저 매경테스트. 매일경제에서 주관하는 경영/경제 시험인데 우수 이상을 받으면 포상 1일을 준다는 말을 듣고 바로 무지성 참전합니다. (공부기간 대략 1달)

결과는 920점 최우수! 상위 0.38%로 매경에서 상장도 받습니다.







텝스는 절반의 성공ㅠ 모고 칠때는 항상 420점 정도 나왔는데.. 너무 긴장했는지 청해 말아먹어서 382







곧이어서 바로 GPQ(그래픽기술자격) 1급 조지고






곧바로 이어서 워드프로세서 따주고







테셋 (TESAT) 경제시험 S등급까지 따고 나서야 멈추게 됩니다






이렇게 위의 5개 자격증을 따면서 저는 정말 정말 행복했습니다. 일단 포상 5일 획득 ㅅㅅ




근데 단순히 결과가 즐거운 것이 아니라, 자격증을 따는 과정 자체가 즐거웠던 것 같습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수능 공부만 하면서, 같은 내용만 지겹게 지겹게 반복해서 공부해왔는데, 




이렇게 세상과 직접 관련된 자격증들을 따면서, 이 세상에는 정말 수능으로 메디컬 가는 것만이 길은 아니구나.




지금까지는 입시 커뮤의 가스라이팅에 속아, 의대에 못가면 영원히 루저가 될 것이라고 인식했었는데.




세상엔 이렇게 다양한 자격증 다양한 직종들이 있고 수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돈벌이를 하는구나. 하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24년 5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어차피 12월 전역인데 진짜 인생 마지막으로 수능 한번만 봐보자] 


vs 


[수능은 이제 포기하고, 자격증 따고 세상 공부나 하자]





원래 진짜 진지하게 후자로 갈 생각이었습니다. 더이상 과탐 개념 보는 것만 해도 지겨워서 역겨웠거든요




근데...  25학년도부터 대학들에 "자유전공" 즉, 무전공 선발이 왕창 늘게 됩니다. 무전공이면 대학에 가서 자유롭게 자신이 배우고 싶은 과목을 듣게 됩니다




저는 위의 자격증을 따고 세상 공부를 더 하고 싶었고, 대학교 가서 여러 수업들을 들어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공부를 찾고 싶었습니다. 




원래 다니던 교대는 그러기엔 한계가 명확했기에.. 어쩔 수 없이 전역 후의 가슴 뛰는 삶을 위해 2025 수능에 참전하게 됩니다...!   




그래서 5월에 또 수특을 피고........... 기출을 다시 풀어보며..... 지겹지만 꾹 참고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 잡고,




제 문제점 분석부터 확실하게 하기 시작합니다. 제 문제는 국어 시간에 멘탈적으로 극심한 압박을 받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왜냐면 국어시간부터 긴장을 너무 했기에 글이 잘 안 읽혔고, 국어가 망했다는 생각이 곧 수학, 영어로도 오염되어 




전체적인 제 수능 컨디션을 완전히 망치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심리 안정 연습부터 시작합니다.




"수능은 내 인생의 흥망과는 전혀 관련이 없으며, 



설령 수능을 망치더라도 누구보다도 더 잘먹고 잘 살 자신이 있다.



나는 누구보다도 잘 될 것이다.



이딴 고등학생한테 내는 문제로 나를 평가한다는게 어이가 없고 참 우습다."






이런 마인드를 진짜 기본으로 장착하고, 긴장이 심할 때의 심호흡도 연습하고, 머릿속으로 풍경을 떠올리면서 고요하고 차분하게 심리를 안정시키는 방법을 연습합니다






그렇게 본 6평의 결과는 21122,




9평 11132,




수능은 무려 21111로 마무리하며...!! 제 군수는 결국 성공작품이 됩니다


(언매 / 미적 / 물1 / 지1 순)




물론 과정이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정말 힘들었습니다




자세히 말씀은 못드리지만 저희 부대가 8월부터 아주아주 큰 일이 생겨서,




저는 병장 4호봉임에도 불구하고 일과시간에 맨날 상하차만 6시간씩 끌려다니고




일과시간이 끝나도 몸이 피곤해서 다들 생활관에서 누워있을 때, 저는 힘든 몸을 이끌고 싸지방에 와서 수학 문제를 붙잡아야 했습니다




10월의 어느날 새벽 1시, 핸드폰 연등을 받고 주변 사람들은 모두 생활관에 누워서 핸드폰을 할 때 




저는 싸지방에서 물리1 킬러 문제를 붙잡고 있었는데, 너무나도 서러워서 문득 든 생각이,




" 와 이정도로 노력하면 뭘 하든 성공하겠다 진짜.. 이정도로 했는데도 이번에 안되면, 진짜 포기하자."




서러워서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고서 계속 물리를 풀었던 기억이 나네요.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시기가 7월 말인데요, 저는 하늘에 맹세코,




7월 말부터 수능 전날까지 단 하루도 빠짐없이 남는 시간엔 공부했습니다.




아무리 오전 일과중에 5시간 상하차를 해도,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수학 킬러를 풀었으며




일과가 끝나고 체련 시간에 분위기가 시끄러울 때 저는 물리 킬러를 풀었습니다.




그렇기에 후회가 없고, 미련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운이 좋게도 성적이 잘 나와서, 너무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군수 성공은 필연이 아니라 우연으로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마 작년 후반 즈음에, 전국에 있는 모든 846기 중에서 저희 부대 846기만큼 일을 빡세게 하신 분들은 드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절대 불평불만하지 않고, 오히려 수능보러 휴가를 쓸 수 있게 해주신 포대장님께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 해야할 일을 해나갔습니다. 과정에 충실하면 미련이 없으니 그 자체로 의미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서 이야기 포함해서 5편에 이어서 쓸게요.. 좋아요 한번씩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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