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은 척수로 하는 과목이 아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72217
너무나도 흔해빠진 기출 문제로 요즈음의 프로 수험생들이라면 바로 f' 전개해서 방정식 휙휙 풀어버릴 문제지만 훈련이 덜 된 미적 선택 수험생이라면 뇌를 거치지 않고 척수 반사만으로
와 같은 의미 없는 식 조작을 한 뒤 뭘 해야 답이 나오는지 혼자 전전긍긍하다 g' 개형 적당히 그려보고 다시 식을 수습하거나 바로 해설지 보고 '순수 계산 문제네 안 품 ㅅㄱ'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변을 본 이과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저렇게 식을 변형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저 식을 30초만 쳐다봐도 문제를 푸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문제의 거시적인 유형을 파악하지 않고 식의 형태만으로 문제를 접근할 때 생길 수 있는 일인데 '다른 문제에서 이런 형태를 봤어', '이렇게 바꾸면 식이 간단?해졌어'와 같이 새로운 문제를 접했을 때 해당 문제의 의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별다른 이유 없이 이전에 비슷한 문제라는 자극이 주어졌으니 이전에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 마치 무릎을 치면 다리를 걷어차게 되는 척수반사마냥 답습하기에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저 문제는 한정된 구간에서 방정식의 근의 존재성을 묻는 문제라는 의도를 읽게 되면 '1. 구체적인 식을 정리하여 (식)=0 형태로 문제를 파악한 뒤 [0, 1]에서의 최솟값이 0보다 작아질 수 있는가?' 혹은 '2. 문제의 식을 표현 가능한 형태의 그래프로 나타내어 구간 내에서 교점을 가짐을 보일 수 있는가?'의 과정이 수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고, 그렇기에 '최솟값을 구할 수 있는 형태' 혹은 '그래프로 표현 가능한 형태'로 식 조작을 수행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을 이렇게 뭔가 교점을 찾을 수 있을법한 형식으로 바꾸게 되면 y=g(x)의 그래프가 [0, 1]에서 y=2x 혹은 y=-2x+2와 만나는 점이 있는가를 묻는 문제로 바뀌게 됩니다.
이를 좌표 평면 상에 나타내면 위의 색칠된 구간과 g가 만나는가를 보이면 되고, g를 그리기 어렵다면 역함수는 원함수와 y=x에 대해서 대칭을 이룬다는 성질을 살짝 첨가하면
이렇게 나타나는 구간에서 x=f(y)가 직선과 교점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이면 되고 이를 통해 f(0)=1일 때 k가 M, ㄹ(2)=0일 때, k가 m이 됨이 너무나 자명해집니다.
간단한 문제를 하나 더 보고 넘어가자면
이런 문제를 보고 초월함수가 합성된 형태니까 초월함수 그래프 그려서 n 이동시켜봐야지라고 반사적으로 달려들어서 y=3^(abs(abs(log_2(x))-2))의 그래프 그리려고 고생하기보다는
처럼 약간의 생각을 첨가해 좀 편한 형태로 식을 바꾼다면 로그 함수 두 번 꺾은 그래프의 극댓값인 2에서 실근의 개수 변화가 생길테니 h(n)=4(n<9), h(9)=3, h(m)=2(m>9)라는 것은 굳이 그래프를 그리지 않고 머릿속으로도 충분히 계산 가능한 문제가 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어디선가 본 형태로 식을 바꿔봤더니 뭔가 편해졌다는 기억은 문제를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치면 침 흘리는 식의 반사로 굳어져버리면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일정 단계에 오른 수험생분들은 꼭 척수보다는 뇌를 많이 쓰는 공부를 하셨으면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굿나잇 3
ㄴㅇㅂㅈ
-
다시 돌아온 오르비~ 11
혹시 그녀도 왔을까~
-
고3 첫 주말 7
한낱 꿈에 불과했던 15H 드디어 달성
-
(오르비를 몇시간 동안 접속하며)
-
고1 중상위권 이과고 1회 3시간 10만원 그냥 평범한건가
-
"돈 없으면 죽는게 당연…의료 민영화돼야" 휴학 의대생 발언 '뭇매' 22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휴학한 의대생이 '돈 없으면 죽어야 한다'는 발언을...
-
빠르게 대학가는게 이득인가? 전전 같은데기준
-
이게 맞다 시간 낭비하기 시러
-
시즌1 끝나면 vod패키지로 판매한다던데 시즌1 중간에 들어가면 패키지때 이미...
-
아니 단통법도 아니고 왜 오프 교재가 따로 있는거임 2
시발 왜 온라인은 행복할 수 없는거임
-
작수 언매 0
다들 쉽다고들 하는데 난 15분 57초 걸리더라 진짜 죽는줄 알았음
-
아니 조기입학 8
이거 술집 어떻게 좀 못 하나 미치겠네
-
https://orbi.kr/00054680632/%EC%A0%84%2520%EC%A...
-
에반데
-
현여기라 잘몰름 ㅜㅜ
-
어렵게 느껴지는군. 시간 안 재고 푸는데도 1~2개씩 틀리는거보면...응응. 푼...
-
재수 시작할 때 1
글 잘 안 읽히는 거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나요? 게임을 하도 해서 그런가 활자에...
-
누구 추천하시나요 2정도고 지금 김범준 스블 듣고잇어요 작년 서바시즌에 엄소연t...
-
주간지 압도적 1등인줄 알앗는데 평이 이렇게 안 좋다니
-
소맥마는법배웠음 3
맛볼사람 손
-
이런 게 있었네 근데 이거 이과에요? (공대 소속임) 입결표에는 왜 안 뜨지
-
필기가 책하고 괴리가 있다는데 무슨말이지
-
일단 뇌에서 뉴런이 서로 연결되어 어떤 구조를 이루고, 구조=기억 즉, 우리의 모든...
-
씻는 건 아닌데 그냥 하면 기분 좋음
-
내신 1.34 연대공대 11
의대 정원이 다시 3000으로 롤백 됐더라고요? 전체과목 일반고 내신 1.34인데...
-
위 두 문제 그림 그려서 선지별로 해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출처는 2024 고3 3모입니덩
-
사문경제 하고 잇엇는데 국수 하느라 바빠서 ㅜ 경제는 시장 실패까지만 진도를 뺐어요...
-
근데 의대 복귀 9
안하겠죠?
-
수업시간에 풀 n제 찾는 중 추천점
-
퍼엉 2
터졋다비밀번호486그대에게하늘을 달리다비와 당신 브라보 마이 라이프Craze for...
-
잇올 퇴갤 2
똥마려
-
기다리고 있어 내 칭그들 12시에 공부 마치고 다시 오르비질 ㅈㄴ게 해야징..ㅗㅗㅗ
-
학교 나가기 싫다...
-
근거? 랜덤한 논리가 난입, 간섭, 적자생존, 진화하는 혼돈이 아니라 이 우주가...
-
다들 아시다시피 생명과학I 모의고사는 비유전 13문제(세포 주기 포함) 중난이도...
-
알려주
-
레전드 글 알려주
-
일단 취업이나 다음 커리어가1순위는 아닌거같음
-
과외 2탕뛰고 조교하느라 피곤해서 공부 못햇슴니다 낼부터 다시 빡공할게요
-
제목 어그로 죄송합니다. 보통 이매진 간쓸개 둘 다 푸시나요 아니면 하나만...
-
걍 잇올에 살아야지 거기서는 열심히 하니까 집만오면 무슨 다른 종족이 되어버리네…...
-
때는 2학년때, 걍 인간이 싫어졌다. 학교 선생들 이래라 저래라 하는것도 가소로워서...
-
키 작은 남자들만 있을뿐 175밑은 공부나 ㅈㄴ 해라..
-
아무거나 먹어도 되잖아
-
[팩트 체크] 화교는 수능 망쳐도 서울대? 사실 아닙니다 2
‘화교 특별전형에 의대 합격’ 소문… 서울대에 화교 위한 전형은 없어 최근...
-
정점의 1피스는 소고기여도 양껏 즐겁게 먹는건 돼지고기인듯
-
국어 질문좀.. 4
국어 공부 시작한지 얼마 안된 정시 고3입니다. 거의 겨울방학 전에는 5~6뜨고...
-
작년거는 개어려운 지문 몇개만 상상픽 만들어놨는데 올해는 간단하게라도 배경지식 정리해주네요 굿
-
...이제 그 분량 만큼 오르비로 글을 써야 하네.
-
이거 좀 잔인한가요 12
평생 독방에 가두고 60년간 극도의 우울함과 지루함 단조로움만 느끼도록 우울함을...

좋은글 감사합니다 수학을 감으로 풀면 안되겠네요!이건 감으로 풀지 말라는 얘기가 아니라 풀어나갈때 의미없이 하던거 답습하지 말고 내가 하는게 맞는 방향인지 한번쯤 의심해보라는 뜻 아닐까
좀 낮은 단계에서 느껴지는 '감'으로 풀면 안되는데, 다른 단계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새로운 '감'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선 '감이 올 때까지 감으로 풀지마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요즘 기준으로는 2,3문제정도는 저절로 풀리기보단 직접(?) 풀 생각을 해야하는듯요
요즘은 수학얘기하시네요!
의대나 의사 사회에 대해서 제가 하고픈 말은 다 했으니 수학 얘기나 좀 하려고요
171130이었나요.. 처음 풀 때 무지성으로 식변형해놓고 삽질하던 기억이 나네요 ㅋㅋ
납득하지 못한자의 광기.
풀때 개연성을 갖고 풀어라 인건감
그런 의미도 될 수 있고, 거시적 차원에서 문제를 바라보자도 될 수 있고요
'기하선택자라서 안 품 ㅅ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