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raleo [849815] · MS 2018 · 쪽지

2025-03-08 19:3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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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은 척수로 하는 과목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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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도 흔해빠진 기출 문제로 요즈음의 프로 수험생들이라면 바로 f' 전개해서 방정식 휙휙 풀어버릴 문제지만 훈련이 덜 된 미적 선택 수험생이라면 뇌를 거치지 않고 척수 반사만으로


와 같은 의미 없는 식 조작을 한 뒤 뭘 해야 답이 나오는지 혼자 전전긍긍하다 g' 개형 적당히 그려보고 다시 식을 수습하거나 바로 해설지 보고 '순수 계산 문제네 안 품 ㅅㄱ'와 같은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물론 우변을 본 이과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저렇게 식을 변형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저 식을 30초만 쳐다봐도 문제를 푸는데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문제의 거시적인 유형을 파악하지 않고 식의 형태만으로 문제를 접근할 때 생길 수 있는 일인데 '다른 문제에서 이런 형태를 봤어', '이렇게 바꾸면 식이 간단?해졌어'와 같이 새로운 문제를 접했을 때 해당 문제의 의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별다른 이유 없이 이전에 비슷한 문제라는 자극이 주어졌으니 이전에 했던 행동을 반복하는 마치 무릎을 치면 다리를 걷어차게 되는 척수반사마냥 답습하기에 생길 수 있는 문제입니다.


저 문제는 한정된 구간에서 방정식의 근의 존재성을 묻는 문제라는 의도를 읽게 되면 '1. 구체적인 식을 정리하여 (식)=0 형태로 문제를 파악한 뒤 [0, 1]에서의 최솟값이 0보다 작아질 수 있는가?'  혹은 '2. 문제의 식을 표현 가능한 형태의 그래프로 나타내어 구간 내에서 교점을 가짐을 보일 수 있는가?'의 과정이 수행되어야 함을 알 수 있고, 그렇기에 '최솟값을 구할 수 있는 형태' 혹은 '그래프로 표현 가능한 형태'로 식 조작을 수행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식을 이렇게 뭔가 교점을 찾을 수 있을법한 형식으로 바꾸게 되면 y=g(x)의 그래프가 [0, 1]에서 y=2x 혹은 y=-2x+2와 만나는 점이 있는가를 묻는 문제로 바뀌게 됩니다. 



이를 좌표 평면 상에 나타내면 위의 색칠된 구간과 g가 만나는가를 보이면 되고, g를 그리기 어렵다면 역함수는 원함수와 y=x에 대해서 대칭을 이룬다는 성질을 살짝 첨가하면


이렇게 나타나는 구간에서 x=f(y)가 직선과 교점을 가질 수 있는지를 보이면 되고 이를 통해 f(0)=1일 때 k가 M, ㄹ(2)=0일 때, k가 m이 됨이 너무나 자명해집니다.



간단한 문제를 하나 더 보고 넘어가자면




이런 문제를 보고 초월함수가 합성된 형태니까 초월함수 그래프 그려서 n 이동시켜봐야지라고 반사적으로 달려들어서 y=3^(abs(abs(log_2(x))-2))의 그래프 그리려고 고생하기보다는



처럼 약간의 생각을 첨가해 좀 편한 형태로 식을 바꾼다면 로그 함수 두 번 꺾은 그래프의 극댓값인 2에서 실근의 개수 변화가 생길테니 h(n)=4(n<9), h(9)=3, h(m)=2(m>9)라는 것은 굳이 그래프를 그리지 않고 머릿속으로도 충분히 계산 가능한 문제가 됩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어디선가 본 형태로 식을 바꿔봤더니 뭔가 편해졌다는 기억은 문제를 푸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치면 침 흘리는 식의 반사로 굳어져버리면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 있음을 항상 기억하고 일정 단계에 오른 수험생분들은 꼭 척수보다는 뇌를 많이 쓰는 공부를 하셨으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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