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known은 알려지지 않은 그러니까 '모르는'이잖아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39236
'모르는'은 '모르다'의 관형사형인데, 이 '모르다'의 어원이 되게 재밌습니다.
향가를 보면 고대 국어 시절에는 '모르다'의 활용형을 '毛冬乎'나 '毛冬留' 이런 식으로 썼습니다. 여기서 毛冬는 음차자로, 각각 'ㅁ+모음'과 'ㄷ+모음'을 나타냅니다. 그러니까 중세국어 시절 '모ᄅᆞ다'였던 '모르다'는 원래 '*모ᄃᆞᆯ다' 정도였던 거죠.
왜 '모ᄃᆞ다'가 아니라 '모ᄃᆞᆯ다'냐면 '모르다'는 르/ᄅᆞ 불규칙 용언이고, 보통 불규칙 용언은 규칙 용언이었던 시절의 화석이라고 여겨지는데, 르 불규칙 용언은 어말에 ㄹ이 있었다고 재구되거든요. 그러니까
'*ᄆᆞᄅᆞᆯ-'이라는 어간에 모음 어미가 붙으면 'ᄆᆞᄅᆞ라' 이런 식이 될 건데 저기서 아래아가 탈락해서 'ᄆᆞᆯ라'와 같은 형태가 나오게 됐다는 거죠. 그런데 국어사적으로 유명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ㄷ>ㄹ인데, 영어의 water의 t가 r과 같이 발음되듯이 그러한 ㄷ의 약화가 한국어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모ᄃᆞᆯ-'에서 모음 사이에 있는 ㄷ이 약화되어 ㄹ이 된 거죠.
'못'의 옛말은 '몯'이었는데 만약 뒤에 '알다'가 있는 구성이 하나로 굳어지게 된다면 ㄷ이 연음됐겠죠? 그 원리입니다. '몯 알다'라는 통사적 구성이 굳어지고 더 이상 '알다'에서 왔다는 어원 의식이 사라지자 그렇게 한마디로 이어서 발음하다가 ㄷ이 약화되어 결국 ㄹ이 됐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물론 '알다'는 15세기부터 'ㅏ'였지만, 15세기에 아래아와 ㅏ가 혼동된 경우도 존재해서 이 역시 그러한 경우로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론
*모ᄃᆞᆯ>*ᄆᆞᄅᆞᆯ>모ᄅᆞ>모르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오랜만이에요 5 0
-
4.18 내한 하십니다 갓띵곡 많으신데요 one voice 스피카 사랑이 불을 켜...
-
잘 모를땐 조용히 하고 있는게 항상 맞는것 같아요 0 0
오래된 생각이에요.
-
오노추 3 0
-
교과 2장 쓸거긴한데 솔직히 말하면 지금부터 해도 국어 영어 탐구로(작수 552)...
-
삼상인터넷으로 오르비 보면 2 0
금테가 똥테로 보임 ㅋㅋ 히히
-
아니 소름이 아니고 당연한게 아님이 아니고
-
메인보고 걍 2 1
뛰어내릴게요
-
노베이스 재종반 이게 맞나요??ㅠㅠ 12 1
비메이저 재종반 처음가고 너무 별로여서 글 썼다가 부모님이 “일단 다녀라, 너가...
-
나 뉴런해도 되는거냐 0 0
시냅스 푸는데 반타작인데 다 이러냐 아님 내가 빡대가리인거냐
-
내 학교 왜케 ㅈ반고같지 4 0
교사들 3학년인데 수특 수업 꺼려함 애들 진로 찾아준다고 하고 있음 빡갤 상주할거...
-
학습 멘토로 학습 도와준다고 저도 2에서 1까지 올려봤다 중위권 학생들 도와주겠다...





못알음
뭐라는
오랜만에 오셨군요
네 이제 아무래도 금주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스무 살인 게 너무 신나서 맨날 술 마시느라 오르비 못 옴... ㅋㅋㅋㅋ
아니 그런거치곤 글 엄청 쓰셨네 ㅋㅋ
아 근데 글들이 다 최근이에요. 1월에 쓴 글 진짜 없고 2월도 2월 말에야 글이 좀 많아지기 시작했슴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