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로파워 [966981]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5-03-05 22: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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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군필 4수 의대생의 입시 이야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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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완전히 말아먹고.. 공군 3월 입영에 신청한 것이 12월 초였습니다.




당시 운전병 1차 커트라인이 85점이었는데, 86점으로 간당간당하게 붙어서 많이 불안했네요..




그리고 이제 3월까지 시간이 좀 많이 남았죠? 그래서 입대 전까지는 빡세게 과외를 해보기로 했고,




비록 정신적인 증세로 수능은 망쳤지만 수학이나 물리에서 화려한 감각이 남아있었기에




무려 고2 올라가는 학생 2명이나 과외를 맡게 됩니다..! 시급은 3이었구요.
(의대생인 지금도 과외가 안잡혀서 화상과외 고작 1개 하고 있는데ㅠㅠㅠㅠ 어떻게 잡았나 싶네요)




비록 현실이 너무 암울하고 시궁창이었지만, 유일하게 과외하면서 학생 가르칠 때 만큼은 현실 세계를 잠시 잊고




학생에게만 집중해서 어떻게 하면 잘 설명할 수 있을지 생각하느라 온갖 잡념들을 떨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적성에 잘 맞는 것 같기도 했구요..! 문제를 설명하고 학생이 이해했다고 했을 때 주는 성취감이 정말 너무 뿌듯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12월 말에 공군 면접을 보고, 1월 말에 결과가 나왔는데..























무려 325명 중에 308등..! 으로 아슬아슬하게 합격하게 됩니다




정말 기뻤습니다. 군대가는거로 왜 기뻐하냐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이렇게 노력해서 뭔가를 이루어낸 적이 인생에서 정말 오랜만이었어서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그렇게 2월도 과외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3월 입대 전엔 마지막 발악으로 일본을 6박 7일로 다녀오게 됩니다. 

(당시 스즈메의 문단속 보고 감명받아서 최대한 따라해봄)






그리고 과외를 끝마치고는 과외생 중 1명에게 고맙게도 편지까지 받습니다 ㅎㅎ

(참고로 이 친구는 25학번 현역 수시로 연세대 공대에 입학하게 됩니다..! 정말로 자랑스러운 제자 ㅎㅎ)










그리고 입대..!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대하면 정말 자살하고 싶다, 너무너무 우울하다고들 하는데



저는 이미 현실이 시궁창이었던지라 오히려 입대하는게 기대되고 즐거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입대 다음날 일어나서도 주변에 빡빡이밖에 없는걸 보고 주위 사람들은 사회를 그리워하면서 절망하는게 보였는데,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서 "아침밥 뭐지?" 이딴 생각이나 했었네요 ㅋㅋㅋㅋ




훈련주에 들어가서도, 저는 오히려 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는 싹 잊고, 조교가 하라는 대로 복종하고,




뺑이치고, 달리고, 바닥에 구르고.. 완전군장하고 행군하고, 가스실 들어가서 가스 마시고..




오히려 너무 즐거웠어요! 호실 동기들이랑도 엄청 친해져서 밤마다 노가리까기도 했구요 ㅋㅋㅋㅋ




그리고 특기학교를 가서 운전을 배우고.. 5월 중순, 지방의 모 포대로 자대 배치를 받게 됩니다




나름 도시랑 가까워서 교통이 편리했고, 외출나가기에도 좋았던 환경이어서 만족했습니다




전입 초, 화장실 청소 등 짬지의 일을 하고, 동기들과도 친해지고, 선임들 눈치도 봐가면서 적응하려고 무지 애썼던 기억이... 지금 생각하면 참 아련하네요.




그렇게 짬지의 설움을 벗어나서 맞후임도 받은 7월 초 즈음, 본격적으로 군수를 시작하게 됩니다




재수를 했던 베이스가 남아있기에 국어도 언매로 돌리고 문법 강의부터 시작하고, 수학도 N제부터 시작, 과학도 스피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일과 시간동안 눈치봐가면서 공부해서 대략 1시간 정도 나오고, 



일과가 끝나고 저녁먹고 온 뒤인 18시부터 21시 반까지, 



그리고 청소 및 점호 이후인 22시 반부터 24시까지 연등한 결과 평일 기준엔 6시간 정도, 주말엔 10시간 정도 공부 시간이 나왔던 것 같습니다.




(물론 풋살하러 나가거나, 급히 일을 도와야 하는 등을 제외하고 평범한 날 기준입니다..!)




그렇게 당일 휴가를 쓰고 9평을 보러 갔는데, 나름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는데 결과는 41222...




저번 수능의 여파인지 아직도 국어 시간에 두려움과 정신 망상을 버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10월 즈음엔 슬럼프가 찾아와 1주일 정도 공부를 손에 놓고.. 11월까지 애쓴 결과..!



42222.... 결국 국어 공포증을 이기지 못합니다. 게다가 할매턴우즈 24 핵불 국어의 영향으로 시원하게 말아먹고,

수학, 영어, 과학까지 제대로 풀지 못하고 거의 다 찍었던 기억이 나네요...




시험 끝난 당일날 집 앞에서 펑펑 울면서, 차라리 저기 지나가는 차가 날 쳐줬으면 하는 생각을 하며




안되는 시험이구나 이거. 진짜 못하겠는데. 몇 년을 공부해도 절대 안되겠는데 내 머리로는, 내 지능으로는 진짜 불가능한데




그냥 포기하자. 수능판 깔끔하게 포기하고, 다른 나라 이민을 가든지, 새롭게 다시 시작하자




라는 마인드로.. 수능 끝나고 부대에 복귀하게 됩니다











4편에 이어서 쓸게요..!! 좋아요 한번씩만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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