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섭 [1062561] · MS 2021 · 쪽지

2025-03-03 11:20:16
조회수 2,286

아무래도 오르비를 떠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312390

오르비를 시작한지 정확히 4년이 되어가는데 예전과 너무 많이 달라졌네요.


떠날 거니까 속 시원하게 말하자면 컨셉과 진짜를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불어난 다수의 인원들이 오르비 내의 다수가 되니 내가 알던 오르비와는 전혀 다른 무언가가 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언젠가부터 공부글, 질문글에는 하나도 달리지 않는 댓글이 친목, 애니 덕질, 컨셉글에는 2~30개씩 댓글이 달리며 유저들 서로가 희희덕거리는 모습만 보이더군요. 이게 과연 옳은 것인지 매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2021, 2022년에 비해 확연히 줄어든 칼럼러분들과 칼럼의 수는 예전부터 오르비를 해오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연차가 많이 쌓이신 분들, 특히 민트테 이상이신 분들께서 주시는 팁은 이제 거의 없다시피하고 몇몇 금테 유저분들께서 주도적으로 칼럼을 써주시긴 하지만 예전만큼의 파급력이나 위상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민트테 이상 유저분들의 이탈은 본인들께서 오르비보단 다른 플랫폼이 더욱 본인의 정보를 공유하고, 흡수하는 능력이 더 강하기 때문일 수도 있죠. 저는 이런 부분이 안타까웠습니다. 나름 오르비에서 많은 활동을 했던 유저로서 오르비가 더 잘 되길 하는 마음이 앞서 있었지만 이젠 뭔가 그러기 힘들어진 선을 넘은 것만 같아 착잡했습니다.


허구한 날 의대 증원을 가지고 싸우는 비메디컬 종사자, 뉴스O를 들어가면 몇 바닥을 차지하고 있는 의대/탄핵 이슈, 그리고 이에 따른 댓글에서의 정치 싸움, 디씨처럼 저급하고 저질스러운 글을 작성하고 ‘여기 커뮤인데 어쩔 건데’를 시전하는 사람들 등 솔직히 전부 닉네임을 말하고 싶지만 떠나는 길에 그런 짓까지 하고 싶진 않네요.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불특정다수가 모이는 공간이기 때문에 매우 클린한 글과 내용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렇게 될 수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고요. 하지만 최소한 오르비의 아이덴티티는 지켜나가며 지내는 것이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말처럼 이제 떠나려 합니다. 4년 동안 제가 오르비에서 받았던 도움과 제가 드리려 했던 도움들, 그로 인해 저에게 감사하다고 연락까지 따로 주신 분도 계시고, 제가 연락드렸던 분도 계십니다. 


다시 한 번 감사했다는 말씀드립니다. 각자 바라는 바 역시 모두 성공하시길 바랍니다. 그런 응원 보는 맛에도 들어왔던 게 오르비였는데 말이죠.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네요. 요즘 오르비에 정이 많이 떨어졌었나봐요. 그렇게 아쉽단 생각이 안 드네요. 더 발전되고 부흥한 오르비가 되길 바라면서 이만 갈음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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