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체만채! [1346435] · MS 2024 (수정됨) · 쪽지

2025-02-25 02: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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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활을 버텨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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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수험생활을 하던 긴 시간 동안, 저를 이겨내개 해두었던 힘에 대하여 간략하게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긴 수험기간에 지쳐있으신 분들, 지금은 열정이 불타오르지만 일년 내내 지켜낼 확신이 없으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은 왜 수험생활을 하고 계신가요? 아마 사람들마다 이유는 정말 다양할겁니다. 옆에서 다 하니까 하는 분들도, 지난 입시에 대한 아픈 기억을 씻기 위해 하시는 분들도, 이미 나이가 들었지만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하시는 분들도 있으실겁니다. 이 분들이 수험생활을 하고 계신 이유는 모두 다르지만, 저는 그 끝에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모두 동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보다는 나은 미래를 꿈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이 입시의 끝에서 학벌을 통해 남들의 인정을 받길, 누군가는 마음 속에 꿈꾸고 있는 간절한 꿈을 이루기 위한 초석을 세우기 위해, 누군가는 전문직이 되기 위해 이 수험생활을 하지만, 이 모든 사람들이 꿈꾸고 있는 수험생활의 마지막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입니다.


 본인이 수험생활을 시작했던, 혹은 기나긴 수험생활의 끝에 있기를 바라는 그 목표를 상상하며 공부하는 것은 하루하루를 이겨내는 큰 힘이 됩니다. 저 역시나 가슴에 불을 지르는 큰 꿈을 가지고서 마지막 수험생활을 시작했었습니다. 모든 수업이 끝난 대치동의 밤 하늘을 바라보며 제 꿈이 이루어지는 달콤한 상상을 랬었고, 그 달콤한 상상이 이루어진 가능세계에서의 제 모습을 그려보며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이처럼 본인이 이 수험생활을 시작하며 가졌던 포부, 혹은 그 정도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그려보며 수험생활을 하는건 수험생활을 이끌어가는 커다란 힘이 됩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내 성적이 안 나와서 올 한 해가 물거품이 될까 너무 걱정이 되는데, 어떻게 행복한 상상을 합니까?“ 시험을 망했을 때의 걱정을 하는 것 역시나 충분히 이해합니다. 다만, 제 경험을 떠올려볼 때 “수능을 망했을 때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 그리고 그 슬픈 감정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는 11월부터 2월까지 그 아주 긴 겨울동안 생각해보셔도 충분합니다. 생각보다 그 시간은 수많은 생각을 모두 정리하고도 남을 정도로 너무나 길거든요. 아쉬운 생각, 복잡한 생각, 슬픈 생각들은 그때 가서 해도 충분한데 그것을 지금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가 좋은 생각만 하면서 살기에도 24시간이 아까운데, 굳이 꾸역꾸역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불안할 생각을 미리 할 필요는 없잖아요. 학업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게 아닙니다. 성적이 안 나온데에 대한 자기 합리화를 하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상황에서 만들어지는 그 답답함과 속상함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더 슬픈 생각으로 발전시킬 바에는, 마인드를 조금 바꾸어서 "영웅에게는 이런 시련도 있어야지.”나 "지금의 나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지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가면 세상이 날 알아줄 날이 올거야.“와 같은 구름 위를 걷는 상상을 하는게 훨씬 낫다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알지라도, 의식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계속 승화시켜 보는거에요. 생각보다 단순한 변화이지만, 이 작은 마인드의 변화가 입시라는 큰 스트레스를 겪는 동안에는 더 도움이 되거든요. 저는 이런 긍정적이고, 어쩌면 현실성이 없는 생각들을 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텼고, 신기하게도 이런 생각들은 저의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만, 종종 이런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달리면 중간중간 지치게 될 수 있다는 것 역시나 압니다. 장기적인 목표는 대개 구체적이기보다는 추상적인 경우가 많고, 길고 긴 수험생활을 추상적인 상상으로만 이겨내기에는 우리의 수능이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그렇다면 때때로는 너무 멀리 생각하지 말고 가까운 목표를 세우고 거기에 집중하는게 더 좋을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3월 월례는 수학 96점 이상을 꼭 받아야지."와 같은 단기간 내의 모의고사에 대한 목표도 좋고, "오늘 계획한 일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꼭 끝내야지."와 같은 매일매일의 소소한 목표도 좋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런 소소한 목표들을 이루어낸 자신의 모습을 생각하며, 그리고 소소한 목표들을 이루어낸 자신에게 심취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가보는거에요. 그러다가 슬럼프 기간에서 벗어나면 다시금 처음에 가지고 있던 그 큰 목표를 떠올리며 가시고요.


 사람은 냉철해야하는 동물이지만, 너무 냉철하기만 하면 수많은 고난들 속에서 우리는 녹슬어버리는 철처럼 금방 쓰러지고야 맙니다. 이성적이고 스트레스뿐이 가득한 우리의 하루하루에 조금은 허무맹랑해보일지도 모르는, 그러나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그런 상상을 딱 한 스푼만 추가해보시면 어떨까요? 저에게는 그 상상이 수험생활을 이겨내는 큰 힘이 되었었고, 하루하루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는 여러분의 힘이 되실겁니다. 간만에 몽골몽골한 이야기를 해보았는데, 조만간에 정보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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