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타민 [1261278] · MS 2023 · 쪽지

2025-02-21 23:26:55
조회수 185

정신과의사한테 고백하고왔어요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2141281

달리 말할 곳이 없어서 여기에라도 써요.. 말투 ㅈㅅ. 나는 여자고 우울증이 안 나아서 ect 치료 받느라 입원했는데 병원에서 중간에 집에 왔다갔다한 시간 제외하면 한달 넘겐가 입원했다가 오늘 퇴원했는데 젊은 레지던트 주치의? 그 분한테 고백하고 옴. 살면서 다른 사람한테 고백은 받아봤어도 내가 고백해본 적은 없고 연애도 아예 안 해봤고 내가 좋아한다고 하는 게 그 분한테 여러가지로 민폐 같아서 고백 절대 안 하려고 했는데 며칠 동안 잠도 못 자고 공부도 아예 못해서 병 고치려 갔다가 오히려 돌아버릴 것 같아서 결국 울면서 그 분한테 나 같은 게 고백해서 미안하다고 계속 사과하면서 고백함. 입 밖으로 속마음을 꺼내는 것도 민폐 같지만 그 분께 내가 좋아하는 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 자체가 그 분이 의사이시기에 내게 잘해주셨던 건데 그에 배반하는 듯한 생각이 들어서 결국 털어놓은 측면도 큼. 선생님을 좋아한다고 하면서 선생님께 이게 정신과 환자들이 겪는 전이 현상 때문 아니냐고 여쭤봤고 그 분이 그럴 수 있다고 하셨음. 그 분은 의사인데 옷도 잘 입으시고 목소리도 좋고 정신과의사인 거 감안해도 유독 다정한 스타일이라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것 같았음. 그 분이 내가 고백하면서 지나치게 죄책감 들어하는 거 같다면서 평소에 병원에서 공부하거나 하는 모습도 그렇고 내가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한 면이 강한 것 같다고 그럴 만한 일이 있었냐고 물어봐주셔서 살면서 겪었던 일을 그 분께 좀 말씀드리다가 담당 교수님이 병실에 들어오셔서 나보고 왜 우냐고 물어보셔서 주치의선생님께 좋아한다고 해버렸다고 말씀드림. 그러니까 교수님이 교수님이 젊을 때 수련하실 때는 혼자서 더 여러 여자환자들을 담당하셨는데 다수가 교수님께 고백했다면서 내 감정이 이상한 게 아니라고 해주셨음. 난 의사한테 고백하는 건 진짜 미치광이들이나 그러는 거고 무엇보다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라 안 그럴 줄 알았는데 내가 생애 첫 고백을 환자복 입고 병원에서 하게 되어서 스스로에게 많이 놀라고 실망했던 것 같음. 그래도 말하고 나니 그 선생님껜 죄송해도 털어놓으니까 살 것 같긴 했음...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