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논리학 - 기호화된 정보를 예시로 납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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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_인문_가능세계.pdf
2011_인문_베이즈주의.pdf
2506_인문_에이어.pdf
안녕하세요, 쑥과마늘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문, 그중에서도 ‘논리학’ 제재만 집중 공략해보려고 합니다.
‘논리학’은 필연적으로 어려운 구간이 존재합니다.
바로 ‘기호로 제시된 정보’가 그것이지요.
하지만 평가원은 우리에게 기호 그 자체의 이해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항상 예시를 통해 우리가 100% 이해는 못해도 받아들일 수는 있도록 써주거든요.
제일 어려운 부분은 이해하라고 충분히 설명해준다는 걸 잊지 맙시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기출을 통해 확인해봅시다.
[2019학년도 수능 ‘가능세계’ 지문]
두 명제가 모두 참인 것도 모두 거짓인 것도 가능하지 않은 관계를 모순 관계라고 한다. 예를 들어, 임의의 명제를 P라고 하면 P와 ~P는 모순 관계이다. P와 ~P가 모두 참인 것은 가능하지 않다는 법칙을 무모순율이라고 한다. 그런데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다보탑은 개성에 있을 수도 있었다.”는 모순 관계가 아니다.
‘모순 관계가 아니다.’라는 표현은 곧 두 명제는 모두 참 혹은 모두 거짓 중 하나를 충족하죠.
현실과 다르게 다보탑을 경주가 아닌 곳에 세웠다면 다보탑의 소재지는 지금과 달라졌을 것이다. 철학자들은 이를 두고,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표현한다.
'P와 ~P가 모두 참인 혹은 모두 거짓인 가능세계는 없지만‘이라는 표현은 모순 관계가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없다는 의미로 바꾸어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보탑이 개성에 있는 가능세계‘는 있다는 말은, 앞서 이해한 것처럼 모순 관계가 아니라면 성립하는 가능세계는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가능세계’의 개념은 일상 언어에서 흔히 쓰이는 필연성과 가능성에 관한 진술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P는 가능하다’는 P가 적어도 하나의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며, ‘P는 필연적이다’는 P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는 뜻이다. “만약 Q이면 Q이다.”를 비롯한 필연적인 명제들은 모든 가능세계에서 성립한다. “다보탑은 경주에 있다.”와 같이 가능하지만 필연적이지 않은 명제는 우리의 현실세계를 비롯한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고 또 어떤 가능세계에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P는 가능하다’와 ‘P는 필연적이다’의 정의를 줬으니 붙여 읽으면 간단해집니다.
(중략)
나는 현실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기차를 놓쳤고, 지각을 했으며, 내가 놓친 기차는 제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나는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전통 논리학에서는 “만약 A이면 B이다.”라는 형식의 명제는 A가 거짓인 경우에는 B에 참 거짓에 상관없이 참이라고 규정한다. 그럼에도 내가 만약 그 기차를 탔다면 여전히 지각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 나는 지각을 하지 않았다.”
= “만약 A이면 B이다.”
= “만약 내가 8시 기차를 탔다면”(A)는 거짓이다.
= “나는 지각을 했다/지각을 하지 않았다” 둘 다 가능한데 왜 지각했다고 주장은 안 해?
(중략)
일반적으로, A가 참인 가능세계들 중에 비교할 때,
(=기차를 탄 가능세계 중에서)
B도 참인 가능세계가
(= 지각을 하지 않은 가능세계가)
B가 거짓인 가능세계보다 현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 지각을 한 가능세계보다 현실세계와 더 유사하다면)
현실세계의 나는 A가 실현되지 않은 경우에,
(= 기차를 놓쳤다면)
만약 A라면 ~B가 아닌 B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기차를 탔다면 지각을 한 게 아닌 지각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
(후략)
[2020학년도 수능 ‘베이즈주의’ 지문]
(중략)
이는 믿음의 정도의 변화에 관한 원리로서, 만약 인식 주체가 A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된다면,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그 인식 주체의 믿음의 정도는 애초의 믿음의 정도에서 A가 참이라는 조건하에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의 정도로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갑이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약하게 믿고 있고, ‘오늘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조건하에서는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강하게 믿는다고 해 보자. 조건화 원리에 따르면, 갑이 실제로 ‘오늘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될 때,
(=A가 참이라는 것만을 새롭게 알게 된다면)
‘내일 비가 온다.’가 참이라는 것을 그 이전보다 강하게 믿는 것이 합리적이다.
(=A가 참이라는 조건하에 B가 참이라는 것에 대한 믿음의 정도로 되어야 함)
(후략)
[2025학년도 6월 모의평가 ‘에이어’ 지문]
(중략)
‘P이면 Q이다. P이다. 따라서 Q이다.’인 논증을 전건 긍정식이라 한다. 전건 긍정식은 ‘P이면 Q이다.’와 ‘P이다.’라는 두 전제가 참이면 결론 ‘Q이다.’는 반드시 참이라는 뜻에서 타당하다. 그런데 어떤 문장이 단독으로 진술되는 경우에는 감정이나 태도를 표현할 수 있지만 그 문장이 조건문인 ‘P이면 Q이다.’의 부분으로 포함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귤은 맛있다.’는 화자의 선호라는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그 문장이 ‘귤은 맛있다면 귤은 비싸다.’처럼 조건문의 일부가 되면
(= 그 문장이 조건문인 ‘P이면 Q이다.’의 부분으로 포함되는 경우)
귤에 관한 화자의 선호를 표현하지 않는다.
(= 그렇지 않다.)
(후략)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논리학 지문의 승부처는 결국 기호화된 정보를 처리하는 것이다.
기호화된 정보만으로 이해를 요구하지 않고,
항상 예시를 통해 설명을 보충한다.
그러니 예시를 붙여 읽는 것이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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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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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일반적인 서술과 구체적인 예시만 잘 연결해줘도 반은 먹고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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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사실 추상화된 걸 받아들이라고 주는 게 예시니까요
논리학 어려울 수도 있는 지문인데 정리 감사합니다! 좋아요 누르고 가요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기호논리학을 좀 안다면 더 쉬워지죠
개인적으로는 대당사각형이나 고전논리학 정도는 학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건긍정 후건부정 선언지부정 / 전건부정오류 후건긍정오류 선언지긍정오류
이런 기본적인 논리학은 알아야해요
대당사각형이 그건가요 역명제 대우명제 나오는 거
오 이거 가능세계 42번 오류 얘기할 때 나오는 그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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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논리학 지문 읽을때 기호가 나오면 먼저 기호랑 예시가 붙는지 보고 붙여 읽ㅇ ㅓ 볼게ㅇ ㅛ goat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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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칼럼 좋아요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