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과마늘(⩌⩊⩌) [1352787] · MS 2024 · 쪽지

2025-01-31 18:11:04
조회수 1,571

[칼럼] 국어에서의 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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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수능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쑥과마늘입니다.


지금이 아니면 써볼 일이 없을 것 같아 국어에서의 직관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드릴 말씀은 '강사'가 언급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내용이거든요.


여기에서 말하는 '직관'은 수학에서 말하는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기출을 보면서 이야기하는 게 빠를 것 같네요.

다음은 2023학년도 6향아’ 지문의 <보기>의 한 구절입니다.


()는 물질문명의 허위와 병폐에 물들어 가는 공동체가 농경 문화의 전통에 바탕을 두고 건강한 생명력과 순수성을 회복하기를 소망하는 작가 의식을 담고 있다.


그리고 그 <보기문제에 딸린 1번 선지입니다.


()에서 차라리 그 미개지에로 가자라는 화자의 권유는 공동체의 터전을 확장하여 순수성을 지켜 나가려는 의식을 보여주는군.


정확한 풀이로 풀자면, ‘확장이라는 단어를 긋고 고르는 게 맞습니다.

근데 지금 칼럼 제목이 국어에서의 직관이잖아요?


저는 현장에서 이 문제를 풀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생명력과 순수성을 회복하기를 소망한다면,

지금 현재는 생명력과 순수성이 결핍된 상황 아닌가?


그렇다면 없는 순수성을 지켜 나갈’ 수 없는 거 아닌가?


사후적으로 분석하자면,

회복이라는 개념은 결핍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체력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물약을 먹고 회복할 수도 있으니까요.


비슷한 예시를 몇 가지 더 보여드릴게요.


다음은 2024학년도 9월 모의평가 34번 문제의 <보기중 일부입니다.


()의 자연은 속세와 구별되는 청정한 이상 세계로 그려지며신선의 이미지를 통해 탈속적이고 고고한 가치를 추구하는 곳이다.


그리고 그 <보기문제에 딸린 1번 선지의 일부입니다.


‘()생매는 고고한 취향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는 소재이군.’


여기서도 이런 생각을 해볼 수 있습니다.


고고한 가치는 ()가 아니라 (아닌가?


더 봐보죠.

2019학년도 6월 모의평가 우포늪 왁새’ 지문 <보기문제의 정답 선지입니다.


날아가는 왁새와 완창을 한 소리꾼을 대비하여 자연과 인간이 통합된 예술의 형상을 사실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이 지문은 앞서 말씀드린 것과는 결이 조금 다릅니다.

강사들마다 해석이 갈리거든요.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1. ‘대비를 허용할 수 있는가?

2. ‘사실적을 허용할 수 있는가?


강사의 입장에서는 특정 관점만을 선별하여 가르쳐야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쨌든 정답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 ‘의심점을 파악하자는 것이 이 글의 요지입니다.

이 의심점이라는 개념을 도입하면 직관을 활용하기 용이해집니다.


논란이 많은 2024학년도 수능 34<보기문제의 정답 선지 중 일부입니다.


()는 청산에서의 삶에서 느끼는 자랑스러움을 야인 생애로 표현하여 겸양의 태도를 드러내는군.


저는 현장에서 시제 논리나 자랑스러움의 여부에 대해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랑스러움겸양은 뭔가 충돌하는 느낌이 들어 의심점을 잡고 선지를 골랐습니다.


분명 이상적으로는 잘 읽고 잘 푸는 게 정답입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분명 막히는 순간이 한번은 찾아옵니다.

그 막히는 순간을 대비하지 않으면 그 구간은 약점이 됩니다.


배움의 입장에서는 논리적인 풀이를 체득하되,

문제풀이의 관점에서는 의심점을 도입해보는 걸 권장합니다.


그러면 적어도 정답을 맞힐 확률이 조금이나마 높아진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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