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 돌리던 대학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431451
벌써 1여 년 전이다. 내가 갓 원서를 넣은 지 얼마 안 돼서 합격여부를 기다리고 있을 때다. 오르비를 들렀다 가는 길에, 조기발표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일단 입학처 사이트를 들어가야 했다. 역시, 조기발표는 하지않았다. 발표 일정이 굉장히 늦는 것 같았다.
"좀 일찍 발표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합격 발표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늦거든 다른 대학 가시우."
대단히 무뚝뚝한 대학이었다. 일정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합격시켜 달라고만 부탁했다. 대학은 잠자코 열심히 엑셀을 돌리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돌리는 것 같더니, 저물도록 이리 돌려 보고 저리 돌려 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돌리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냥 발표해달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자취방 구할 시간이 빠듯해 왔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줄세우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발표해주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원서 넣은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돌린다는 말이오? 입학처 당신네들, 외고집이시구먼. 방 구할 시간이 없다니까요."
입학처는 퉁명스럽게,
"다른 대학 가시우. 난 발표 안 하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기다리고 있다가 그냥 갈 수도 없고, 원룸 구할 시간은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줄 세워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엑셀이란 제대로 돌려야지, 돌리다가 실수하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수능 성적 엑셀을 잠시 꺼놓고 태연스럽게 대학원 합격 발표를 하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구경꾼이 되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엑셀을 보고 이리저리 둘러 보더니 다 됐다고 합격 발표를 해준다. 사실 합격 여부는 2주 전부터 결과가 나와있었다.
0 XDK (+10)
-
10
-
안 떠오르네
-
입원했습니다 0
아.
-
가슴운동은 0
플라이인가 이거 힘들어..
-
항상 이랬던거같은데… 개인적으로 언매 무보정 92면 전년도 3덮 표본만큼 뜬거같음...
-
bxtre.kr/
-
고요하다 0
고요해
-
고1때부터 정시였음에도 불구하고 내신을 2점대는 나오도록 챙겼던 모든 이유가...
-
(우울) 제작년에 인터넷에서 만난 사람이랑 동반자살 시도했던 썰...은 아니고 잡글 2
난 당시 23살이었고 만난 애는 17살이엇음 만나보니까 너무 예쁜거야 아니 이렇게...
-
산불에... 누구 재판에.. 선고기일 잡히냐 안잡히냐 + 정치뉴스들
-
딱 마지막패치에 깨달아서 5층왓음 ㅅㅂ일주일만더잇엇어도
-
독재 오디 다니시나요 청솔이나 메가 반수반 다니려다가 예체능 비실기라 수학 빼가지고...
-
옛날에 디엠 한것들 보다가 발견함 너무 철벽인가 ㅋㅋ ㅜ 저때 전여친 좋아하고...
-
당황스럽네
-
내일은 잘 일어나야지 오르비도 좀 줄이고 이제 슬슬 현생으로 돌아서기는 하는디 모두모두 잘자용
-
그림 투고 2
2. 하이샵 인물화이신 분들은 나중에 업로드하겠습니다 (윈터 어렵다)
-
인공위성 화재 감지에서 저 정도 면적이 지금 불타고 있는 듯.. ㅠ
-
배불렁 4
아 요즘 콜라가 너무 맛있는데 뭐 병인가 오늘만 4캔마셨자나
-
그냥 보이는 족족 곤장 10대씩 쳐야됨
-
아아아아아아악
-
4덮 칠까 6
중간고사 담날인데 걍 칠까
-
어떰
-
시간표 맞춰서 풀고 싶은디
-
보통 여자랑 디엠할 때 오래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7
그 여자가 너랑 연락할 생각이 없기 때문임
-
최대공약수 1
최대가 설공 지방약 지방수
-
정형돈 이혼하네 3
기러기생활 끝.. m.entertain.naver.com/article/309/0937656
-
방정식 54321x+9876y=d의 모든 정수해를 구하시오
-
더프 등급컷 1
더프 처음봐서 잘 몰라서 질문드립니다.. 그 종이성적표로 나오는 등급은 무보정...
-
지금도 그럴까?
-
아오 4
약 오랜만에 먹으니까 약 부작용 ㅈ된다
-
개짜치다 생각
-
벡터 미분 공부하는데 질문좀 받아주실 분 계신가요.... 7
제곧내 기계공학과입니다근데 수학 좋아해서 수학공부하고있어요
-
누구탈퇴함 2
-
bxtre.kr/
-
후배님들 고생하는구나
-
션티 커리를 이번달 초에서야 타기 시작했고 3등급정도 나오는 실력인데 주간지를...
-
그렇게 큰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정시에 내신 반영하니 마니 가지고 토론하는 것도...
-
무엇이든 물어보슈
-
3모 잘볼사람 2
바로 당신.
-
네웹 카카페 상관없는데 무협이런거만아니면 됩니당 글 안지우고 천천히 볼게용
-
하루에 세개씩 풀리는거 봄
-
난 수능 망해도 꾸역꾸역 살아남았다
-
갑자기 쪄서 스트레스 받아요 지금은 52정도에요
-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중간 1달남았는데 막막합니다
-
이게 마지막임..
-
넷플 계정은 있지먼 자막퀄 너무 구려서 최근엔 걍 불법사이트 팬번역 찾아서...
-
걍 반수할까
-
큰일났다 1
졸린데 잠이 안온다
-
시간 최대한 줄이는 컨템츠임뇨??
-
알림이 50개가 쌓여있든 150개가 쌓여있든 알림 누르면 가장 최근 알림 십수 개...
방망이깎던노인
수능 현대소설 킬러로 나올거같네요 ㄷㄷ
ㅋㅋㅋ
ㅋㅋㅋㅋ
원글뭐임? 개웃기네진짜
방망이 깎던 노인 임미다..
ㄱㅊ
ㅈㄴ웃기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