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해설의 맹점: 공부는 냉부해처럼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316952
옛날부터 써보고 싶던 학습태도 관련 칼럼임. 마침 최근 냉부해도 돌아와서 그 기념으로 써봄
수능 국어를 공부할 때 해설은 아주 중요합니다. 올바른 해설을 봐야 내가 틀린 점, 맞은 점을 정확히 알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독학러들이건 인강러들이건 공부 제대로 하려는 사람들은 당연히 해설을 상세하게 봅니다. 내 생각이랑 비교도 하고 복습도 하고 다 하면서 해설을 외울 수준까지 공부하죠.
그런데 여기서 이상해지기 시작해요
"해설이 다 이해되고, 복습도 열심히 했는데 문제는 왜 안풀리지?"
"해설을 보고 나면 이해가 가는데 혼자서는 왜 그렇게 못읽지?"
"해설대로 하는게 가능은 한가?"
이런 의문이 1년 내내 따라가죠. 해설을 잘 이해하고 지문을 어느 정도 분석할 수도 있지만, '해설처럼' 시간 안에 푸는 건 안되는 겁니다.
이 문제는 그 해설 대로 생각하고 푸는건 불가능하단걸 몰라서 생긴다고 봅니다.
비유하자면 해설은 파인다이닝이에요. 완벽하고 잘 짜여졌으니 이대로 할 수 있으면 최고죠. 그런데 학생 중 대다수는 라면 맛나게 끓이기가 해본 요리의 최대일 겁니다. 그런 사람이 파인다이닝 메뉴를 혼자 재현할 수 있을까요? 물론 셰프가 친절하게 뉴비를 위한 파인다이닝을 보여줄 순 있겠죠. 그런데 그걸 따라하는건? 아에 다른 문제가 됩니다.
해설은 파인다이닝이에요. 아주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서는 그걸 따라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 수능 국어는 제한시간까지 있죠. 냉장고를 부탁해 보시면 알겁니다. 파인다이닝 셰프들도 시간 제한 걸어두면 그 시간 안에 파인다이닝에 나오는 고급 요리들 완벽하게 못하잖아요? 평생 그 일을 해온 대가들조차 못하는걸 우리가 어떻게 합니까. 당연히 수능 또한 그 수준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수능은 손님을 만족시키는 파인다이닝이 아닌 시간 제한이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 입니다.
그렇기에 수능 국어는 김풍 작가님 요리하는 것 처럼 공부해야 합니다. 냉부해에서 김풍 작가님 보면 셰프들이 하는거 보면서 여러 기법들 야매로 배껴오고 뭐든 만들잖아요. 그런데 작가님이 메뉴를 베끼나요 아니면 방식을 베끼나요? 후자 아닌가요? 셰프들이 하는 큼지막한 방식들을 베끼지 메뉴 자체를 베끼진 않잖아요. 이렇든 국어도 잘 짜여진 해설(파인다이닝)을 재현하는게 아닌, 중요한 핵심(큼지막한 방식)을 읽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이걸 가르치는게 국어 개념 강의의 목적이고요.
그러니 앞으로 공부할땐 해설은 중요하지만 확인을 위한 거지 따라하기 위한 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해설을 보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냉부해 시즌2 많관부. 야매요리를 보여줘 김풍!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고3 현역이구요 1월부터 4월 초까지 일요일 제외 매일 12시간 이상 앉아서...
-
풀면 허수인가요 개허수인가요?
-
뻘글 다 밀었다 0
드디어
-
틀딱에게 태그란 5
나도 아무 생각 없이 99년생 태그 집고 싶다고... 라떼는 95년생부터 저기 떴었는데 하ㅏ
-
!
-
저번주에 앓아누웠으니 조금 더 미뤄야하나
-
그리고 평소에 뭐 어떻길래 왜 아무도 안 믿어줌??
-
탈릅하고 공부하러 갑니다 굳이 오르비 아이디 있는거 의미 없는 것 같아서요 덕코...
-
한완수 해볼까 0
미적은 뉴런 시작했는데 공통은 이미 학원에서 배운 것도 많고 기출도 돌려서 뉴런...
-
Hello Everyone, My name is Ryan from Centum...
-
바로 이상 날개 마지막 날자꾸나 부분까지 실어주기 재수때 힘들때마다 필사했던...
-
어떰? 작년엔 백호 개념형모고 풀었는데 올핸 대성으로 옮겨서 박선우로 풀려는데 풀어본사람
-
씨발!!!
-
졸려
-
결제는 했는데 어디서 보는지 문자왔나요?
-
눈치없는새끼 무관으로남았어야지...
-
[칼럼] 실전독해(1) : 22국어 헤겔 변증법의 진짜 풀이 1
안녕하세요. 국어를 가르치는 성현(成賢)입니다. 저번 칼럼에서 예고했던 대로,...
-
매주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
둘 다 풀어보신분 있남
-
물에 빠지다 늪에 빠지다 함정에 빠지다 절망에 빠지다 빠진다는 건 빠져나와야 한다는...
-
집가자마자 0
바로 자야지 퇴근 한 시간 남았다
-
하암
-
어린이날이네 0
스마티 어린이에게 덕코 선물을 주세요
-
전화하다가 새벽을 날려먹었어 미안해 그래도 활기찬 하르 11시쯤 고비겠노
-
진영누님 생일기념
-
얼버기 7
패턴이 돌아오는군
-
깼는데 3
어떻게 살아는 있노..
-
저 20살이고 결혼하는 분은 작년 고3때 담임쌤인데 재수하는 상황이라 갈까말까...
-
오목한판 할사람 2
자신있으면 들어와
-
가방 매고 있어도 민증검사를 안함..
-
슬프다 1
ㅜㅜㅜㅜㅜㅜ
-
알고리즘 지더연으로 도배돼서 내 옯닉 이거인거 생각나서 함 와봄 ㅋㅋ
-
케인 유관된거 1
축하는 하는데 뭔가 허전함...ㅋㅋㅋ
-
기구하다 기구해 2
우울하군아
-
그게 잘못된건진 알고 부끄러운 행동이라는걸 인지는 하고 계시기를 바랍니다 학교...
-
라면먹어야겠다 배고파서 이러는 듯
-
군런할까 0
학기중보다 덜 바쁠거 같은데 군생활이
-
한창 ㅋㅋ루삥뽕 이라는 말이 등장했을 때 유튜브에서 어떤 구독자 1000따리 여자...
-
에타에 룸메 험담했는데 룸메가 작성자 나인거 알아버림 18
룸메가 그 글 쓴거 나인지 물어보길래 첨엔 아니라고 했는데 에타친추돼있으면 작성자...
-
모르면 헷갈려잉..
-
고1 때 시작해서 아직까지 붙잡고 있으니...
-
탈릅 마렵노 7
흐음
-
호형훈제 천재 둘이 모여서 개쩌는 풀이속도 ㄱㄴ 정병훈이 가형 30분 컷이라 했으니...
-
내가 이렇게 아껴요 님들을
-
ㅈㄱㄴ
-
서울대 천재 댄싱기원 강기원 vs 가형 눈풀로 30분 컷 정병훈 vs 서울대를...
-
푀이예와 라반의 안무 개념 - 수특 독서 적용편 인문·예술 08 0
안녕하세요, 디시 수갤·빡갤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명의 국어 강사입니다. 오늘은...
이거 왜 기시감이..?

학습자료 태그 잊어서 재업함그러면 해설을 어떻게 활용해야할까요?
문제에 대해 내가 푼 방식과 해설이 푼 방식이 맞는지 확인하고 문풀 방식을 배우는 걸로 활용하는걸 추천합니다.
지문에 대해서는 다 읽고 나서 내가 읽은 것과 해설이 말하는 지문에 있던 것을 비교해보고 독해가 이상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해설이 어떻게 읽었는지에 집중하세요. 그런 부분이 없다면 이렇게도 읽을 수 있구나 라는 걸 아는거에 집중하세요
제 생각이지만 지문에 대한 해설은 독해의 고점을 높여주는 용도라 생각합니다. "이렇게까지 읽을 수 있구나"를 보는게 핵심이지 "이렇게 읽어야 하는구나"를 배우는게 아닌데 많이들 공부할때 후자의 방식으로 공부하더라고요
그큰틀을 기준으로 학습해야되겠군요
상세한 사고과정은 그리 중요하지는 않을까요? 제가 특히 큰틀보단 디테일에 집착하는것 같습니다
상세 사고는 큰 틀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 봅니다. 약간 파인다이닝에 어울리는 음료 같은거죠. 근데 우리 목표는 미슐랭 별따는게 아니라 냉부해에서 이기는 거에요. 그러니 우선은 큰 틀에 주목해 보세요. 글의 핵심 주제와 그걸 따라 이어지는 흐름, 논리 전개에 주목해 내려가보고 그게 어느 정도 되면 이제 디테일에 신경써 봅시다. 이 문장은 이렇게 읽어야 했구나, 이 문장은 이런 뜻으로도 읽어지는구나 이런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