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킴 [537476] · MS 2014 · 쪽지

2015-12-13 12:28:12
조회수 893

(뻘글)한국 사회의 나이에 대하여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21437

한국 사회에서의 나이에 대하여

1 나이 서열의 역사
밖에 나가보면 할아버지끼리 싸우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의 대화를 들어보면 이런 말이 나오죠.

"너 xx, 도대체 몇살이냐??"

이런 대화는 나이로 서열을 결정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우린 나이로 서열을 결정하는 정도가 더 심할까요?

전 우리나라 전반에 존재하는 억압적 서열주의와 계급주의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억압적 서열주의와 계급주의는 언제부터 생겨났을까요.

성리학적 질서가 모든 것을 좌우하던 조선시대에 나이 한 두살로 서열을 정리한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오히려 근대화 과정에서 이런 서열주의가 생겨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죠.

2 나이가 정말 중요한가?

-1 나이는 우리나라에서 계급으로써 작용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상대에 맞추어 써야 할 언어와 행동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언제나 나이가 최고인 것은 아닙니다.

나이보다 중요한 것들이 있을 땐 2순위로 밀려나기도 합니다.

학교의 선후배 관계, 직장의 직급 관계, 군대의 계급 관계 등등 서열을 정리할 수 있는 다른 관계들이 그것이지요.

하지만 때로 비슷한 직급끼리 친해지면 나이로 서열을 정리하는 예외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언제까지나 "비슷한" 직급일 때의 이야기지, 격차가 큰 직급에서는 드문 일입니다.

-2 우린 나이만 가지고 떵떵 거리는 일을 보고 "나일리지" 라고 칭하기도 합니다.

나이는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고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선사시대 때에는 인간이 오래 사는 것은 그 만한 지혜가 있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을 수록 대접받았지요.

그러나 현대는 꼭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지식을 배워야만 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또한 우리나라와 같이 건강 수준이 보장된 중산국에서는 더 이상 오래 사는 것이 어느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 자랑이 아닌 게 되는 겁니다.

즉, 나이"만" 많다. 라는 말은 이제 "아무 것도 이루지 않은(못한) 채 시간만 낭비했다." 라는 말이 되었습니다.

이로써 나이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사고는 전근대적인 사고이며, 현대에서는 사라져야 할 관념 중 하나라는 이야기입니다.

3 어떻게 해결해야하나?

여러 해결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 방법은 언어 체계를 뒤엎는 겁니다.

우리 한국말엔 존댓말과 반말이 존재하지요.

만약 존댓말과 반말. 둘 중에 하나를 없앤다면?

우리나라의 수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수평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시다 · 571145 · 15/12/13 12:29 · MS 2015

    마지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 코드킴 · 537476 · 15/12/13 12:30 · MS 2014

    네.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죠. 모든 사람이 한국말 대신 영어를 쓰는 게 아닌 이상...;

  • 슴구하 · 614381 · 15/12/13 12:30 · MS 2015

    인간의 각인 효과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 닉없음 · 377726 · 15/12/13 12:31

    나이똥꼬 극혐... 바꾸고싶지만 현실적으로 힘들죠

  • 제르맹 · 343315 · 15/12/13 12:33 · MS 2010

    ㅋㅋ 이건 나이에만 해당되는건 아니지만 자기가 어릴땐 나이많은 사람의 횡포를 고깝게 여기다가도 자기가 그나이가 되면 그에대한 보상심리도 크게 작용하는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군대 짬도 이런맥락에 속하죠

  • 코드킴 · 537476 · 15/12/13 12:36 · MS 2014

    선사시대엔 나이에 따른 "지혜"를 필요로 했기에 나이 많은 사람을 존중했었죠. 그런데 이게 역으로 뒤집혀버린 겁니다. 군대 짬도 마찬가지죠.

  • 제르맹 · 343315 · 15/12/13 12:38 · MS 2010

    당연히 합리적인 사고는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엎기가 힘들뿐... 이건 제도상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에 한국 전체가 뒤집히기전엔 개선되기 힘들죠.

  • 망했다꺌꺌꺌 · 625673 · 15/12/13 12:35 · MS 2015

    이글의 논지와 부합하는건 아니지만

    가끔 오르비에서 '아직 어려서 모르시네ㅋㅋ' 이런말 하는사람들 진짜 극혐..

  • 코드킴 · 537476 · 15/12/13 12:36 · MS 2014

    그런 사람들을 위해 쓰는 글입니다.

  • 제르맹 · 343315 · 15/12/13 12:42 · MS 2010

    어느정도 나이와 직결되는 경험이 필요한 부분에선 그런말이 나오는경우는 고깝더라도 이해를 하는데... 대부분 전혀 나이랑 상관없는 부분에서까지 그런말이 나오는건 참 어이없는 일이죠. 다만 누구나 나이먹으면 이런경향을 보일수 있기때문에(저도 마찬가지) 그때그때 인지하고 조심해야죠

  • 새벽밤ㅁ · 516234 · 15/12/13 12:47 · MS 2017

    존댓말은 나이가 많다고 쓰는게아니죠. 저는 존댓말이 존재해서 반말의 친근감이 감조되는것같고, 존댓말의 장점도 있어서 없애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나이 따지는 사람은 그냥 못배운 인간이라 생각하고 지냅니다

  • wnsduq · 448151 · 15/12/13 12:52 · MS 2013

    철없는 어른 너무 많음.
    애늙은이 역시 많음.
    나이와 철드는 것 전혀 무관.
    관습상 대우해주는 것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