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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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생각나는 것들은 하나하나 적어본다.
내 자리의 전 주인인 문신남
내 대각선 오른쪽의 지나다닐때마다 쳐다보는 남자 하나
천박하게 말 해대는 짜증나는 친구
적어놓고 보니 자잘한 에피소드가 많다.
꼴에 재수학원 초에는 굉장히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5시 반에 기상해서 학원에 가장 먼저 도착해 불을 키고 자리에 앉았다.
그럴 때마다 나보다 조금 늦게 들어오는, 근육질에다 강렬한 T존을 가지고 있는 문신남과 마주쳤다.
어쩌다가 인사를 하게 됐는데, 내가 지금 앉고 있는 자리가
자기가 1년동안 쓰던 자리라고, 열심히 하시는 것 같다며 그냥저냥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대화를 마치고 나니 생각이 났다.
1년 하고 못나간 사람의 자리라는 말 아닌가...?
어째 맥이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열심히 한다는 칭찬만 담아가기로 했다.
나는 스탠딩 책상을 주로 애용했는데, 그러다보니 내 자리에서 필요한 책들을 빼가야 되는 상황이 잦았다.
그러다보니 특정 사람의 자리 근처를 어슬렁 어슬렁 거리는 결과를 잦아냈다.
어째 볼때마다 인강이 아닌 스포티파이에서 음악을 고르고 있던
그 사람 패드의 배경화면을 보니 항공대를 노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서로의 얼굴을 확실하게 기억하게 되었는데,
아마 9월 모의고사 날. 시험이 굉장히 쉽다고 사방팔방 난리가 났었던 시험.
그 때 확통 30번에서 단순 계산 실수로 틀린 걸 엘레베이터 안에서 선생님께 유머스럽게 말했는데
마침 그 자리에 있던 이 양반이 ' 큽! ' 하면서 웃음을 대놓고 참는 것이다.
그때 생각했다. ' 아 그만 싸돌아다녀야겠다, 찍혔구나 '
그 사람은 잘 봤을까? 정이 들어서 그런지, 꼭 항공대를 붙기를 바란다.
우리 식당은 밥이 참 맛있었는데, 왠지 그날 줄에 낮익은 얼굴이 보였다.
내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이었다. ( 축구선수 니콜라스 쥘레를 닮았다 )
이 친구가 학원에 막 들어온 참이다 보니, 재수 종합반인데도 친구가 없었다. ( 나는 독학반이었다 )
그래서 등하교때 자연스럽게 나랑 붙어 다니기 시작했다. 혼자 다니는게 편하고,
음악 듣는걸 좋아했던 나로서는 굉장히 곤혹스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곤혹스러웠던 것은 이 친구의 천박한 말솜씨였다.
1. 교회는 사창가와 다름없다. 교회에 다니는거랑 창녀촌 다니는거랑 무슨 차이냐?
2. 하나도 궁금하지 않았던 자신의 첫경험썰 자랑
3. 주말에 술마셔야지, 술마고싶다, 친구만나고싶다, 학원나가고싶다 계속 부정적인 얘기만
4. 계속되는 간접흡연, 머리아픈 냄새
5. 영어 공부는 의미 없다 ( 3~4등급을 맞으며 )
6. 자기 아빠 의사인 것 계속 자랑
7. 오고가는길에 단어 외우고 있으면 일부러 방해
8. 음악 들을려고 이어폰 꼽고 있으면 빼라, 손으로 쿡쿡 찌름
결국 절대 건들지 말라 한 날,
지하철에서 단어 공부를 방해하자
사람들 한가운데에서 화를 내버렸다.
그 이후로 더이상 날 따라다니지 않았다.
지 딴엔 내가 풀렸다고 생각했는지 말을 몇번 더 걸길래 대화해봤는데,
고3이랑 친해지며 같은 반 여자애 가슴 크기 얘기 등등을 하고 있어서
그냥 병신새끼구나 하고 이 인간에 대한 기대를 포기했다.
수능이 끝나고 피시방에서 만났는데, 잘 봤냐길래 어~ 잘 봤다고 대놓고 웃으며 말해줬다.
표정이 착잡한걸 보니까는 조진 것 같던데
자기를 벌레보듯이 본다던 의사아빠 돈 그만 축내고, 그냥 대학 가서 열심히 놀기만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진지한 수기는 나중에 ... 일필휘지가 오늘은 안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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