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평 39번 차자 표기 문제에 나온 실제 예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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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 1~5에 나온 한자는 다 하기 많아서 넘어가고요, 예시로 나온 물 수(水)랑 불 화(火)만 해 보겠습니다.
훈차나 음차들 훈독 훈가, 음독, 음가 이렇게 나누기도 하는데 몰라도 되고요 전 TMI 좋아해서 그냥 썼습니다. 삼국시대 초중기에는 지명이나 인명 등 고유명사 표기에 주로 쓰였지만 나중엔 향가처럼 문학에도 쓰이게 됩니다.
1. 훈독(훈으로 읽으면서 본뜻을 유지함.)
落句吾里心音水淸等
아야 우리 ᄆᆞᅀᆞᆷ 믈 ᄆᆞᆯ가ᄃᆞᆫ
아아, 우리 마음의 물 맑거든
청불주세가 中
水가 훈인 '믈'로 읽혔고 본뜻도 유지했습니다.
2. 훈가(훈으로 읽으면서 본뜻을 무시함)
丙午年四月 加火魚助史
병오년(766년) 4월, 가화어
경주 월지 목간 188호中
여기서 '加火魚'는 '가오리'를 나타냅니다. '가오리'의 '가'는 당연히 '加'일 건데 '오'가 '火'로 표기되었을까요? 이는 '가오리'의 ㅇ이 본래 ㅸ이었고 더 거슬러 가면은 ㅂ이었기 때문입니다. 즉 '*가보리>*가ᄫᅩ리>가오리'의 변화를 겪은 것이고, 고대 국어 시절에는 ㅂ이었을 테니 火의 뜻을 무시한 채 뜻(훈)인 '블'로 읽어 '가보리'의 ㅂ을 나타낸 것입니다.
大丘縣, 本逹句火縣
대구현은 본래 달구화현이다
삼국사기 中
여기서 '逹句火縣'이란 지명은 '達句伐'과 동일한 곳을 나타내는데 앞의 '達句'가 일치합니다. 여기서 縣은 행정 구역을 나타내는 거니 빼면 火와 伐이 대응해야 합니다. 고대국어에서 伐이나 火은 흔히 '벌(벌판)'을 나타내는 데 쓰였던 한자로, 火의 훈인 '블'이 '벌'과 소리가 유사하거나 혹은 동일했으니 火를 훈으로 읽으면서 본뜻을 무시한 것이죠. 즉 逹句火縣은 '달구벌현'으로 읽혔을 겁니다.
3. 음독(그 한자의 뜻으로 그 한자음으로 읽음)
木(水의 오자)銀城, 本召尸忽
'목(수)은성'은 본래 '소시홀'이다
'소시홀'을 '수은성'으로 개칭한 것인데 '수은'에서 '수'는 말 그대로 '물' 맞습니다. '수은'의 어원이 그렇거든요. '수은'과 '소시'가 대응되는데 '尸'는 고대국어 표기에서 'ri(리)'를 나타내는 데 쓰였으므로 '수은'과 '*소리' 정도가 대응됩니다. 이 '*소리'는 '쇠'의 고대국어 어형으로 ㄹ>j의 변화를 겪어 '*소리>쇠'가 됩니다. 이는 '*나리>내(川)', '*두리>뒤' 등에서 보이는 소위 r>j의 음운 변화입니다.
이는 현대에도 보이는데 '알아차리다'와 '알아채다'의 대응이 그러합니다. 그런데 중세국어의 ㅐ는 aj의 이중모음이었고 현대국어의 ㅐ는 단모음이므로 만약 '알아차리다'가 '알아채다'로 쓰였다면 아무리 늦어도 초기 근대국어 시기에 변해야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4. 음가(그 한자의 뜻과 상관 없이 한자음으로 읽음)
이건 귀찮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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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대랑 외대랑 누가좋나 싸우잖아 그러면 외대 vs 이대는 어디가 위임?
가장 충격인 거는 문법이 39번이라는 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