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윤리 칼럼]생윤 기출 분석: 올해의 수능은 과거 기출문제의 +a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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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백양나무입니다. 이번 글은 '생윤 기출 분석 방법론'을 다뤄보려 합니다.
<2025학년도 9평, 10번 분배 정의론 문항>
2025학년도 9월 모의평가 10번 분배 정의론 문항에서 선지 판단에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각종 수험생 커뮤니티들에서 학생들의 시험 당일 반응을 보니, 특히 ㄹ 선지를 어렵게 느낀 학생들이 많았습니다.
ㄹ. 취득의 원칙과 이전의 원칙을 충족했다면 그 소유는 모두 정의로운가?
그러나, 이 문항은 지금까지의 평가원 기출문제를 꼼꼼하게 풀고 분석했다면, 틀릴 일이 없는 문항이었습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봅시다.
갑은 롤스, 을은 노직입니다.
보기 하나하나를 검토해 보겠습니다.
ㄱ. A: 공정한 절차를 거친다면 그 분배는 모두 정의로운가?
위 선지는 "절차적 정의"에 대해서 묻고 있습니다.
롤스와 노직은 모두 분배 결과의 정당성을 절차의 정당성에서 찾는 절차적 정의를 인정하는 학자들입니다.
두 사상가 모두 '예'라고 답할 것이므로 A의 답변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이는 기존 평가원 기출문제에서도 반복적으로 다뤄진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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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⑤ C: 절차의 공정성은 결과의 공정성을 보장한다고 간주하는가? (롤스가 ”예“라고 대답할 질문)”(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7번 문항)
- “ㄷ. C: 분배 결과의 공정성으로 분배 결과의 정의가 보장되는가? (롤스가 “예”라고 대답할 질문)”(2020학년도 6월 모의평가 15번 문항)
- “② 을(노직)은 취득 및 양도 절차가 공정하면 그 결과도 공정하다고 본다. (O)”(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 5번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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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B: 원초적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는 호혜적인 사회를 지향하게 되는가?
위 선지 역시 기출문제를 통해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롤스의 차등의 원칙은 원초적 입장에서 만장일치로 합의되며, 이는 최소 수혜자의 이익을 극대화하면서도 모든 구성원에게 이익이 되어야 정당화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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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의: 차등의 원칙이 최소 수혜자에게만 이익이 된다고 잘못 이해하는 학생들이 종종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롤스에 따르면, 경제적 불평등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만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경제적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차등의 원칙 역시 모두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원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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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B: 경제적 불평등은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정당한가? (롤스가 “예”라고 대답할 질문)”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번)
- “ㄴ. 을(롤스): 차등 원칙은 모든 성원을 고려한 상호 이익의 원칙이다. (O)” [2023학년도 수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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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 C: 취득 원칙과 이전 원칙을 충족했다면 그 소유는 모두 정의로운가?
많은 학생들이 교정 원칙을 언급하며 혼란스러워 했던 보기입니다.
그렇지만 '교정'은 취득이나 이전에서의 원칙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 즉, 취득이나 이전 과정에서 부정의가 발생했을 경우에 행해지는 것이라는 개념을 놓친 결과입니다.
이미 평가원 기출문제에서 노직이 ‘취득 및 양도 절차의 공정함’을 ‘그 결과의 공정함’의 충분조건으로 본다는 점이 제시되었습니다.
- “② 을(노직)은 취득 및 양도 절차가 공정하면 그 결과도 공정하다고 본다. (O)”(2016학년도 6월 모의평가 5번 문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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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 최소 국가는 시민들의 권리를 차별적으로 보호하는가?
기존의 ‘평가원’ 기출문제에 제시된 직접적인 내용들만으로 커버되지 않는 선지가 있다면, 그것은 ㄷ일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ㄷ 선지에 대한 명확한 정오 판단을 하지 않더라도, '소거법'을 사용하면, 이 문항의 정답을 찾아 내는 건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세 선지가 모두 기출문제에 직접적으로 제시된 내용들만으로 풀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출문제에 대한 학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ㄷ 선지의 경우, 평가원 기출문제에 직접적으로 제시된 내용을 바탕으로 풀기는 어렵지만, 노직이 ‘자유주의자’라는 그의 기본적인 특성만 알고 있었더고 대처할 수 있는 선지였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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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 글을 쓴 이유는 단지 올해 9월 모의평가의 한 문항을 해설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이를 통해, 기출문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도 작년 수능과 올해 6평과 9평을 중심으로 핵심 주제의 선지들을 위와 같은 방식으로 분석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생윤에 투자하실 시간이 충분하시다면, 기출문제는 많이 볼수록 좋습니다. 가능하면 교육과정에서 빠진 내용을 다루는 문항은 제외하더라도, 2014학년도 것부터 쭉 보면 좋겠습니다.
위에서 보여드렸다시피, 2014학년도, 2016학년도 등 비교적 옛날 기출문제들에서도 최근 트렌드의 평가원 시험 문제를 푸는 데 얻어 갈 소스들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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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기출문제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냥 한번 풀어 보는 것만으로는 당연히 충분한 학습이 되지 않습니다. 적어도 평가원 기출문제들에 대해서만큼은 제시문과 선지 각각에 대한 꼼꼼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1. 제시문 분석
제시문에 대해서는, 먼저 이 제시문이 누구의 입장인지뿐 아니라, 무슨 뜻인지, 그리고 어떤 사상가의 개념에 대응하는지까지 떠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가끔, 제시문을 보고 나서 ‘아 롤스인 건 분명한데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다!’ 하는 생각을 하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그런 식으로 공부하면 안 됩니다. 무슨 뜻인지, 그리고 그것이 제시문의 사상가의 어떤 개념에 대응하는지도 떠올리며 공부해야 합니다.
* 단순 사상가 입장 파악을 넘어서기
- X: "아, 이건 롤스의 입장이구나" 정도로 그치기
- O: 제시문의 구체적 의미 파악하기
- O: 사상가의 어떤 핵심 개념과 연결되는지 이해하기
2. 선지 분석
선지에 대해서는 딱 해당 선지의 개념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그 근방의 개념에 대해서까지 학습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롤스: 시민 불복종으로 발생할 불행한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라는 선지가 O임을 학습할 때, 단지 이 선지가 O임을 알고 넘어가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 선지가 O임을 설명해 주는 근방의 다른 개념들을 이때 숙지해야 합니다. 지금 이 경우에는 롤스가 시민 불복종으로 인해 사회 체제의 효율성이 침해되는 것을 원치 않는데, 너무나게 많은 수의 집단이 동시다발적으로 시민 불복종에 참여할 경우, 사회 체제의 효율성이 침해되는 극심한 무질서라는 불행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롤스가 이를 고려하여 시민 불복종에 가담할 수 있는 범위에 한계를 두어야 한다고 본다는 개념까지 학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부해야 나중에 기존에 출제된 적이 없는 선지가 출제되더라도 쉽게 대처할 수 있습니다.
* 기본 접근
- X: 단순히 선지의 정오 여부만 암기하기
- O: 선지 판단의 근거가 되는 주변 개념들까지 학습하기
* 구체적 예시: 롤스의 시민 불복종론
- 기본 선지: "시민 불복종으로 발생할 불행한 결과를 고려해야 한다" (O)
- 연관 개념 1: 사회 체제의 효율성 침해 우려
- 연관 개념 2: 다수의 동시다발적 시민 불복종의 위험성
- 연관 개념 3: 시민 불복종 참여 범위 제한의 필요성
3. 논리적 추론 과정 학습 방법
이런 방식의 학습은 마치 'C → B → A'라는 논리적 추론 과정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C → B → 그러므로 A는 O.
여기서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 C, B는 기존 기출의 선지(제시문)이고, A(결론)는 이번 시험에서 판단해야 할 선지인 경우
- A, B는 기존 기출의 선지이고, C(전제)가 이번 시험에서 판단해야 할 선지인 경우
즉, 여러분들은 개념들 간의 논리적 연결고리를 정방향 또는 역방향으로 추론하면서 선지에 접근해야 합니다.
만약 과거 A가 출제되었을 때 A 하나만 단편적으로 학습하고, 그와 깊은 논리적 연관성을 가진 B, C 개념을 함께 학습하지 않았다면, 이후 시험에서 B나 C가 새로운 선지로 출제되었을 때 정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의 개념을 학습할 때는 반드시 그와 논리적으로 연결된 주변 개념들도 함께 이해하고 정리해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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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수험생 입장에서 어떻게 B나 C까지 학습할 수 있을까요? 하나의 문제에 드러나 있는 것은 A뿐인걸요?
이러한 내용까지 다뤄주는 인강이 아직까지는 없는듯 싶습니다.
단순히 선지에 대한 정오 판정 정도만 해설해 주는 강의들이 대부분입니다.
이러한 내용까지 공부하기 위해서는 각 선지들에 대한 상세한 해설뿐 아니라 풍부한 인용 자료들을 첨부해 놓은 기출 문제집을 활용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그러한 교재는 대표적으로는
(1) 시대인재 학원의 교재(플로우, 클라우드, 브릿지, 서바이벌), 시대인재북스의 교재(이상, 세움, 코드원)
(2) 메가스터디교육의 교재(현자의 돌)
가 있습니다.
1) 양질의 교재에 나와 있는 내용을 충분히 학습하세요.
2) 위에 분석되어 있는 내용과 같이 스스로 관련 개념들을 연결하고 조직화하는 공부를 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기출문제의 선지 하나를 공부할 때 그와 관련된 근방의 개념들까지 풍성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기출문제를 공부해야, 수능이 어떻게 나오든 50점을 쟁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
글을 마치며
첫 번째 학습 칼럼을 써봤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수능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출 문제'가 가장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다음에는 수능을 앞두고 마무리 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다른 과목의 칼럼도 작성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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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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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오르비에 학습 칼럼이나 자료를 올려도 좋아요가 잘 안 눌린다고 하던데...
정성들여서 쓴 첫 학습 칼럼 글이 묻힐까 봐 ㅠㅠ 떨리네요.
앞으로도 수능을 준비하는 여러분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른 과목 학습 팁들도 정리해서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혹시 그 올해 9월 생윤 동양사상 2번문제 1번선지의 불교입장에서 윤회는 인간에게만 적용된다 라는 내용은 기존 기출분석에서 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언급이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이 내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기존 기출에는 출제되지 않은 요소입니다.
그렇지만, 보통 개념강의에서 배우는 내용이고 시중 교재들에도 설명되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해당 내용은 EBS 연계라고 판단되어 집니다.
1. 올해 수능완성 97p를 보시면 다음과 같은 제시문이 나와 있습니다.
"• 대혜여, 일체의 모든 고기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의 인연(因緣)이 있다. 보살은 그 가운데서 마땅히 슬퍼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마땅히 먹어서는 안 된다. 대혜여, 일체중생은 시작이 없는 때부터 생사 중에 윤회(輪廻)해 쉼이 없어서 일찍이 부모, 형제, 남녀, 식구 내지 친구와 친애하는 사람, 모시는 사람, 부리는 사람이 되지 않음이 없었고, 생을 바꾸어 새나 짐승 등의 몸을 받았는데, 어찌하여 그 가운데서 그것을 취해 먹겠는가?"
: 위 서술에서는 생사윤회 과정에서 '생을 바꾸어 새나 짐승 등의 몸을 받았는데"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2. 생활과 윤리 천재 교과서 52p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죽음을 윤회(輪廻)로 설명한다. 즉 한 생명이 죽으면 그 영혼이 몸에서 벗어나 이 세상에 일정 시간을 머무르다가 다음 세상에 태어난다고 본다. 이때 어떤 세상에 태어나는지는 이전 세상에서 어떤 행위를 했는가에 따른 업보[業]에 의해서 결정된다."
: '어떤 세상에서 태어나는지'는 다음과 같은 불교적 개념을 담고 있습니다.
윤회의 세계는 크게 6가지로 나뉩니다:
- 천상계
- 아수라계
- 인간계
- 축생계 (동물의 세계)
- 아귀계
- 지옥계
불교에서는 우리의 현재 행동과 마음가짐이 미래의 생을 결정한다고 가르칩니다.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의 법칙입니다.
https://www.jejubulgyo.com/news/articleView.html?idxno=17988
"육도는 자신이 지은 업의 과보에 따라 받는 세계로 천상, 아수라, 인간, 축생, 아귀, 지옥도를 말하고, 삼계(三界)는 선정수행의 근기수준에 따라 다음 생에 태어나는 욕계, 색계, 무색계를 일컫는다. "
출처 : 제주불교신문(http://www.jeju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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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칼럼 잘 읽었습니다 평가원 기출선지로 공부해온 학생인데 현 시점에 어떤 방법을 선택해서 무얼 해야할까요?
최근 3개년 평가원 선지들을 분석해 보시는 것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혹시 니부어도 공부를 해놔야 할까요?
기출 내용 정도는 가볍게 공부해 놓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갓.현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