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언어학 이야기 (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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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원래 '넓다', '젊다', '읊다'에는 모두 ㄹ이 없던 거 알고 계시나요?
'넓다'의 옛말은 '넙다', '젊다'의 옛말은 '졈다', '읊다'의 옛말은 '잎다'입니다. 음...? 그럼 ㄹ이 어떻게 첨가됐을까요? 한국어에서 중세국어에서 근대국어로 넘어갈 때 자음군이 새로 생기는 음운규칙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그러한 현상이 없었을뿐더러 애초에 그러한 현상이 일어날 음성적 동기도 없습니다. 그러니 음성적인 영향이 아니라 다른 영향으로 단어가 바뀐 겁니다.
이때 '혼효(blending)'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비슷한 유형의 단어들, 그러니까 의미적으로 유관하고 유의 혹은 반의의 계열 관계를 이룰 때 서로의 단어 형태의 영향을 받게 됩니다.
'넙다'와 '너르다'가 혼효되어 '넓다'가,
'졈다'와 '늙다'가 혼효되어 '젊다'가,
'잎다'와 '닑다(>읽다)'가 혼효되어 '읊다'가
된 것이죠. 실제로 이렇게 ㄹ이 들어간 예시는 근대국어에야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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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가 어떻게 되나요
참고 문헌 말씀하시는 거려나요.
중세 국어의 선어말어미 ‘--’의 발달에 대하여, 고광모(2013)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박사학위논문이긴 하지만
"한국어의 혼효, 잉여표현, 전염 현상 연구"도 있습니다. 중세국어 말고도 여러 예시가 제시되어 있으니 시간 나면 한번 읽어보셔도 좋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