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시절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9341139
멀리 있어도 나는 당신을 압니다.
귀먹고 눈먼 당신은 추운 땅 속을 헤매다
누군가의 입가에서 잔잔한 웃음이 되려 하셨지요.
부르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생각지 않아도, 꿈꾸지 않아도 당신은 옵니다.
당신이 올 때면 먼발치 마른 흙더미도 고개를 듭니다.
당신은 지금 내 안에 있습니다.
당신은 나를 알지 못하고
나를 벗고 싶어 몸부림하지만
내게서 당신이 떠나갈 때면
내 목은 갈라지고 실핏줄 터지고
내 눈, 내 귀, 거덜 난 몸뚱이 갈가리 찢어지고
나는 울고 싶고, 토하고 싶고
벌컥벌컥 물사발 들이키고 싶고 길길이 날뛰며
절편보다 희고 고운 당신을 잎잎이, 뱉아낼 테지만
부서지고 무너지며 당신을 보낼 일이 아득합니다.
굳은 살가죽에 불 댕길 일 막막합니다.
불탄 살가죽 뚫고 다시 태어날 일 꿈같습니다.
지금 당신은 내 안에 있지만
나는 당신을 어떻게 보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막만한 손으로 뻣센 내 가슴 쥐어뜯으며 발 구르는 당신
''불탄 살가죽 뚫고 다시 태어날 일 꿈같습니다.''
여기서 다시 태어나는 대상이 누군가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성적 변화ㅇㅈ 4
작수->올해 9평 올해 수능도 망치면 정말 슬플 것 같다
-
4-7. 루머 전파와 사회적 동조 8-11. AI 학습과 딥러닝 12-17. 과실
-
왜 그들은 스스로를 하드모드로 시작하는가?
-
수학 현강 ㅊㅊ 6
현재 고2이고 이번 겨울 방학에 대치에서 수학 현강을 들어보려고 하는데 누굴...
-
뭐하셨나요 카페에서 캐롤듣다가 문득 궁금해짐
-
지켜봐라
-
갑자기 든 생각임
-
ㅇㅈ 5
초딩시절
-
쿠키런 랭킹 상위 "500등"
-
낚여버렸지롱~
-
닭이 배달하는데 이거 걍 자기가 죽으러가는길 아닌지요
-
[4-7] 권리 관계의 변동과 임대차 계약에 따른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
글씨체 어때요? 6
좀 느낌 있게 쓴 거 같은데
-
C hi na ㅋㅋㅋ
-
ㅅㅂ…
-
차단해야겟어
-
진짜 무서운점. 2
저 조합 상대로 지면 평생 조리돌림 당함. 제발 티원 가보자
-
현돌 답지에 그리 나왔는데 뭐임 난 분명 공동체는 선도 가치도 지위도 안가지는 걸로 아는데
"나 = 꽃" 입니다
'나'는 나무 아닌가요? '나'가 꽃이 개화하는 과정을 '당신'을 떠나가는 걸로 묘사하는거 아닌가요?
나 = 꽃, 당신 = 개화로 봤을 때 당신이 와서 흙이 고개를 들고 안에서 피어나려고 몸부림치며 나는 눈,귀,몸뚱아리를 찢어내고 살가죽을 뚫고 다시 태어난다는 점에서 나 = 꽃으로 보는게 자연스러워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