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의대 교과 면접 분석 (2) 기출 풀이 #영남대 창의인재/의대생/MMI 면접 대비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9221349
저번 글에 이어서 이번엔 23년도 기출 풀이를 해보겠습니다.
우선 영남대는 문제 스타일은 MMI스럽지만, 방 하나에서 끝내는 편이라 굳이 MMI라는 워딩은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이전 글에서 면접을 보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성이 좋아 보이게 대답하는 것이 아니라
1) 소수와 다수 모두의 생각에 공감하며, 그 안에서 합리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제시문 자료를 a-z 이해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2) 수많은 정보 가운데, 요점이 되는 부분을 단기간에 파악하고 응용할 수 있는 사람인지
라는 인재상이 중요하다고 했었는데요.
특히 영대는 1)에 대해서 자주 출제되는 거 같아요.
거두절미하고 아래 문제부터 보시고,
시간 되시는 분들은 5분 안에 스스로 답변을 적어보시죠.
------------------------------------------------------
2023 (인성영역)
허리 통증이 2개월 전부터 시작되어 대학병원을 찾은 65세 남성 A 씨의 자녀들은 담당 의사로부터 뜻 밖의 얘기를 들었다. 아버지 (A 씨)가 간암 4기로 척추를 포함한 전신의 뼈에 암 전이가 되어 있는 상태이며, 이미 암의 전이가 광범위하게 퍼져있어, 통증 조절 이외의 치료들 (수술, 항암 및 방사선 치료 등)이 뚜렷한 효과가 있을지 미지수라고 하였다. 자녀들의 아버지가 받게 될 정신적인 충격과 매사에 포기가 빠른 아버지의 성격을 고려할 때, 자녀들은 우선 아버지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말아 달라고 의사에게 부탁하였다. 현재 A 씨는 암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허리 통증은 지금 받는 치료로 좋아질 거야” 라는 생각으로 통원 치료를 받으며 꿋꿋이 버티며 생활하고 있다. 자녀들은 아버지가 받게 될 심리적인 충격에 대한 걱정과 아버지가 연명치료도 포기하실 것 같아 지금처럼 본인의 병에 대해 모른 채로 증상을 조절하면서 지내시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
[1 문항] 지원자는 ‘A 씨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과 자녀들의 의견처럼 ‘A 씨에게 사실
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 는 의견 중 어느 의견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그 이유를 설
명하세요.
[2 문항] 탐침 질문
① ‘자녀들의 의견처럼 A 씨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좋다’ : 그렇다면, A 씨의 자신의 병에 대해 알
권리와 자신의 치료에 관해 결정할 권리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한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이 결정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학생의 의견을 이야기해 보세요.
② ‘A 씨에게 이 모든 사실을 알려야 한다’ : 그렇다면, A 씨가 정신적 충격을 받게 될 것이고, A 씨는 모든
치료를 포기하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모든 사실을 A 씨 본인에게 알려야 한다는 의
견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이에 대한 학생의 의견을 이야기해 보세요.
------------------------------------------------------
생각해 보셨나요?
면접은 정답이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1 문항]에서 여러분들이 어떤 쪽을 고르시든 상관없습니다.
당장에 더 공감이 가고, 더 설명할 수 있는 거리가 많은 쪽을 고르시면 될 겁니다.
이제 예시로 A라는 평범한 면접자가 있다고 가정하고, A의 답변을 적어보겠습니다.
A는 선택의 자유, 의사의 정보 공개 의무라는 키워드가 떠올라서 '모든 사실을 알려야 한다' 쪽을 선택했습니다.
A : 우선 저는 아버님에게 모든 사실을 알리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로는 첫째, 환자의 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자신의 신체적 이익과 치료 효과를 최대한 보장받기 위해 자신의 치료법과 경과에 대해 알고, 이를 주도적으로 선택할 권리가 있습니다. 이는 기본권이고 이것이 침해당했을 때, 개인뿐 아니라 사회적인 파장 또한 크기 때문에 반드시 보장받아야 합니다. 두 번째 이유로, 의사는 정보 공개의 의무가 있습니다. 의사는 앞서 언급한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에 대한 정보를 숨기는 것에 가담한다면, 이는 법적으로도 양심적으로도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생각됩니다. |
논리적으로 나열도 잘하고, 두괄식으로 시작도 잘 열었네요. 좀 원칙적이긴 한데,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면접 시간이 충분하다면, 권리 침해와 의무 위반 시 일어날 문제들을 떠올려서,
예시로 이야기해주면 좀 더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좋습니다!
이후에 2-2에 대한 탐침 질문이 들어왔을 때 A의 답변을 이어서 들어봅시다.
A : 물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치료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지만, 마음을 다잡고 치료를 결심할 가능성 그리고 낮은 확률이지만 꾸준히 항암치료받으시고 완치될 가능성도 0%가 절대 아닙니다. 환자가 심적으로 연약하다고 해서, 치료받고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묵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심적으로 힘들 수는 있으나, 진정한 치료의 시작은 바로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병을 인식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최대 이익을 위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 상황의 의사라면 가족들을 설득하고 이후 아버님에게 병에 대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
이 답변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충분히 논리적이고 마지막에 언변도 좋습니다. '이 정도면 잘한 거 아니야?'라고 생각할만하죠.
그러나 이 답변엔 아주 중요한 것이 빠졌습니다.
글의 상단에 두 가지 인재상을 이야기했었죠. 그중에서
1) 모두의 생각에 공감하는 답변이라기엔 부족합니다.
탐침 질문에서 주장을 바꿔야 했다는 뜻이 아닙니다. 자기주장 그대로 이어가도 아무런 문제 없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반대 의견에 대한 공감이 빠졌습니다.
대학에서 뽑고자 하는 인재상은
딜레마 상황에서 자기주장의 논리만을 공고히 하는 사람이 아니라
충분히 반대쪽도 경청하고 존중하여, 그 안에서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입니다.
이에 기반해서 A의 2번 답변을 보완해 보겠습니다.
A : 물론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서 치료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 의견 공감] 평소에 마음이 단단한 사람조차도 4기암 판정을 받게 되면 많이 무너지고 좌절합니다. 환자 가족분들도 그 정신적인 고통을 알기 때문에, 일말의 치료 가능성을 포기하고 짧은 시간이지만 일상의 평화를 원하시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마음을 다잡고 치료를 결심할 가능성 그리고 낮은 확률이지만 꾸준히 항암치료받으시고 완치될 가능성도 0%가 절대 아닙니다. 환자가 심적으로 연약하다고 해서, 치료받고 완치될 수 있는 가능성을 처음부터 묵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환자가 심적으로 힘들 수는 있으나, 진정한 치료의 시작은 바로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병을 인식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최대 이익을 위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위 상황의 의사라면 가족들을 설득하고 이후 아버님에게 병에 대한 사실을 알릴 것입니다. [반대 의견 반영] 그렇지만 평소 심신이 약하신 아버님을 위해, 말기 암 진단 이후 정신과와 협진을 진행하겠습니다. 주기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살피고 적극적인 면담치료와 약물치료로 환자의 불안을 줄이고 회복에 대한 의지를 키운다면, 환자의 회복 가능성과 더불어 삶의 행복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이렇게 반대 의견에 대해 공감을 하고, 결정과정에서 그 의견을 반영한다면
여러분은 딜레마 상황에서 양쪽의 생각을 모두 공감하고, 그 안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대학의 인재상이 되시는 겁니다.
정신과 협진 내용을 추가해서 전공지식을 뽐내는 건 덤이네요 ㅎㅎ
둘 중 어느 의견으로 시작하는지, 후속 질문에 내 의견을 바꾸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댓글로 물어봐 주시면 각각 케이스 모범답안 달아드릴 수도 있습니다 정말..
반복하지만 인성 영역에서는 여러분이 얼마나 착한 사람인지, 얼마나 논리적인 지를 물어보는 게 아닙니다.
수직적인 관계인 병원 안에서, 여러분이 합리적으로 수평적인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은지 물어보는 겁니다.
내용 요약하겠습니다.
영대 창의인재에서 자주 나오는 핵심 주제는 바로 반대 의견에 대한 공감과 반영입니다.
-------
이외에도 다른 중요한 면접기법 강의와 다년도 기출 풀이, 유사 기출 훈련과 키워드 연상을 위한 읽기 자료를 통해
면접 대비를 위한 온/오프라인 수업을 진행 중입니다.
영남대 창의인재 면접 대비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연락 기다리고 있습니다. 쪽지나 댓글 남겨주세요^^
조금이라도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행복하세요
-
평소에 자존심 센 인간들 기분 맞추면서 사는중임 본론부터 말하면 화내니까 돌려돌려...
-
수2 자작문제 0
혹시라도 해설을 원하는 분이 계시면 다음 게시물에 올려보겠습니다!
-
몇시간씩 가스라이팅 후에 휴학 실명투표 시키는거 이거 자체가 위법 아님? 전공의들...
-
이렇게 있을 때 점 Q를 삼각형 PAB에 대한 P-Humpty Point라고...
-
주인 잃은 레어 2개의 경매가 곧 시작됩니다....
-
집에 가야겟다 5
여기서 뭐 더 할게 없네
-
여지껏 정말 멍청하게 살아왔습니다 수많은 실패, 헛짓거리, 열등감, 후회, 분노...
-
계약학과 목표로 할건데 사1과1이랑 사2중에서 뭐가 좋을까요 작수 생지에서 생명은...
-
기차지나간당 5
부지런행
-
이거 ㄱㄴ?? 2
과외하는데 학교 프로젝트 때문에 수업시간을 미뤄야 될거 같아서...주말이고 그...
-
과중 학교 선배들도 생기부 괜찮다고 하는 선배랑 좀 별로라는 선배들끼리 갈려서,,,...
-
난 기억해볼려햇지만 아프지말아요 그저 웃는 모습 보여줘요
-
전자는 돈벌어도 성형못한다하면 뭐고름?
-
ㅋㅋㅋㅋ 어이없어서 말도 안나오네요,, 바이탈 넘쳐서 학생회 내용 절반을...
-
메디컬 문과로 2
작수 화작 확통 생윤 사문 21212인데 화작을 언매로 바꾸지 말고 만점을 향해...
-
매일 저격글이 1
평화로운 오르비입니다
-
네..
-
잘련다
-
내신 7등급 미인정 지각, 결석 다수 선도 다녀옴
-
오르비 안녕히주무세요 11
해 뜨고 봐요
-
왕따.슬프다 6
울고.잇다
-
예전 투과목 보는 느낌이다 근데 표점은 낮은 근데 딱히 투과목 가산점같은 메리트도...
-
칼바람 백도어 13
손 떨려죽겠다 아직까지 심장이 쿵쿵
-
내일 한분이라도 답장 왔으면 좋겠다
-
흠.. 0
흠..
-
https://youtu.be/cAdiyvjzR0g?si=48p5w_FWw-C3EwQ...
-
이제 머하지 5
드릴드할까
-
현 고3인데 과탐을 물화로 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는 생명은 아무리 해도 답이...
-
건동홍 사범대 다니는중 학교도 그렇고 전공이 너무 안맞아수 +1 하려구요…재수...
-
미치겟네
-
모두가 잠에 든 이 시간에 남들보다 빠르게 하루를 시작하지 물론 의도한건 아님
-
근데 아빠가 거실에서자ㅠ
-
개념은 그냥 수학의정석 쓱 훑어보고 끝내고 기출해야되는데 보통 한번에 몇권씩...
-
시간아 멈춰 5
라!
-
한명치만 해도 존나 많은데 이런거 몇십명치를 다 읽을까 다 읽는다쳐도 피곤해서 대충 읽을 거 같은데
-
오르비언들은 다 갓생살고 그지같은 얘기만 하는 친구들만 이 시간에 모여잇네
-
댓글을 달앗단 사실을 내가 왜 알아야하는거냐 열받아 죽겟어
-
존나맛있네
-
오르비만 보고 잇는 나
-
계정 여러개 파기 힘든데 대부분 닉넴이랑 프사 달고 활동하니까 신분 하나가 따로 생긴 격임
-
(스압)예비 고2 생기부 어떤가요..? 평가부탁드립니다 1
ㅈ반고입니다..ㅠ 열심히 한다고 하긴 한것 같은데 생기부가 어떤지는 모르겠네요...
-
진짜 체스뉴비 8
가짜 체스뉴비한테 개 맞앗다
-
혹시 수학 5등급 학생 과외해보신 분 or 현재 5등급이신 분 계실까요? 8
5등급 학생을 가르치면서 느꼈던 학생들이 수학 공부를 할 때 어려워 하는 포인트...
-
앞에서 못하는 찐따여서 그러는거같음? 그거 아님 그냥 오르비 닉 안까도 되고...
-
친구 연락받으니 마음이 허하다
-
근데 울면 1
왜 눈이 빨개짐..?? 멍청해서ㅈㅅ
-
이래서 반수하나
-
독학 예정입니다. 아직 기출을 하나도 안본 상황입니다. 해설이 자세하면 좋겠습니다....
쪽지확인가능하신가요??
쪽지드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