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그리고 흡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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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에게 보건복지부장관을 맡기진 않겠지만..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서 적어 본다.
한국의 흡연율은 꽤나 낮아진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초/중고등학교 시절 접했던 금연 교육 때문인지는 조금 심드렁하게 본다. 그 당시 금연 교육의 주조를 이루는 내용은 흡연이 이런저런 신체적인 해악을 끼친다는 것이었고, 특히 버거씨병, 발기부전(?) 등 자극적인 사례를 활용해서 그것을 강조하려고 애썼다.
청소년기 금연 교육은 물론 중요하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흡연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에, 싹을 잘라버린다는 측면에서 유효한 예방 전략이다. 그러나 방식이 세련되지 못했다. 청소년기는 사회심리학적으로 동료 압박이 심한 시기이다. 올바른 전략은 흡연이 결코 멋지지 않다는 것을 교육시키는 게 아니었을까? (성인 대상의 금연 전략은 다를 수 있다. 가령 흡연에 의해서 악화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게는 흡연의 건강상 해악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금연 공익 광고들도 더 이상 흡연이 질병임을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그것이 결코 멋지지 않음을 강조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인다. 미디어도 흡연을 더 이상 매혹적으로 비추자 않는다.
그런데 강력한 금연 정책에 대비해서, 알코올에 대한 대응은 비교적 관대했다. 물론 담배와 술이 같은 정도의 해악(?)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다. 담배는 한 개비도 피우지 않는 것이 좋지만, 적은 양의 알코올 섭취는 건강상 해가 되지 않으며 이점도 있다는 주장들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social drinker로써 술을 안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잠을 자기 어려울 때, 우울할 때 술을 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데 이와 같은 묘사는 클리셰처럼 미디어에 등장한다. 술을 먹으면서 대화하는 컨셉의 방송도 찾기 쉽고, 매력적인 연예인들이 순하다면서 각종 소주 브랜드를 광고한다. 올바른 음주 문화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은 찾아보기 어렵고 (한 번쯤 필름을 끊겨 보는 것을 오히려 권하지 않는가?) 비극적인 사건이 있기 전까지 한강 둔치에서 늦은 시각에 음주하는 것은 낭만으로 여겨졌다.
정말 진심으로 음주 문화를 개선하고 싶다면 이와 같은 모습들은 더욱 합리적인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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