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들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69134464
떠나겠단 뜻은 아닙니다.
그저 글로 남기는 마지막 투정이란 뜻입니다.
정보라 하는 것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인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행여 국가가 특수한 상황에서 복잡한 정책을 운영하고자 한다면 더욱 이런 객관성의 함정에서 잘 벗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의사 공급을 잘 조절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비에 대한 사회적 지출 때문이 큽니다. 이번 사태 이전에도 건보 재정 악화에 대한 기사는 여럿 있었습니다. 이는 결코 몇몇 의료인의 과잉진료 때문도, 건보의 운영 방침의 오류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나라가 의료에 투자하는 금액이 그만큼 적어서 입니다.
한국의 건보율은 7% 대입니다. 올해 역시 건보율 동결을 지시한 점에 따라 당분간도 이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한국의 전체 국가 예산 대비 의료비 지출 비율은 10%를 약간 상회합니다. 대략 60조원이 조금 넘습니다.
우리와 가장 유사한 체제를 운영하는 곳은 일본입니다. 일본의 건보율은 11% 대입니다. 전체 국가 예산 대비 의료비 지출은 27%입니다. 일본은 2009년 이후 2017년까지 순차적으로 의과대학 정원을 늘려왔습니다. 08년에 7천명이 조금 넘던 수준에서 17년 마지막엔 9400명 대까지 끌고 왔습니다. 이로 인해 의료인 유인 수요 (PID, physician induced demand)가 확장되며 전체 의료비 지출이 크게 늘었습니다. 더불어 일본은 우리보다 초고령화가 더욱 심한 국가이기도 합니다. 이런 복합적 이유로 인해 경상의료비 지출이 몇년 사이에 폭증한 일본은 현재 국가 전체 예산의 무려 27%나 되는 200조 넘는 돈을 사회적 비용으로 과도하게 소모하고 있습니다.
이는 중요한 선례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얼마든지 일본과 같은 부담에 허덕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일본 역시 이러한 이유로 현재는 의과대학 정원을 다시 감원하는 쪽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위원회의 과반 이상을 의사로 채운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조성하여 전적으로 이 위원회의 의견을 정부기관에서 충실히 따르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현행 체계에 같은 질 높고 빠른 의료서비스를 더는 국가가 감당할 수 없게 됩니다. 당연히 앞으로의 사회보장제도는 이제 기대할 수 없을 겁니다. 그 자리에 타 국가의 의료제도 중 악한 영역만 똘똘 뭉친, '진짜 시장논리에 부합한' 부작용들, 피해들만 잔뜩 들어찰 겁니다.
하지만, 이미 늦은 모양입니다. 지나친 언론의 악마화 스키마 탓에 더는 해결의 여지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그래서 전 포기를 선택했습니다. 자조를 섞어 실패를 조문했습니다. 그냥 내 갈길이나 가야겠다 결심했습니다.
각자도생입니다. 입학을 선택한 것도, 이 길을 떠나지 않은 것도 저이니까요. 더불어 올해 입시에서 의대를 선택한 것도 수험생들의 선택입니다.
현실치료심리학이란 상담심리학의 분야가 있습니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기에, 앞으로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내담자를 교육하는 상담기법입니다. 저는 상담가 역할을 한동안 거져 자처 했다만, 이젠 못 하겠습니다. 상담이 흐지부지해지면 이른 때에 종료하기도 합니다. 저 역시 억지로 끌고 온 이 지지부진한 상담을 여기서 마감지어볼까 합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해결되길 바란단 의지만큼은 여기 계속 남겨봅니다.
모두들 안녕, 안녕, 안녕.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초딩입맛임 표지도 예뻐야함
-
어라라
-
https://akorn.bab2min.pe.kr/input/...
-
혼틈 ㅇㅈ 2
하지만 돌아온건 여드름 폭탄 혐짤이죠? ㅋㅌㅋ
-
난 미필이어서 0
자진입대하면 폐급이겠지만 가능만하다면 자진입대 할거임 애국이라기보다 북한을 워낙...
-
챗지피티랑 나무위키면 무서울 게 없다
-
주체성은 한편으로 진실됨을 의미하기도 한다. 어두운 쪽으로 치우치기도 했다가,...
-
솽화뎜雙花店에 솽화雙花 사라 가고신 휘휘回回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미...
-
예전에 되게 재밌게 보다 말았는데 완결났네 수능끝나고 정주행해야지
-
조회수 왜이렇게 빨리올라가나요
-
딱 1강만 더 듣고 수면
-
키 1
30cm 상납하면 뭐랑 교환 ㄱㄴ?
-
나는 이게 편하니까 갠찬나…
-
예:) 수능날 가방 싸는 생각을 함 -> 우연히 휴대폰이 가방안에 들어있는 상상을...
-
우리말의 주격조사 '가'는 일본어 차용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
qwerty님 13
너무 귀여워요 타자 치실 수 있나요
-
수능 평백 83 10모는 살자방지 모고가 아닐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수능이...
-
저번에는 6시 얼버기 실패했으나 오늘은 기필코
-
2 싸움, 간통, 살인, 도둑, 구걸, 징역,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 활극의...
-
미적기준 1컷 몇으로 잡으면 괜찮을까요?
-
수열 0
15번 문제에서 매번 시간 오래써서 맞추거나 틀리는데뇨ㅜㅜ 수열을 확실히 잡고...
-
뭐어케해야되는거임…,
-
편하게 보세요 그렇다고 아침에 엄마가 안깨워줘서 8시에일어나서엄마한테화내고...
-
커뮤질과 내 경험에만 의거하여 작성한 글이니 잘못 알고 있다든지의 것들은 댓글로...
-
안녕하십니까, 국어 연구소 Team. KUKLL 입니다. 10평이 코앞으로...
-
그렇게 옯창이 되는건가 ㄷㄷ
-
디플러스 고맙다 1
내 남은 수험생활을 위해 녹아웃을 자진해서 안 가다니.. 씨발놈들아
-
7년 전 3만원을 현재 물가로 치면 몇 만원 하려나? 대충 예상도 ㄱㅊ하니 댓 좀 부탁해요~
-
ㅋㅋㅋ
-
사탐 과탐 하나씩하는데 사탐은 50나올 자신있는데 과탐얘가...
-
ㄷㄷ 까먹고있었다
-
주무셔요 1
특수어휘 안 나오려나
-
ㄹㅇ로
-
현역때도 재수때도 삼수때도 수능다가오니 몸이아픔 ㅠㅠ
-
불쾌해서 안하고 싶음
-
프변완 6
이게 더 맘에 듦
-
커뮤는 역시 똥글이야 10
재미따 중간고사 끝나면 다시 훌리짓할게요 제가 억빠했으면 하는 학교 알려주세요 검토하고 해드릴게요
-
풀 만한가요?
-
드립 거르고 수능 보심?
-
도발 이슈가 있으니 올해 국어연계 문학은 황순원의 곡예사입니다
-
평가원 1~2등급 나오는데 막 한달동안 뭘할까여 실모나 정말 유익했던 강의 추천좀 해주고 가셔
-
ㅅㅂ ㅈ됨을감지
-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
전 내년 복학 앞둔 잉여 틀닥 휴학생인데 수능 30일 앞두고 밤 12시 반에 올해...
-
전 수능 끝나고 한번에 처리하려고 모아놓긴 했어요
-
실모는 1
일주일에 몇 번 푸는 게 나음?? 전과목 다.. 지금 뭘 어떻게 공부해야할지...
-
기습인증 14
무신사에서 옷입어볼때 찍은거 가로로 너무 큰것같아서 결국안삼
-
일베하지 말고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